세상 공부

DNA 경호

colorprom 2022. 2. 14. 08:27

[만물상] DNA 경호

 

입력 2022.02.14 03:18
 
 

2019년 미·북 정상회담을 위해 열차를 타고 베트남으로 향하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에서 잠시 내려 담배를 피워 물었다.

여동생 김여정이 재떨이를 들고 다가가 꽁초를 챙기는 모습이 화제가 됐다.

담배꽁초에 묻은 침을 통해 김정은의 DNA 정보가 서방에 넘어가는 것을 우려했다고 한다.

싱가포르에서 트럼프와 회담하는 내내 김정은은 전용 변기를 썼고 철저히 수거해 돌아갔다.

김정은이 문재인 대통령과 합의문에 서명할 때 쓴 펜을 김여정이 일일이 챙기는 것 역시

마찬가지 이유로 알려져 있다.

국가 지도자의 건강이나 DNA 정보는 각국 정보기관이 탐내는 아이템이다.

 

2011년 5월 아일랜드를 방문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펍에 들러 맥주를 들이켜고 나가자

경호원들이 나타나 맥주잔을 수거했다.

브레즈네프 옛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덴마크 코펜하겐을 방문했을 땐

프랑스 첩보기관이 그가 묵은 호텔 아랫방을 빌려 관을 해체하고 소변을 채취했다.

 

국가원수가 만진 종잇조각 하나도 수거 대상이다.

우리도 대통령 건강 정보를 대통령령의 보안 업무 규정에 의해 2급 비밀로 보호한다.

 

인간 DNA에는 약 30억개의 유전정보가 담겨 있다.

피부색은 물론이고 수백년 전 조상의 가계(家系)까지 추적할 수 있다.

분뇨나 침 한 방울이면 어떤 질병을 앓고, 무슨 약을 먹는지도 파악 가능하다.

전체 암의 5% 내외에선 발병 확률까지 예측할 수 있다.

희소 질환을 앓고 있다는 사실도 들통날 수도 있다.

 

미테랑 전 프랑스 대통령은 재임 중 전립선암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수술 직전까지 숨겼지만, 생체 정보가 유출됐다면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우크라이나 사태 중재를 위해 최근 러시아를 방문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4m 간격을 두고 떨어져 회담을 한 사진이 화제가 됐다.

두 사람은 악수도 하지 않고 긴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았다.

마크롱이 러시아 측의 PCR 검사 요구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PCR 검사 때 면봉에 채취된 상피세포를 통해 DNA 정보가 러시아 측에 넘어가는 것을

우려했을 것이다.

 

▶특정인의 DNA에만 치명적으로 작용하는 바이오 공격 무기를 개발하는 것은 가능할까.

전문가들은 현재로선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인류는 DNA의 99.9%를 공유하는데 특정 유전자만 공격하는 기술은 아직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오미크론처럼 소수에게만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있는 걸 보면

상상 속 얘기만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