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영옥의 말과 글] [239] 뻔뻔함에 대하여
편파 판정 시비가 잦은 베이징 올림픽을 보다가
로마 황제 ‘네로’의 에피소드 하나가 떠올랐다.
네로 역시 고대 올림픽 전차 경주에 출전한 적이 있다.
이 경기에서 그는 꼴찌를 했다. 그런데 갑자기 그가 경기의 룰을 바꿔 버렸다.
꼴등이 일등으로 탈바꿈하는 순간이었다.
지인이 들려준 마트 에피소드도 있다.
길게 늘어선 고기 시식코너 앞에 선 여자가
종이컵 안의 고기를 뒤에 있는 그에게 양보하듯 건네고,
자신은 그가 받을 차례인 종이컵을 들고 유유히 사라졌다.
당혹스럽게도 지인이 건네받은 종이컵 안에 든 것은 비계만 한 가득인 고기였다.
가끔 황당할 정도로 뻔뻔한 사람을 만난다.
이런 사람들은 예고 없이 출몰해 우리의 정신 건강을 갉아먹는다.
의사인 친구가 건강을 위해 지켜야 할 제1 원칙을 말한 적이 있다.
“좋은 거 찾아서 먹을 생각하지 마. 해로운 걸 멀리해!”
건강을 위해 비타민을 챙기는 것보다 중요한 건 금연이나 금주라는 것이다.
인간은 기쁨보다 슬픔에 더 민감하다.
1000개의 선플이 있어도 기어이 단 하나의 악플에 상처받는 게 우리 인간이다.
살면서 반드시 이겨내야 하는 일도 있지만, 피하기만 해도 성공인 일도 많다.
복잡한 이 세상에서 더 각광받기 시작한 스토아 철학자들의 공통된 충고는 명료하다.
‘쾌락’보다 ‘고통 없는 삶’을 추구하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문제 있는 사람의 행동을 흉내 낸다.
단 한 명이 불법 유턴이나 횡단을 하면 나머지 차들도 따라 한다.
뻔뻔한 행동은 전염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기업 경영에도 이 원리는 적용되는데,
여러모로 동료들의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는 팀은
그렇지 않은 팀에 비해 성과가 무려 30~40% 뒤처진다는 데이터도 있다.
유능한 인재 선발만큼 중요한 게 이런 사람을 파악해 내보내는 것이다.
네거티브와 음모론이 가득한 선거철에는
뉴스를 가급적 멀리하는 것으로 정신 건강을 챙겼는데,
좋아하는 올림픽 채널까지 문제가 될 줄 누가 알았나.
아는 게 힘인 줄 알았는데, 모르는 게 약일 때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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