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문재인 대통령은 패배 뒤에 숨지 말고 ‘석고대죄’해야”
입력 2021.04.08 00:15 | 수정 2021.04.08 00:15
민주당 김영환 전 의원
김영환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은
7일 서울·부산 재보궐 선거에서 야권의 압승이 예상되는 것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는 박영선, 김영춘의 패배 뒤에 숨어 있서는 안된다”며
“국민들 앞에 석고대죄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선거결과는 상식의 반란”이라며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을 정치적으로 탄핵한 것”이라고 했다.
또 “상식의 반란군들이 위선의 방벽을 뚫고 후안무치의 성을 허물어 버렸다”고 평가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지난 4년 동안 국민을 분열시키고 민주주의를 후퇴시켰으며
법치를 허물었고 상식과 합리를 버리고 독선과 독주의 정치를 한 것에 대해 용서를 빌어야 한다”
고 했다.
이어 부동산, 임대차3법, 세금폭탄, 백신, 청년일자리, 재정적자, 최저임금 52시간제, 비정규직문제
등을 언급하며 “진보의 위선, 운동권들의 가면무도회도 끝낼 때가 되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2021년 4월 7일 상식의 반란군이 한강을 건너 2022년 3월9일 승리의 고지를 향해가고 있다”
고 전망했다.
♠운동권 선배 김영환의 충고 “송영길 대표, 文 원팀 빠져나와라”
입력 2021.05.04 11:11 | 수정 2021.05.04 11:11
더불어민주당 출신 김영환 전 의원이 송영길 민주당 대표를 향해
“(청와대와) 원팀이 되는 것은 국민을 등지고 민심에서 멀어지는 것”이라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그를 따르는 정치인이 아니라 국민과 역사의 편에서 원팀이 되어 달라”고 했다.
김영환 전 의원. /조선DB
김 전 의원은 4일 페이스북에 “자네가 거대 여당의 대표가 되다니 경천동지할 일”이라며
“나와 아내는 자네와 참으로 각별한 인연도 있고 옛 생각도 나고 솔직히 걱정도 되고 해서
이 글을 쓴다”고 했다.
김 전 의원과 송 대표는 연세대 운동권 선후배 사이다.
연대 치대 73학번인 김 전 의원은 1977년 유신헌법 철폐 촉구 민주화 운동으로 구속됐다가
출소 이후 다시 광주 민주화 운동으로 본인과 배우자가 함께 구속된 이력이 있다.
송 대표는 연대 경영학과 81학번으로 1984년 첫 직선제 총학생회장에 당선돼
학생운동을 주도하며 투옥되기도 했다.
김 전 의원은 이 글에서 “(40년 전) 내가 자네를 실습생으로 사랑니를 뽑아 주었지?”라며
과거를 추억했다. 또
“부천 송내동 신혼방에 자네가 왔던 기억이 나네. 우리가 인천부천 노동자 시절이었지”
라고도 했다.
그러나 김 전 의원은 “단 한 가지 자네가 유념할 것이 있다”면서
“어제 문재인 대통령께서 자네에게 ‘청와대와 송 대표가 원팀이 되어야 한다'고 한 말씀은
자네를 영원히 죽이는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의원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추미애 전 법무장관, 조국 전 법무장관, 이성윤 서울지검장 등을 언급하며
“이들을 보게나. 다 원팀하다 원킬하지 않았나”라고 했다.
이어
“오늘의 패도의 정치에 모든 책임은 586 운동권의 부나방 같은 정치에 있었다”며
“지난 20년 한국정치에 새로운 개혁의 자리에 있었으나
개혁은커녕 권력과 당권에 빌붙어 잘못된 정치를 용인하고 침묵하고,
패권의 정치, 진영논리, 계파정치를 만든 주역이 바로 나를 포함한 운동권이 아닌가?”라고 했다.
김 전 의원은 “문재인과 그를 따르는 문빠 정치인과 원팀에서 빠져 나와
국민과 역사의 편에서 원팀이 되어 달라”며
“역사는 지나고 보니 달걀로 바위를 치는 사람들의 승리의 기록이었다”고 했다.
김 전 의원은 ‘문자폭탄’과 관련,
“문재인 정권은 문파가 지도하고 문자폭탄으로 민주주의를 초토화시킨 문폭 정권이 될 것”이라며
“국민이 낸 세금으로 혹세무민하는 이상한 분들이 수염을 나부끼며 벌이는 이 광란의 시대에
민주화 운동을 했다는 자들이 문자폭탄을 용인 두둔하는 일은 실로 우스꽝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신임 당대표와 윤호중 원내대표, 최고위원들이 3일 오전
서울 동작구 현충원을 방문해 고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김 전 의원은 송 대표가 취임 첫날인 3일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과 6·25 참전용사 묘역을 참배한 것에 대해선
“참 고맙고 마음 든든했다”며
“너무나 상식적인 자네의 판단과 행동이 이렇게 고맙게 들리는 이 나라가 얼마나 잘못된 것인가?”
라고 했다. 이어
“자네가 한미FTA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원자력에 대해 소신있는 발언을 한 것을
기억한다”며 “자네의 소신과 판단을 존중하고 응원한다”고도 했다.
김 전 의원은 글 말미에
“옛정을 생각해서 제발 모욕죄로 나를 기소하지 않도록 선처 부탁하네”라고 했다.
최근 문 대통령과 여권 인사를 비난하는 내용의 전단을 뿌린 보수 성향 시민단체 대표가
모욕죄로 검찰에 넘겨진 것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 전 의원은 최근 범여권 의원 73명이 민주화 유공자 가족 등에게
교육·취업·의료·주택 지원을 하는 내용의 ‘민주유공자예우법’을 발의한 것을 강하게 비판하며
지난달 자신의 광주민주화운동증서·명패를 반납했었다.
민주당은 ‘운동권 특혜' 논란이 일자 민주유공자법을 철회했다.
♠김영환 “文대통령, 지금도 가덕도에 가슴 뛰실까? 난 무너져 내려”
“19년 끈 문제 선거 막바지 졸속처리
우리 수준 이것 밖에 안되나”
입력 2021.05.05 09:24 | 수정 2021.05.05 09:24
민주당 김영환 의원
더불어민주당 출신 김영환 전 의원은 5일
정부·여당이 선거 전에 이슈로 띄운 가덕도 신공항을 거론하며
“지금도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가덕도를 생각하면 가슴이 뛰실까?”
“나는 지금 가덕도를 생각하면 가슴이 무너져 내린다”며 정부의 졸속 대응을 비판했다.
“솔직히 이게 나라냐?”고도 했다.
앞서 정부·여당은 4·7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타당성이 없는 것으로 결론났던 가덕도 신공항을 다시 꺼내 선거 이슈로 띄우고
대통령까지 출동했다.
국토부·기재부 등 관련 부처의 반대에도 ‘예비 타당성’ 조사 등을 면제해주기도 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부산 보궐 선거D-41이던 지난 2월 25일,
문재인 대통령은 어업지도선을 타고 가덕도 서편 바다에 섰다.
그리고는 ‘가덕도 앞바다에 오니 가슴이 뛴다’라고 말씀하셨다”며
“그 자리에서 대통령은 주무부서인 국토부 장관에게 ‘역할의지’를 강조하셨다”고 지적했다.
김 전 의원은 “나는 가덕도에 가본 적이 없다.
그래서 나는 가덕도에 가면 가슴이 뛰지 않는다.
그러나 지금 가덕도를 생각하면 가슴이 무너져 내린다”고 했다.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가 26일 오후 부산 강서구 가덕도 앞바다에서 생태 조사를 실시한 뒤
가덕신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해상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이날 캠페인에는 서울, 속초, 안동, 포항, 울산, 마산창원, 부산 등
전국의 환경운동연합 활동가 20여 명이 참가했다. 2021.03.26. /사진=환경운동연합 제공
그 이유에 대해 김 전 의원은 가덕도 신공항 문제는
“가덕도를 가면 가슴이 뛰는, 선거를 앞둔 정치인들이 판단하고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이 문제는 절대로 이대로 결정되고 집행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은 국토부가 낸 보고서에서 지적된
접근성, 안정성, 환경성, 시공성, 운영성, 경제성, 사회적비용과 소요예산,
△부산신항 출입선박의 고도제한 문제
△연대봉 459미터, 국수봉 265미터를 깍는 문제와 비용 문제 등을 거론하며
“해결해야 할 난제가 수두룩인데 그냥 넘어 가도 되나?”고 반문했다.
이어
“지난 19년 동안이나 끌어 온 이 문제가 왜 보궐선거 막바지에 졸속으로 처리 되는지,
국토부가 말한 ‘가덕도처럼 위험한 공항은 세계에 없다’는데
세월호에서 그토록 안전을 강조하고 세월호 사망자들에게 고맙다던 대통령께서
왜 이 문제는 예외로 대하시지?” “우리 수준이 이것 밖에 안되나?”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내가 절망하는 것은 왜 이런 엄청난 결정을 하는데
‘사전타당성’은 축소하고 예비타당성은 면제되어야 하는지,
그동안 수많은 토론과 논의를 거쳐 결정된 김해신공항 확장은 어떻게 되는거냐”며
“이 특별법을 만든 국회를 소환·탄핵하고,
이 모든 절차와 이에 관여한 모든 사람과 기관을 감사해야 한다”고 했다.
신공항 건설이 추진되는 부산 강서구 가덕도와 부산항신항. 사진은 지난 4일 촬영한 모습이다.
2021.2.25 /연합뉴스
♠“온 국민 같이한 민주화… 조금 더 앞장섰다고 마르고 닳도록 혜택 누리나”
[김은중이 만난 사람]
민주화유공자증 최초 반납 김영환 전 의원·전은주 부부
입력 2021.05.10 03:00 | 수정 2021.05.10 03:00
김영환(왼쪽) 전 의원과 아내 전은주씨가 6일
부부가 운영하는 서울 성북구 치과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부부는 “전 국민이 힘을 합쳐 이룩한 민주화인데 조금 앞장섰다고 해서
오랜 기간 마르고 닳도록 혜택이나 명예를 누리는 게 맞나 하는 의문이 들었다”고 했다.
/남강호 기자
김영환(66) 전 의원과 전은주(63) 부부의 20대 시절은 민주화 운동이 삶의 전부였다.
연세대·숙명여대 재학 시절 시위 현장을 누비다 각각 구금됐고 징역을 살았다.
그런 부부가 지난달 민주화유공자증을 국가에 반납했다.
처음 있는 일이라 국가보훈처가 유공자 지위 반납을 위한 서류 양식을 새로 만들어야 했다.
부부는 더불어민주당 운동권 출신 의원들이
민주화 유공자 대상과 혜택을 확대하는 법안을 낸 것을 보고 이 같은 결심을 했다.
“전 국민이 동참해 이룬 민주화에 조금 더 앞장섰다고
오랜 기간 마르고 닳도록 혜택을 누리는 게 맞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는 것이다.
지난 6일 만난 부부는
“민주화 운동을 국민의 짐이자 조롱거리로 만든 운동권 정부에 화가 난다”며
“후회는 없다”고 했다.
◇ 유공자 권리 포기해 홀가분
-유공자증을 반납할 필요까지 있었나.
김영환(이하 김): “특혜 입법을 시도함으로써 남아 있는 한 줌의 체면마저 거덜 냈다. 우리가 지난날 민주화 운동을 한 것은 특권을 내려놓고 나라를 위해 헌신하자는 생각이었지 가산점을 받으려고 한 일이 아니었다. 나는 국회의원도 했고 장관도 했다. 피해라면 대학을 10년 늦게 졸업한 정도인데 이걸 피해라고 할 수 있는가? 전 국민이 동참해 이룩한 민주화다. 조금 더 앞장섰다고 해서 감투 쓰고, 오랜 기간 마르고 닳도록 혜택이나 명예를 누리는 게 맞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자식들도 동의했다.”
전은주(이하 전): “젊은 시절 가슴이 뛰는 대로 이상을 추구한 거지 희생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김대중 정부 때 분위기에 휩쓸려 유공자 신청은 했지만 평생 많은 부담을 느껴왔다. 남편이 65세가 넘으니 월 5만원씩 주겠다고 연락이 오더라. 우리가 왜 이런 돈까지 받아야 하는가. 더 어려운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것 아닌가.”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김 전 의원 부부를 포함해 2020년 기준 5·18 민주유공자 숫자는 4406명이다. 유공자 본인과 배우자, 자녀는 중·고·대학교 수업료 같은 학비 지원을 받고, 취업 시험에서 가산점(모든 과목 만점의 5~10%)이 부여된다. 수혜자 중에는 정치인도 상당수 포함돼 있지만, 정부는 개인정보 보호 등을 이유로 유공자 명단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설훈 의원 등은 지난 3월 ’1964년 이후 유신 반대 투쟁과 6·10 민주항쟁 공헌자'로 대상을 확대하고, 주택 분양 같은 지원을 늘리는 법안을 발의했다. 운동권 내부에서도 반발이 일자 엿새 만에 이를 거둬들였다.
-막상 반납하면 서운한 감정도 들었을 것 같은데.
김: “국가보훈처에서 처음에는 ‘보훈 가족으로 남아 달라’며 설득했다. 계속 거절하니 권리 포기 각서를 만들어왔다. 자기들도 이런 일은 처음인데 차제에 나름의 절차를 만들었다고 한다. 이런 돈이 있다면 천안함 폭침 같이 억울한 사건으로 목숨 잃은 사람들을 더 많이 도와주는 게 맞는다. 뜻 있는 다른 사람들도 동참하리라고 생각한다.”
전: “보훈처 직원이 자택까지 찾아와 서명을 받아갔다. 후회는 없고 홀가분했다.”
-법안 발의를 주도한 설훈·우원식 의원 모두 다 운동권 출신들이다.
김: “운동권 사람들이 나와 ‘거리 두기’를 시작했다. ‘배신자’나 ‘탈영병’ 같은 딱지를 붙이는 이들도 있다. 지금 여권에서 민주화 운동만 놓고 따진다면 연세대 출신이 가장 큰 계보를 이루고 있을 거다. 우상호·윤후덕 민주당 의원이나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는 서로 경조사도 챙기고 막걸리도 한잔 기울일 수 있는 인간적인 사이다. 하지만 정치적으로는 다른 길을 걸어온 지 오래됐다.”
전: “뒤에서 욕하고 있을 것이다(웃음).”
-송영길 신임 민주당 대표도 연대 출신 운동권이다.
김: “1980년대 초중반 전기 기술자로 노동자 생활을 할 때 처음 만났다. 내가 치대 실습생일 때 사랑니까지 뽑아줬을 정도로 가깝고 부부들끼리도 각별했다. 평소 부지런히 독서하고 공부하는 친구다. 한미 FTA에 찬성했을 정도로 용기 있는 사고를 갖고 있다. 다른 운동권 후배들과는 결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세월호만큼이나 제복을 챙기자’는 첫 메시지를 보고 고맙다고 생각했다.”
◇ 운동권 정부, 기대 컸지만 실망
부부는 현장에서 노동운동을 하던 1985년 만나 결혼했다. 처가에선 “똥끼리 만났다”며 못마땅해했고, 전씨도 “처음 봤을 때 결혼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고 했다.
-운동권 후배들이 주축인 문재인 정부를 응원하는 마음은 없었나.
전: “동고동락한 후배들이 다 한자리씩 잡았으니 잘되길 바랐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저렇게밖에 못하나’ 실망했다.”
김: “운동권이 이끄는 정부가 성공해야 우리에게도 영광이다. 그래야 어디 가서 자랑스럽게 ‘내가 민주화 운동 했다’고 얘기할 수 있으니까. 그런데 80%가 넘는 압도적 지지로 시작한 정권이 지금 어떻게 됐나. 문 대통령 주변에 국무총리(후보자), 여당 원내대표, 통일부 장관 등 운동권이 수두룩하게 포진해 있는데 도대체 무슨 일을 했나. 유공자증을 던지니 온 국민이 환호한다. 민주화 운동이 완전히 맛이 가고 존경을 못 받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김영환 전 의원이 지난달 26일 자신이 운영하는 서울 성북구 치과에서 민주화 유공자로서의 지위와 권리를 포기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각서에 서명하고 있다. /김영환 전 의원 제공
-무엇이 문제였을까.
전: “내 생각만 100% 옳다는 확신이 제일 큰 문제다. 자기네들끼리는 눈빛만 봐도 통한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좌든 우든 이런 사고는 별 도움이 안 된다. 남편이 정치할 때도 시민단체·여성단체 활동을 했지만 생각이 진화하지 않고 시대에 뒤떨어져 있는 느낌이라 답답했다. 나중에는 같이하기 어렵다는 생각까지 들어 점점 발을 뺐다.”
김: “학생 운동에 성공해 곧바로 명예와 권력을 얻으니 자신을 돌아볼 성찰의 기회가 없었다. 도덕적 우월감이 충만하니 자기가 잘못했을 수 있다는 생각을 못 한다. ‘묻지 마’ ‘입 닥쳐’ ‘너 뭐 했니?’ 늘 이런 식이다. 자신들은 민주화 세력으로서 정통성이 있다고 자부할지 몰라도 이번 정부 들어 민주주의는 후퇴했다.”
◇ 민주당에도 민주주의 없다
-그렇게 주장하는 근거가 뭔가.
김: “민주당만 봐도 당내에 민주주의가 없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사진도 당사에서 떼야 한다. 학교를 잘리고 감옥을 갈 때의 각오라면 대통령에게 직언도 하고 국민을 향해 올바른 목소리도 내야 하는데 당권에 붙고 권력에 붙어서 침묵하고 동조한다. 그러니 ‘문자 폭탄’이 활개 치는 거다. 이런 태도는 비판받아야 한다.”
전: “시민단체도 노무현 정부 들어 예산이 투하되면서 관변으로 변해갔다. 우리 때는 운동으로 했는데 이제는 직업이 된 거다. 예산으로 월급을 주니까 예산이 없으면 일을 안 한다. 예산 받는 일만 하니 정부 비판을 못하고, 시민운동은 순수성을 잃어버린다. 2018년 경기지사 선거를 치를 때 그 어느 여성 단체도 이재명의 여자 문제에 대해 거론하지 않았다. 후배들인 데다 성남시에서 재정 지원을 받으니까 ‘그 사람 일은 잘하잖아’라고 하더라. 세월이 흐르면서 순수성이 바뀌고 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인데 배신감을 느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여성단체들이 박원순 피해자에 대해 침묵하거나 2차 가해를 방조했다. 말도 안 되는 거다.”
◇ 민주화운동 긍지 훼손돼 화가 나
-이렇게 각을 세우면 후배들로부터 더 고립되는 것 아닌가.
김: “정치라는 게 시간이 지나면 별것 아닌 일이다. 5년 뒤에도 우리 중에 정치하고 있을 사람이 몇이나 되겠나. 막걸리도 먹고 옛날 얘기도 하면서 같이 살아야 하는데…. 청주고·연세대 출신 카톡방이 있는데 노영민 전 실장, 변재일 의원도 멤버다. 친구들을 배려해 정치 얘기는 안 하려고 하는데, 요즘엔 자꾸 정권 비판적인 게시물들이 올라와 난처하다. 정치가 사람을 갈라 놓더라. 그렇지만 그들을 인간적으로 미워하는 것은 아니다.”
전: “숙대 운동권들 카톡방이 있는데, 퇴장하면 ‘언니 왜 나갔어요?’ 전화 와서 또 불려 들어가고 한다. 한두 명이 글을 도배하다시피 하는데 거기에 동의할 수 없어 조용히 있는 것조차 너무 힘들고 괴로웠다.”
-무엇이 그렇게 화가 나는가.
전: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다는 긍지가 훼손됐다. 지난해 총선 때 처음 보수당(미래통합당) 소속으로 선거를 치르는데 젊은 선거 운동원들이 ‘민주화 운동 투옥 경력을 프로필에서 빼면 안 되냐’라며 진지하게 얘기하더라. 이 문제 때문에 선거 캠프가 하마터면 쪼개질 뻔했다. 여태까지는 민주화 운동을 했다는 게 자부심이었는데 그거를 다 죽여 놓은 거다. 그래서 우리도 누가 묻기 전에는 어디 가서 얘기 안 한다.”
김 전 의원은 과학기술부 장관까지 지낸 4선 의원이지만 근래에는 낙선하는 일이 더 많았다. 국회의원 선거만 도합 네 차례 미끄러졌고, 지난 2018년 바른미래당 후보로 나선 경기지사 선거에선 득표율이 4.8%에 그쳐 선거 비용조차 보전받지 못했다. 당적도 여러 차례 바뀌어 지금은 국민의힘 소속이다. 그는 “철새는 철새인데 추운 지방만 찾아가는 철새”라고 했다. 아내 전씨는 “정치나 선거는 너무 소모적”이라며 “이제 허업(虛業)에 에너지를 낭비하기는 싫다”고 했다. 그럼에도 김 전 의원은 “운동권의 내로남불과 위선을 계속해서 고발할 것”이라며 “‘너희는 그때 뭐 했니?’라는 반문에 꿇리지 않고 답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 김영환
1955년 충북 괴산에서 태어나 청주고와 연세대 치과대를 졸업했다. 대학 시절 학내 시위를 주도해 긴급조치 9호 위반 혐의로 2년 동안 수감 생활을 했고, 석방 후 노동운동에 투신했다. 1980년 서울에서 광주 상황을 알리는 전단을 뿌리다 합수본에 연행돼 42일간 구금됐고, 이로 인해 2003년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로 인정받았다. 1995년 김대중 전 대통령 권유로 정치에 입문, 15·16·18·19대 국회의원(경기 안산상록을)에 당선됐고, 2001년 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냈다. 2016년 총선은 국민의당 소속으로, 2020년엔 미래통합당 소속으로 출마했지만 모두 낙선했다.
'이 사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화이자 백신 공동개발자, 남편 우구르 사힌과 아내 외즐렘 튀레지 (0) | 2021.05.05 |
---|---|
탈북 복서 최현미 (0) | 2021.05.05 |
강규형 명지대 교수 (0) | 2021.05.03 |
알렉세이 나발니 (0) | 2021.05.01 |
임종석 (0) | 2021.04.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