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게>
벗이여.
찬 바람이 맴도는
11월의 숲 길에서
문득
한여름 서늘한 그늘이 되어준
너를 생각했다.
그 무엇하나
제 몫으로 남기지 않고,
온 몸을 불사르듯 내어준
낙엽, 너의 이름앞에서
고향집같이
아낌없이 주는 따스함이
불현듯 눈물날 정도로
고마운 날이다.
저무는 또 한번의 계절 앞에서
흙이 되고, 바람이 되고,
새가 되어
눈부신 생명의 꽃으로.
우리 다시 함께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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