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21일, 수요일
최근에 시어머니 병수발로 한바탕 고생한 친구를 만났다.
그런데 이번에 시어머니 기저귀를 갈면서 참 신기하더란다.
아무리 냄새를 맡아도 냄새가 안 나더란다.
신기해서 새 것이랑 같이 코를 대고 킁킁 냄새를 맡기까지 했단다.
시아버지께도 여쭈어보았더란다. '아버님은 냄새 나세요???' 하고.
시아버지도, 어머니 본인도, 시누이도, 동서도 다 냄새난다 하는데,
자기는 정말로 아무런 냄새가 안 나니 신기하지 않냐고.
성당에 다니는 시누랑 동서가 '은혜네요...'하더란다.
나는 '기적이다!!!' 했다.
나라면 그렇게 못 할 거라고, '정말 부럽다' 라고도 했다.
사실 진짜로 부럽다.
시어머니를 그렇게 사랑할 수 있는 그 친구가 부럽다.
나는...솔직히 어머니 몸에 손을 대는 것도 편하지 않다...ㅉㅉㅉ
삼풍백화점 무너진 그 해, (1995년인가...) 우리집에는 큰 일이 한꺼번에 다 일어났다.
어머니 수술하시고, 나 다리 부러지고, 기브스한 상태에서 아버님 돌아가시고.
그때 시어머니 기저귀를 밤새 갈 때...냄새났다고 생각한 기억이 없다.
긴장해서였을까???
분명히 사랑해서...는 아니었을 것이다. 그때도 절대로 편한 마음은 아니었으니까.
지금 시어머니를 돌봐야 할 일이 생긴다면...오히려 그때만큼도 못할 것 같다.
허리도 아프지만, 간병인을 쓴다거나 다른 방법도 찾겠지만,
마음으로...그때만큼도 못할 것 같다. ㅠㅠ...
문제는...'사랑'이다!!!
친구의 기적...은 하나님의 선물일 것이다. 친구와 시어머니의 관계를 아니까.
그들의 애틋한 관계를 아니까.
무지 부럽다, 그 친구가.
헤어지며 친구에게 부탁했다.
'너가 냄새에서 자유롭듯, 나도 자유롭게 되기를 기도해달라' 고.
'사랑'을 하나님께 기도해 달라고.
좋은 친구를 옆에 두어주신 하나님...감사합니다.
제게 보여주셨으니...그래서 부러운 마음도 주셨으니,
저도 언젠가 그 친구같이 '사랑'을 품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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