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드디어 아버지를 만났다? 보았다!

colorprom 2020. 11. 5. 20:42

2020년 11월 5일, 목요일

 

드디어 아버지를 가림판을 사이에 두고 만났습니다.

아니 만났다기 보다...그냥 서로 보았습니다.  ㅠㅠ

마스크와 장갑을 끼고, 온 몸에 소독제를 뿌리고.

년초, 설에 만나고, 드디어 오늘, 11월 5일에!

 

콧줄을 달고, 눈을 감으신 아버지...다 귀찮다는 것인지, 섭섭하다는 뜻이신지...

간병사님, 간호사님이 양쪽에서 어르고 달래서 겨우 눈 몇 번 뜨시고는 다시 꾹 감고 계시다가

결국 바이~한번 안 해주시고 들어가셨다.

 

오가는 시간 3시간, 그리고 얼굴 보기 10분.

아버지께는 물 한 컵 드릴 수 없어

1층 일하시는 분들께 비타500 한 박스,

5층 아버지 간병사님과 간호사님께 비타500 한 박스와 찐 고구마를 드리고 나왔다.

 

식당에서 우동과 돈가스와 아이스크림을 드셨던 그때가,

식판 밥에 과자라도 드릴 수 있었던 그때가 그나마 행복한 때였구나...싶다.

 

얼마 전에는 콧줄도 어려울 듯하니 위에 구멍을 뚫자는 말도 나왔다.

[위루관]이라고 한단다.

으흠...말씀을 할 수있다면 뭐라 하실까?

 

엄마는 메르스 막 시작할 때 돌아가셨는데,

아버지는 지금 코로나 때를 제대로 겪고 계신다.

 

맑은 하늘...화려파삭한 낙엽들 발로 차며 사무실에 들어오니 5시가 넘었다.

조금 이른 저녁 먹고 컴을 보고있자니 눈이 자꾸 감긴다.

 

대~단한 일 하고 온 것 같다...에효...

하긴 1년에 겨우겨우 2번 한 행사다!!! 

다음에는 언제 또 뵐 수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