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5일, 목요일
드디어 아버지를 가림판을 사이에 두고 만났습니다.
아니 만났다기 보다...그냥 서로 보았습니다. ㅠㅠ
마스크와 장갑을 끼고, 온 몸에 소독제를 뿌리고.
년초, 설에 만나고, 드디어 오늘, 11월 5일에!
콧줄을 달고, 눈을 감으신 아버지...다 귀찮다는 것인지, 섭섭하다는 뜻이신지...
간병사님, 간호사님이 양쪽에서 어르고 달래서 겨우 눈 몇 번 뜨시고는 다시 꾹 감고 계시다가
결국 바이~한번 안 해주시고 들어가셨다.
오가는 시간 3시간, 그리고 얼굴 보기 10분.
아버지께는 물 한 컵 드릴 수 없어
1층 일하시는 분들께 비타500 한 박스,
5층 아버지 간병사님과 간호사님께 비타500 한 박스와 찐 고구마를 드리고 나왔다.
식당에서 우동과 돈가스와 아이스크림을 드셨던 그때가,
식판 밥에 과자라도 드릴 수 있었던 그때가 그나마 행복한 때였구나...싶다.
얼마 전에는 콧줄도 어려울 듯하니 위에 구멍을 뚫자는 말도 나왔다.
[위루관]이라고 한단다.
으흠...말씀을 할 수있다면 뭐라 하실까?
엄마는 메르스 막 시작할 때 돌아가셨는데,
아버지는 지금 코로나 때를 제대로 겪고 계신다.
맑은 하늘...화려파삭한 낙엽들 발로 차며 사무실에 들어오니 5시가 넘었다.
조금 이른 저녁 먹고 컴을 보고있자니 눈이 자꾸 감긴다.
대~단한 일 하고 온 것 같다...에효...
하긴 1년에 겨우겨우 2번 한 행사다!!!
다음에는 언제 또 뵐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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