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세상

[영화]노년의 힘 보여주는 영화 봇물

colorprom 2020. 9. 22. 15:58

트랙터 몰고 응원춤 추고…거침없는 할매들이 왔다

코미디 액션 영화 ‘오! 문희’, 할머니 응원단 ‘치어리딩 클럽’

노년의 힘 보여주는 영화 봇물

 

백수진 기자

 

입력 2020.09.2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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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무슨 여우주연상이냐고 했는데….”

2017년 영화 ‘아이 캔 스피크’로 배우 인생 56년 만에 청룡영화상·대종상·백상예술대상 등

각종 여우주연상을 휩쓴 나문희의 수상 소감이었다.

 

☞ 영화 ‘아이 캔 스피크’ 왓챠에서 바로보기

 

영화 '오! 문희' /CGV아트하우스

 

그가 이번엔 영화 ‘오! 문희’에서 연기 경력 59년 만에 최초로 액션에 도전했다.

다혈질 농촌 아저씨 두원(이희준)이 기억이 오락가락하는 ‘엄니’ 문희를 데리고

어린 딸의 뺑소니 사고를 파헤치는 수사극.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나문희가 아니면 완성될 수 없었을 영화다.

나문희는 ‘뾰로롱!’ 요술봉을 들고 천진난만하게 웃는 치매 노인부터

트랙터를 몰고 고목 나무에 오르는 기운 센 노인을 자유자재로 오간다.

 

추석을 앞두고 ‘오!문희’를 비롯해 노년의 여성을 주인공으로 앞세운 영화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반백 년에 가까운 관록의 연기를 2시간 꽉 채워 감상할 수 있다는 반가움은 물론,

어머니나 할머니를 떠올리며 전 세대에서 고루 관람할 수 있는 편안함이 장점.

 

고령화 사회답게 영화 속 노년의 캐릭터들은 코믹부터 액션, 댄스를 거침없이 소화해낸다.

 

영화 '치어리딩 클럽'. /찬란

영화 ‘치어리딩 클럽’에서 죽음을 앞두고 요양원에 간 주인공 마사(맨 앞 가운데)는

이웃 할머니들을 이끌고 치어리딩 클럽을 결성한다. /찬란

 

영화 ‘치어리딩 클럽’은 삶의 마무리를 위해 실버타운에 입주한 마사(다이앤 키턴)의 치어리딩 도전기.

미국 애리조나주 실버타운에서 만들어진 치어리딩 클럽폼즈’의 실화를 영화화했다.

할머니 8명이 치어리딩 클럽을 결성하고 대회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마치 하이틴 영화처럼 유쾌하게 그렸다.

‘할머니가 치어리딩하는 걸 누가 보느냐’는 주변의 편견을 대처하는 원숙한 태도가 돋보인다.

대체 ‘누구를 응원한다는 거냐’는 질문에 이들은 의연하게 ‘우리 자신이요’라고 답한다.

 

마사 역을 맡은 다이앤 키턴

영화 ‘대부' ’애니홀' 등에 출연하고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베테랑 배우다.

암에 걸려 눈앞에 닥친 죽음을 두려워하면서도

끝까지 주변에 삶을 향한 응원을 보내는 할머니를 보여줬다.

 

폼을 흔들며 휘날리는 은발 머리와 자연스러운 주름에서 연륜이 뿜어져 나온다.

키턴은 14년 전 “인공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이유로

환갑의 나이에 화장품 브랜드 로레알 파리 모델에 발탁되기도 했다. ☞영화 ‘대부2’ 왓챠에서 바로보기

 

영화 '카일라스 가는 길' /영화사 진진

 

다큐멘터리 ‘카일라스 가는 길’은 영화 못지않은 노년의 힘을 보여준다.

30대에 남편과 사별하고 산골 마을에서 노년을 보내던 84세 이춘숙 할머니가 그 주인공이다.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아들 정형민 감독이 히말라야를 다녀온 이야기를 꺼내자

해외여행 한 번 가본 적 없던 이춘숙 여사는 선뜻 자신도 순례를 떠나고 싶다고 제안한다.

 

러시아 바이칼 호수에서 고비 사막을 거쳐 티베트의 카일라스산에 이르기까지

2만㎞의 여정이 펼쳐진다.

 

인구 고령화와 문화계 전반에서 여성 서사를 주목하는 움직임이 겹쳐지면서

할머니의 힘을 보여주는 영화들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영화 ‘벌새’로 국내외 59개 상을 휩쓸었던 김보라 감독

김초엽 작가의 단편소설 ‘스펙트럼’을 영화화한다고 18일 밝혔다.

흔히 볼 수 없었던 ‘할머니 과학자’가 주인공으로

40여년 동안 실종됐던 여성 생물학자가 외계 생명체와 만나는 이야기다.

 

늦깎이로 한글을 배우는 한국 할머니들의 사연도 할리우드에서 영화화된다.

CJ 엔터테인먼트와 할리우드 제작사인 어나니머스콘텐츠가 공동 제작한다. 

줄어든 학생 대신 할머니들에게 한글 교육을 시작한 시골 학교를 취재한 

뉴욕타임스 기사를 영화로 옮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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