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남용목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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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orprom 2020. 8. 12. 17:58

시편 102편 1-28절


<인간의 유한성, 하나님의 영원성>

 

102편의 표제는 ‘곤고한 자가 마음이 상하여 그의 근심을 여호와 앞에 토로하는 기도’라고 되어 있습니다. 시인이 하나님께 토로한 곤고함은 개인적이 고통이라기보다는 바벨론 포로로 잡혀간 이스라엘의 공동체의 고통, 이스라엘민족의 위기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악한 이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던 주의 백성들의 간절한 탄원의 기도는, 하나님의 영원하심이 갖는 구원의 중요성을 믿음으로 상기시킴으로써, 절망을 넘어, 소망의 서광으로 비춰지고 있습니다.

인간은 시간속에 살아갑니다. 인간은 하나님이 정해주신 시간동안 살아갑니다. 하나님을 모르는 이들은 인간이 시간을 통제하며 영원히 살아가는 것처럼 착각합니다. 삶의 중간쯤에 와있다고 생각하였지만, 생의 마지막에 서 있는 자신을 직면할때 그 당혹감과 놀라움을 표현할 길이 없을 것입니다. 시인은 유한한 인간의 실존을 ‘내 날이 연기같이 소멸하며’(3절), ‘내 날이 기울어지는 그림자같다’(11절)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유한한 인간의 삶과 극명하게 대조되는 것은 영원한 하나님의 시간입니다.
‘여호와여 주는 영원히 계시고 주에 대한 기억은 대대에 이르리로다’(12절) ‘천지는 없어지려니와 주는 영존하시겠고 그것들은 다 옷같이 낡으리니 의복같이 바꾸시면 바뀌려니와 주는 한결같으시고 주의 연대는 무궁하리이다’ (26-27절)
하나님은 영원히 존재하시고 하나님의 통치는 영원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영원하신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시고, 영원하신 하나님이 우리의 삶도 영원하신 하나님께 속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셨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영원합니다. 천지가 없어진다 하여도 하나님은 영존하시고, 그 영존하신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고 계시고, 인도하고 계심을 신뢰하기에, 하나님께 속한 주의 자녀들은
고통과 고난의 시간을 살아간다 하여도 기뻐하고 감사하며 소망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선민 이스라엘이 바벨론의 포로로 70년을 살아갑니다. 시인은 이 고난의 시간을 '하나님의 진노'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진노라 여겨지는 고난의 시간속에서도, 여전히 영원하신 하나님, 인애를 베풀어주시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고 간절히 부르짖는 살아있는 믿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바벨론 포로와 같은
괴롭고 외로운 날, 탄식소리가 그치지 않은 황폐한 날을 살아가지만, 그 시간은 곧 소멸될 시간이기에, 영원한 하나님과 함께 살아가는 소망을 두고, 하나님의 긍휼과 은혜를 사모하며, 하나님을 경외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무너진 예루살렘의 폐허속에서도, 주께서 다시 시온을 건설하시고 그의 영광을 나타내보이실 것을 믿는 거룩한 환상이, 이 땅, 때로는 이해할 수 없는 고난에 직면하며 살아가야 하는 주의 자녀들의 비젼이 되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