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금호아트홀 독주회… 슈베르트 정수 담은 곡 연주
피아니스트 김태형(34)이 이달 7일과 14일·28일 세 차례 서울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지난해 9월 서른셋 젊은 나이에 교수가 됐다.
한국예술종합학교를 나와
독일 뮌헨 국립음대에서 러시아의 '피아노 여제(女帝)' 엘리소 비르살라제의 가르침을 받았고
그를 따라 모스크바까지 갔다.
스승 비르살라제는
"일흔이 넘어서도 누가 옆에서 툭 건드려도 모르겠다 싶을 만큼 1000% 집중해서" 피아노를 쳤다.
"바늘 한 땀 비집고 들어갈 틈 없게 강한 집중력을 추구하는 거죠. 음악가는 사라지고 음악만 남는."
뮌헨에서 '성악 가곡 반주 과정'을 전공했을 때 사람들은 의아해했다.
솔리스트를 꿈꾸는 음악도가 할 만한 선택은 아니었다.
"저는 슈베르트를 잘 치고 싶었어요.
슈베르트 음악은 전부 다 노래여서 가곡을 모르면 접근할 수 없으니까.
피아노곡엔 가사가 따로 없지만
달빛이나 물레 도는 소리까지 음으로 표현하기 때문에 그의 언어를 모르면 맛을 낼 수 없거든요."
그는 무슨 말이든 5초 이상 뜸을 들였고 할 말도 신중히 골랐다.
그만큼 말주변이 없고 과장은 더 없었다.
그래서 "슈베르트와 나는 닮은 구석이 많은 것 같다"며 웃었다.
"베토벤은 고집 센 작곡가. 치고 나면 에너지가 빠져요.
반면 슈베르트는 소심했고 실패가 잦았고 리스트처럼 스타도 아니었죠."
맑은 영혼인 동시에 불완전했고 '미완성 시리즈'의 대명사가 됐지만
"그래서 인간적"이라고 했다.
"노래하듯, 얘기하듯 연주해줘서 고맙다! 슈베르트는 그게 진짜 찬사예요." (02)6303-19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