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에 그림 얹는 '콜라주' 만드는 英 미술가 크리스트자나 윌리엄스
'로얄 살루트' 위스키 패키지 협업… 18일까지 서울서 기념전 열어
"육아의 행복이 내 작품의 원동력, 다음 작업엔 창덕궁의 美 담고파"
![나무 위에 나비가 가득 내려앉은 콜라주 작품 앞에 앉은 크리스트자나 윌리엄스. 그는 “사람들이 내 작품을 보며 잠시 도심 속 일상을 벗어나 동화 속 환상의 세계로 떠난 듯한 기분을 얻길 원한다”고 했다.](https://image.chosun.com/sitedata/image/201911/11/2019111100047_0.jpg)
이달 초 청담동서 만난 윌리엄스는 "구름이나 배, 바다와 지도, 동물원에 어릴 때부터 매료돼 왔다"고 했다. "앤티크숍이나 중고서점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했어요.
![로얄 살루트와의 협업 작품(위). 아래는 영국 록밴드 콜드플레이의 재킷 디자인. 대담한 색채와 과감한 콜라주가 신선하다.](https://image.chosun.com/sitedata/image/201911/11/2019111100047_1.jpg)
윌리엄스는 본래 아이슬란드의 시골 마을에서 태어났다.
얼어붙은 바다와 검은 모래가 깔린 해변, 두꺼운 이끼숲을 보며 자랐다.
윌리엄스는
"아이슬란드의 풍광은 흑백(黑白)에 가까웠다.
그 거칠고 대담한 자연이 내 미감의 토대를 형성했다"고 했다.
영국으로 이주해선 알록달록한 도시의 풍경에 눈떴다.
영국의 유명 패션스쿨 센트럴 세인트마틴을 졸업했고 학교 친구들과 함께 패션 브랜드를 만들었다.
8년쯤 패션 디자이너로 활동한 이후엔 그림을 그렸다.
윌리엄스는 "패션계에서 일한 경험 덕분에 지금도 작업은 빨리하는 편"이라며 웃었다.
"첨엔 비교적 간결한 작품을 만들었어요.
이후 상상의 돛단배가 저를 더욱 복잡하고 화려하고 대담한 세상으로 이끌었죠(웃음)."
지금도 그는 인테리어 소품부터 동화책, 건축물에 빔프로젝트를 쏘는 미디어아트까지 다양한 작업을 한다.
윌리엄스는 "이전에 해보지 않은 일에 도전할 때 늘 힘이 솟는다"고 했다.
서울 전시를 위해 그가 만든 작품 중엔
수십 개의 아름다운 나비가 내려앉은 나무 꼭대기에 태극기가 나풀거리는 것도 있다.
영국·호주의 유명 건축물과 우리나라 남대문이 함께 보이는 콜라주 작품도 눈에 띄었다.
윌리엄스는
"한국에 늘 와보고 싶었지만 기회가 닿질 않았는데 이번에 오게 돼서 무척 신이 났고,
그런 흥겨운 마음을 작업으로 남겼다"고 했다.
두 아이 엄마이기도 한 윌리엄스는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갖가지 감정이 내 작품의 원동력이기도 하다"고 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하루에도 수십 가지 생각이 스치잖아요. 때론 기쁘고 때론 버겁고 때론 벅차죠.
그런 감정을 콜라주 하듯 작품을 만들어요.
모든 작품이 제겐 또 다른 아이처럼 느껴지는 이유죠(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