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9.10.31 03:19
트럼프 미 대통령이 취임 초
"한국은 미국을 가장 많이 이용해 먹은 나라다.
중국과 한국이 오른쪽 왼쪽에서 우리를 벗겨 먹고 있다"고 했다고 한다.
미 국방장관 연설문 작성자가 책에서 밝힌 내용이다.
트럼프가 "한국은 매년 600억달러(약 70조원)를 내야 한다"고 하고,
틸러슨 전 국무장관이 "트럼프의 눈엔 한국이 (동맹 중) 최악"이라고 했다는 내용도 나온다.
트럼프가 돈을 앞세우며 동맹의 가치를 헌신짝 취급해온 것은 더 이상 뉴스도 아니다.
트럼프가 돈을 앞세우며 동맹의 가치를 헌신짝 취급해온 것은 더 이상 뉴스도 아니다.
하지만 그의 머릿속에 한국이 '최악'으로 각인돼 있다는 증언은 충격적이다.
한국에 개인적 감정이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즉흥적이고 공사(公私) 구분이 없는 트럼프는 사적 감정이나 선입견을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인물이다.
그가 불과 몇 달 전에도 한국에 대해
"엄청난 부자이면서 '우릴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라'를 지키느라 많은 돈을 잃고 있다"고 한 걸 보면
트럼프의 취임 초 생각이 바뀌지 않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실제로 현재 진행되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미 측은 이전보다 5배 이상을 요구했다고 한다.
실제로 현재 진행되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미 측은 이전보다 5배 이상을 요구했다고 한다.
트럼프는 그러면서도 "북한 미사일은 한국을 겨냥한 것이기 때문에 별문제 없다"며
한국민 안위를 도외시한다.
미 행정부 내에는 트럼프를 제어할 '어른'도 거의 남아있지 않다.
트럼프의 충동적인 시리아 철군 결정 같은 일이 한반도에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나.
한국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은 '김정은 쇼' 하나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쇼에 필수적인 배우가 트럼프다. 트럼프가 출연하지 않으면 김정은 쇼는 상영될 수 없다.
그래서 한국 정부는 트럼프의 비위를 맞추고 아부하는 데 전력하고 있다.
트럼프를 향해 "세계사의 엄청난 대전환을 이뤘다"는 등으로 기회만 있으면 찬사를 퍼붓는다.
미국 대통령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그 목적이 대한민국의 안전과 국익이 아니라 국내용 정치 이벤트를 위한 것이라는 데 문제가 있다.
정작 트럼프의 비뚤어진 대한(對韓) 선입견은 조금도 바뀌지 않았다.
오히려 더 악성으로 바뀌면서 상식을 넘어서고 있다.
그동안 한국 외교가 한 일은 뭔가.
미국 대통령은 한국을 '최악'이라고 하고, 중국과 러시아는 군사 동맹을 맺을 태세라고 하고,
북한은 무관중 무중계 폭력 축구도 모자라 한국 청소년 역도 선수 시상 현장에서 집단 퇴장하고,
일본 국민은 한국과 관계를 개선할 필요성에 회의적이라고 한다.
정말 겪어보지 못한 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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