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분별
기도의 에센스
공기도를 두려워 마세요
이번에는 우리가 어떤 장례식에 갔다고 생각을 해보겠습니다.
어떤 분이 신앙생활을 잘하시다가 향년 80세에 돌아가셨습니다.
교우들이 다 모여 가서 기도를 하게 됐는데, 어떻게 시작을 하겠습니까?
장례식에 가서 기도를 할 때 시작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저는 그런 데 가면 하나님을 이렇게 부릅니다.
"생사화복을 쥐고 계시는 온 우주만물의 주인이신 우리 아버지 하나님."
그런 자리에서는 이런 영광이 어울립니다.
그러나 어떤 자리에서는 이런 기도가 잘 어울리지 않을 수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큰 사고를 만나 중환자실에 들어가 있는 경우는 앞서 먼저 영광을 드릴 마음이 영 안 나옵니다.
그러면 영광을 빼고 이렇게 기도합니다.
"우리를 눈동자같이 지키시는 우리 아버지 하나님,
지금 이 자리는 우리 인간으로서는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자리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우리의 생각보다 크고 하나님의 지혜는 우리의 지혜보다 깊기 때문에
오직 하난님의 은혜의 손길에 이 자리를 부탁합니다."
이런 식으로 기도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때와 경우에 맞게 기도를 드리라고 권하는 것은
이것이 꼭 이렇게 해야 하는 순서라거나, 이 패턴을 지키지 않으면 기도로서 의미가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기도를 시키면 헤매기 때문에 이런 패턴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이런 패턴이 없으면 어떻게 시작을 하고 어떤 과정을 거쳐서 어떻게 끝을 맺어야 되는지 모르기 때문에
이런 패턴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누구이신지 알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를 할 수 있는 한
어떻게 기도하든지 상관이 없습니다.
순서가 상관이 없고 형식이 상관이 없습니다.
우리는 마음껏 기도를 할 수가 있습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이기 때문에
부모를 만난 자녀의 입장에서 얼마든지 기도를 할 수가 있습니다.
이런 느닷없는 기도도 있습니다. "하나님 아버지, 풍성하게 주셔서 참 감사합니다. 아멘."
이렇게 느닷없이 식탁을 감사하는 기도도 드릴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허락된 기도가 무엇인가?'를 근본적으로 이해한다면
기도를 하는 것에 대해서 너무 겁먹지 마십시오.
신임 집사님들에게 이런 부탁을 드리는 가장 큰 이유는
기도를 하게 된 것을 큰 복으로 알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을 믿게 된 것과 같이 기도를 할 수 있다는 것도 큰 복으로 생각하고,
어떤 경우에 기도를 해야만 할 기회가 되거든 그 기회를 양보하거나 회피하지 마십시오.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우리의 실력껏 하면 됩니다. 그리고 그 실력 속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청산유수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단지 우리가 하나님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느냐를 거기서 표현해내면 되는 것입니다.
안이숙 씨가 쓴 책 [죽으면 죽으리라]를 읽어보셨습니까?
고문을 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하나님, 저 사진 좀 찍어놓으세요" 하고 울부짖는 대목이 기억납니까?
기도가 그렇게도 나옵니다. 비명같이, 절규같이 나올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외마디 기도 속에도 굉장한 내용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절규하는 그 상황조차도 하나님의 통치, 하나님의 궁극적인 심판 아래 다 들어 있기에
"하나님, 저 사진 좀 찍어놓으세요." 할 수 있는 것이고, 그래서 이런 말도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지존하신 통치권과 궁극적인 권위가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미사여구를 나열했는데도 잘난 척한 것에 불과하여 그 기도를 들으면 도움이 안 되는 기도도 있습니다.
기도에서 최소한의 패턴과 일차적인 훈련을 익히셨다면,
기도를 허락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기준으로 해서 마음껏, 주저함 없이 기도하십시오.
그리고 우리가 믿고 기대하는 그 하나님의 기도를 듣는 모두에게도 체감되는 그런 기도를 하면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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