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9.09.03 03:16
금값이 치솟으면서 시중은행에서 파는 골드바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고 한다.
이제라도 금을 사든가 금 ETF에 투자해야 하나,
아니면 장롱 속에 넣어둔 금반지를 값 올랐을 때 팔아치워야 하나 고민하면서
금은방 거리를 기웃거리는 사람도 늘었다고 한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2% 안팎에 불과한 초저금리 시대에
금 시세와 금 관련 투자 상품 수익률이 올 초 대비 30% 가까이 오른 탓이다.
▶IMF 외환 위기 직후 우리 국민은 장롱 속 금반지를 내놓으며 금 모으기 운동에 동참했다.
▶IMF 외환 위기 직후 우리 국민은 장롱 속 금반지를 내놓으며 금 모으기 운동에 동참했다.
애국심 때문에 국민은 금 투자에서는 손해 본 셈이 됐다.
당시는 국제 금값이 약세였기 때문이다.
1980년 트로이온스(약 8.3돈)당 680달러 정도였던 국제 금값은 1985년 300달러를 밑돌 정도로 반 토막 났다.
2007년이 되어서야 국제 금값이 간신히 1980년 시세를 회복했다.
돈 궁할 때 팔아 쓸 수도 있다는 점에서 각 가정에서는 금을 비상금처럼 여기지만,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오랫동안 별 매력 없는 투자 자산으로 외면받았다.
![[만물상] 치솟는 금값](http://image.chosun.com/sitedata/image/201909/02/2019090202442_0.jpg)
▶그렇던 금이 진짜 금값이 된 건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부터다.
금융시장이 불안할 때 안전한 투자 자산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유럽 재정 위기가 벌어진 2011년 9월엔 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치인 1900달러까지 올랐다.
이제는 금도 가격 급등락이 심한 투자 자산이다.
2013년 4월 국제 금값이 하루 만에 10% 가까이 떨어진 적이 있다.
그러자 중국의 큰손 아줌마부대 '따마'들이 대거 금 사들이기에 나섰다.
금값이 더 떨어질 리 없다고 보고 전 세계에서 가장 금 좋아하는 중국의 큰손들이 나섰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국제 금값은 그로부터 더 떨어져 최고가 대비 45%나 폭락했다.
중국 큰손들도 금 투자로 상당한 손실을 본 것이다.
▶몇 년 횡보하던 금값이 슬금슬금 오르더니 올 들어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몇 년 횡보하던 금값이 슬금슬금 오르더니 올 들어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미·중 무역 전쟁이 벌어지고, 각자도생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각국 중앙은행이 금 보유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러시아, 중국 등 미국과 갈등을 겪는 나라가 적극적으로 금을 사들인다
.
작년에 각국 중앙은행이 사들인 금이 50년 만에 최대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선 국제 시세 상승에다 국내 경제 전망을 비관적으로 보는 심리까지 가세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국제 시세 상승에다 국내 경제 전망을 비관적으로 보는 심리까지 가세하고 있다.
발 빠르게 움직이는 자산가들은 일찌감치 금 투자에 뛰어들어 상당한 수익을 거뒀다고 한다.
이미 작년 말부터 달러 등 현금 확보에 나선 기업들이 있었다.
치솟는 금, 달러를 보는 마음이 편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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