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둘째 글자 금(禁)은 새김 그대로다.
사람의 통행을 제한하는 행위다.
문의 출입을 막았던 문금(門禁)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자금'은 황제의 거처에서 일반인 통행을 아예 막는다는 뜻이다.
앞 글자 자(紫)는 색조로 볼 때 자줏빛이다. 보라색이 비치는 붉은색 정도로 볼 수 있다.
자금성 외부의 모든 담을 붉은색으로 칠한 이유다.
그로써 자금성이 지니는 이미지는 삼엄(森嚴)함이다.
범접할 수 없는 권위를 느끼게 한다.
요즘 홍콩의 시위가 빈번해졌다.
이곳 상징은 자형화(紫荊花)다.
엄격하게 따지자면 양자형(洋紫荊)이라고 적어야 옳다.
홍콩에서만 자생했던 일종의 난화(蘭花)다. 천연 자줏빛을 자랑하는 예쁜 꽃이다.
홍콩에서만 자랐던 이 꽃 이름 앞에 붙었던 '양(洋)'을 없애고
본래 달리 있었던 중국 토종 '자형화' 이름을 매긴 때가 홍콩의 주권이 중국에 귀속한 1997년이다.
이후 이 '자형화'는 홍콩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
중국 전역의 지배력을 상징하는 공산당과 자유·민주를 고수하려는 홍콩의 지향이 충돌하는 요즘이다.
삼엄한 자금성 담 위로 자줏빛 자형화가 자꾸 고개를 쳐드는 형국이다.
꽃의 생명력이 견고한 담을 넘을까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