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 세상]

[한국]트럼프 쇼 (조선일보)

colorprom 2019. 7. 8. 15:41


[만물상] 트럼프 쇼


조선일보
                         
             
입력 2019.07.08 03:16

지난 2007년 미국 프로레슬링협회인 WWE의 빈스 맥마흔 회장과 도널드 트럼프

'억만장자의 대결'이라는 대회를 열었다.

두 사람이 각각 뽑은 레슬러들을 대결시켜 진 사람이 머리를 박박 깎는다는 내기였다.

선수가 심판을 메다꽂고 판정이 번복되는 난장판에 트럼프가 등장했다.

그는 링 밖에 서 있던 맥마흔을 쓰러뜨린 뒤 때리는 시늉을 했다.

결국 이 대회는 트럼프가 링 위에서 맥마흔의 머리를 바리캉으로 밀어버리고 환호하는 쇼로 끝났다.


맥마흔은 7년 뒤 유명 인사가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아이스버킷 챌린지'에서

트럼프를 다음 대상으로 지목했다.

트럼프는 뉴욕 트럼프타워 옥상에서 "내 머리가 가발인지 아닌지 확인될 것"이라며

정장 차림으로 물 양동이를 뒤집어썼다.

물벼락을 끼얹은 사람은 미스 유니버스와 미스 USA였다.

트럼프는 두 미인대회를 1996년부터 20년간 운영했다.

전통적 미인을 뽑는 대회에서 트럼프 사업에 활용 가치가 높은 미인을 고르는 행사로 변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칼럼 관련 일러스트

▶지난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독립기념일 행사에 탱크와 장갑차, 폭격기가 등장했다.

행사장인 링컨기념관 앞 호수 주변은 인종차별 반대 집회, 베트남전 반대 시위가 열린 역사적 장소다.

트럼프는 연단에서 일일이 미군의 전략 자산들을 소개했다.

"하늘은 미국의 것"이라고 말할 땐 전투기 2대의 호위를 받는 폭격기가 대회장 상공을 날았다.


전통적으로 국민끼리 즐기는 미국 독립기념일

대통령이 대중 연설을 한 것은 1951년 트루먼 대통령 이후 68년 만이었다.


▶트럼프는 세계 지도자 중 가장 쇼맨십이 강한 사람일 것이다.

독립기념일 행사도 그가 이미 "일생일대의 쇼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었다.

그는 2년 전 파리에서 열린 프랑스대혁명 기념일 행사에서 대규모 열병식을 관람한 뒤

비슷한 행사를 워싱턴에서도 열겠다고 했다.

작년 참전 용사의 날에 열병식을 하려다가 여론 반대로 못했던 것을 이번에 강행했다.


미국 내에서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한 정치쇼"라는 비판이 나왔다.

판문점에서 김정은을 만난 뒤 트럼프는 "훌륭한 만남이었고 대단히 영광스럽다"고 했다.

엊그제도 "내가 아니었다면 북한과 전쟁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G20 회담일본에 왔다가 김정은과의 만남을 깜짝 제안한 것으로 돼 있지만,

이 역시 치밀하게 연출된 정치쇼라는 의혹이 있다.


재선에만 모든 관심을 쏟는 트럼프가 김정은과 어떤 거래를 하고 있는지 모르는 채

그저 쳐다볼 수밖에 없는 나라의 신세가 답답하고 처량하기만 하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7/08/2019070800039.html

[김창균 칼럼] 核은 그대로인데 뭐가 그리 '역사적'인가


조선일보
                         
             
입력 2019.07.04 03:17

美대통령 월경, 韓美 정상 DMZ행… 남북미 회동까지 "史上 최초"
김정은 드라마 벌써 6번째인데 무대 바꿔가며 "새 역사" 감격
김정은이 역사책 기록될 일은 "한반도 핵구름 제거"뿐이다

김창균 논설주간
김창균 논설주간



트럼프의 판문점 이벤트를 지상파로 시청한 지인이 "과도한 의미 부여로 손발이 오그라들더라"고 했다.

유튜브로 찬찬히 되돌려 봤다.

'역사적' '사상 최초' '극적인 장면' 같은 표현이 분 단위로 쏟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무장지대(DMZ)를 시찰하는 현장에 문재인 대통령 모습이 보이자

진행자는 "문 대통령도 함께 있네요"라며 흥분했다.

한국 대통령들은 DMZ를 수시로 드나들었고, 미국 몇몇 대통령도 다녀갔지만

한·미 대통령이 함께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그래서 '역사적'이라는 것이다.

트럼프의 DMZ 방문은 앞섰던 클린턴, 부시, 오바마와 다른 역사성이 있다는 해석도 곁들여졌다.

"역대 대통령들은 북한을 압박하러 갔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를 전하러 간 것이지요.

맥락이 전혀 달라요."

다른 진행자도 거들었다.

"역대 대통령들은 국방색 재킷을 입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양복 차림입니다.

메시지가 다르니까 복장도 달라지는군요."

TV 화면에 '양복 차림 방문'이라는 친절한 자막까지 떴다.

'역사적' 장면의 정점은 트럼프가 공동경비구역(JSA) 군사분계선을 넘는 장면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때 문 대통령이 분계선을 넘는 장면을 보며 "멋지다"고 했었다.

이번에 판문점에 간 것도 그걸 따라 해 보고 싶어서였다.

트럼프가 분계선을 넘는 순간 진행자는 "미국 현역 대통령이 정전 66년 만에 북한 땅을 밟는다"고 했다.

트럼프는 1분 만에 김정은과 함께 분계선을 넘어 남쪽 구역으로 돌아왔다.

'트럼프 대통령 월경 15시 37분' '북·미 정상 공동 월경 15시 38분'이라는 자막이 잇따랐다.

마지막 '역사적' 순간이 기다리고 있었다.

남·북, 미·북 정상은 각각 만났었지만 남·북·미 정상이 한자리에 모이는 건 사상 최초라는 것이다.

그 '역사적' 만남은 어정쩡하게 이뤄졌다.

미·북 정상의 악수 장면은 포토라인을 정해 연출했고 두 사람의 대화도 통역을 통해 전달됐다.


그런데 문 대통령이 합류하자 미·북 경호원들이 둘레를 에워싸고 언론의 접근을 막았다.

정상들의 대화 내용도 들리지 않았다.

이날 드라마의 주연은 미·북 두 정상으로 한정한다는 설정이 있었던 모양이다.

스포트라이트에 남이 끼어드는 걸 싫어하는 트럼프 아이디어였는지,

대한민국의 중재를 거부하는 북한 측 요구였는지 분석이 엇갈린다.

청와대는 미·북 대화를 촉진하려는 문 대통령의 속 깊은 배려였다는 해설을 흘려보내고 있다.

문재인,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 각각 세 번씩 만났다.

등장인물과 주제가 겹치는 드라마를 벌써 6번이나 봤다.

그런데도 매 차례가 '역사적'이란다.


북한이 협상 때 비핵화 조치를 잘게 잘게 쪼개서 대가를 얻어내는 수법을 살라미 전술이라고 부른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 만나는 장면을 잘게 잘게 쪼개서 의미를 부여한다.


'역사적'의 사전적 의미는 "역사에 기록될 만한 중요한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의 남북 첫 정상회담, 미·북 정상이 처음 만난 싱가포르 회담은

'역사적'이라고 불릴 만하다.

그러나 그 후에 벌어진 남북 정상의 백두산 공동 방문, 미·북 정상의 판문점 회동은

그것이 처음 있는 일이라는 이유로 역사책에 담기지는 않는다.

TV 시청자의 눈길을 잠시 잡아끌 뿐이다.

문 대통령은 2일 국무회의에서

"지난 일요일 판문점에서 미·북이 사실상 적대 관계를 종식하는 역사적인 장면이 있었다"고 했다.

미·북의 적대 관계가 정말 끝났다고 믿는다면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당장 핵을 내려놓으라고 요구해야 한다.

북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이유가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때문이라고 주장해 왔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12년 전, 대통령은 작년, 트럼프 대통령은 며칠 전 각각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그때마다 당사자들은 '역사적' 순간이라고 했다.

그래도 핵은 그대로 있다. 아니 그사이 오히려 확충됐다.

남·북·미 정상이 벌이는 비핵화 쇼를 못 미더워하는 사람들을 대통령은

"평화의 물길을 되돌리며 갈등과 대결을 부추기는 세력"이라고 불렀다.

판문점 이벤트가 '역사적'이라고 보이지 않으니 필자도 그런 무리인 모양이다.


김정은이 역사에 기록될 방법은 하나뿐이라고 믿는다.

북핵을 진짜 폐기하는 거다.

사반세기 동안 한반도를 짓눌러온 핵 구름이 걷힌다면 필자도 기꺼이 '역사적 순간'이라고 부를 것이다.

그때 진짜 평화가 온다.

그 물길을 되돌리려고 갈등과 대결을 부추길 생각은 털끝만큼도 없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7/03/2019070303292.html

[사설] '트럼프 대선''김정은 핵보유' 거래, 용납할 수 없다


조선일보
             
입력 2019.07.02 03:19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 위원장의 판문점 회동에서 북핵 폐기를 위한 의미 있는 합의는 사실상 없었다. 2~3주 내에 미·북 간 실무 협의가 시작된다는 정도였다.
미국 언론은 "북한이 핵무기를 언제, 어떻게 포기할 것인지에 대한 깊은 견해차는 좁혀진 것이 없다"고 했다.

김정은의 생각이 그대로인 한 북한 실무자들이 핵 시설 신고와 검증에 합의할 가능성은 전무하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를 모르지 않는다.
그래서 트럼프는 "빠른 시간 내에 북핵을 없애겠다"는 장담을 더 이상 하지 않는다.
그 대신 "핵실험도, 미사일 발사도 사라졌다"는 말만 한다.
트럼프가 이번에 "2년 전에는 한반도 상황이 안 좋았는데 내가 대통령이 된 후 많은 진전이 있었다"고 하는
그 '진전'이 바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중단이다.

트럼프는 이것을 내년 11월 대선 때 주요 외교 업적으로 내세우려고 한다.
트럼프가 김정은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정치 이벤트를 계속하는 것은
대선 때까지 북의 도발 중지가 목적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칼자루를 김정은이 쥐게 된다.
김정은이 미국 대선 중요한 시점에 ICBM 발사를 준비하면 트럼프가 어떤 양보를 할지 모른다.

북한은 주민들에게 판문점 회동 사실 사진 35장을 공개했다.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다급하게 찾아왔다는 것이다.
김정은은 트럼프 대선을 망칠 수 있는 카드를 쥐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트럼프와 김정은이 마주 앉은 판문점 한국 지역 '자유의 집' 회의실에는
성조기인공기가 번갈아 7쌍씩 내걸렸다. 태극기는 없었다.
이곳은 싱가포르나 하노이가 아니다.
더구나 한국북핵의 최대 피해 당사자다.
그런데도 한국 영토에서 만난 미·북 정상은 한국을 존재하지 않는 나라인 양 취급했다.
북한이 미·북 구도에 한국이 끼어드는 걸 강력하게 반대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반도 운전자'가 '촉진자'가 되더니 이제 관중석으로 밀려났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핵 협상에서 한국 측 입장을 대변할 유일한 사람이다.
한국의 입장은 5100만 국민이 김정은의 핵인질, 핵포로로 살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 대통령은 북핵 협상의 본질보다는 ·북 이벤트, 남북 이벤트 자체를 중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 정부가 미·북 협상의 감시자 역할을 포기하고 고삐를 놓아 버리면
북핵 협상 구도는 철저히·북 양자 간의 이해관계에 따라 흘러가게 된다.

그런 우려는 벌써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는 판문점 회견에서 북 미사일 발사 실험에 대해 "나는 미사일 발사로 보지 않는다"고 했다.
미국 영토에 날아올 수 없기 때문에 미사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는 북 미사일이 한국 영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는 사실엔 관심도 없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트럼프대북 제재를 유명무실하게 만들 가능성이다.
제재는 북한으로 하여금 핵을 포기하도록 유도할 수 있는 유일한 지렛대다.
제재가 김정은 체제의 숨통을 조이고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는 사실이 지난 하노이 회담에서 확인되기도 했다. 김정은은 제재로 자신이 망할 수도 있는 벼랑 끝에서만 핵 포기의 전략적 결단을 내릴 것이다.

미국과 한국의 정치인들이 표를 얻기 위해 어떤 이벤트를 벌이든 대북 제재만은 지켜야 한다.

트럼프가 제재 해제에 대해 "서두르지 않겠다"고 한 것은 다행스럽다.
그러나 김정은도 트럼프, 문재인 정부 때가 아니면 기회가 사라진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내년 11월 대선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다급해지는 시기를 노려 도발을 위협하며
제재를 무너뜨리려 할 것이다.
그때까지 대북 제재를 지켜내는 것이 북핵 폐기를 위한 절체절명의 과제다.

한국 정부는 반대로 갈 것이다.
국민이 눈을 뜨고 있는 수밖에 없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7/01/2019070103195.html

[김대중 칼럼] 불쾌하고 창피하고 민망하고


조선일보
                         
  • 김대중 고문
             
입력 2019.07.02 03:18

대한민국 안위 걸린 문제임기응변 정치 쇼로 다뤄져
남쪽 땅에서 열린 회담에서 미·북이 북핵 거래
옆방으로 밀려난 대통령'중재 외교' 웃음 민망

김대중 고문
김대중 고문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국북한 간의 북핵 협상에는 CVID라는 영문 이니셜이 반드시 등장했다.
이 말이 어느 틈엔가 사라졌다. 특히 트럼프에 와서 이 말이 뜸해지더니 근자에는 아예 없어졌다.
이제 북핵과 관련해서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폐기)는 고전(古典)이 됐다.
그 자리에 '핵폐기'도 아니고 북한식 '비핵화'라는 단어가 들어서더니
엊그제 판문점에서 벌어진 트럼프-김정은 리얼리티 쇼에서는 그나마 종적을 감췄다.

이제 CVID가 가능하다고 믿는 사람은 없어졌다.

남북 회담, 미·북 회담 등의 목적과 핵심은 북핵의 폐기에 있다.
적어도 5000만 대한민국 국민에게는 그렇다.
그런데 대북 외교는 이제 주변 국가 지도자들의 정치·권력의 놀이터로 변질되고 있다.
판문점 회동인지 회담을 보면서 대한민국의 안위가 걸린 문제가 심각히 논의되고 신중히 준비되기는커녕
즉흥적이고 임기응변적인 정치 쇼로 다뤄지고 있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이런 '급조'된 쇼는 이미 예고(?)된 듯해서 더욱 불쾌하다.
며칠 전 북한은 일개 국장급을 내세워
"협상을 해도 조·미가 직접 마주 앉아 하게 되는 만큼 남조선 당국을 통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너희는 빠지라'며 남쪽 대통령을 모욕했다.
그러더니 마침내 남쪽 땅에서 남쪽 대통령은 빼고 자기들끼리 마주 앉았다.

트럼프판문점 면담의 깜짝 트윗 쇼를 벌이면서 잠깐 만나 '세이(say) 헬로' 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 15분쯤 걸릴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실제는 50분이 넘었다.
트럼프는 회담에서 2~3주 내에 실무 작업을 하기로 했다고 했다.
실무 절차를 정하는 데 무슨 50분씩이나 걸리나. '세이 헬로'는 위장이었나?
자유의 집 다른 방에서 대기하고 있었을 문 대통령은 이것을 미리 알고 있었나, 몰랐나?

알았다면 그 역시 동조자(?)고, 몰랐다면 '순진의 죄'를 면치 못할 것이다.

트럼프와 김정은이 만난 우리 쪽 자유의 집 회의장에는 성조기인공기가 장식돼 있었다.
이런 것은 준비가 필요하며 급조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장소 제공자인 우리 쪽에서 몰랐을 리 없고
알았다면 단순히 세이 헬로 하는 자리가 아니라는 것쯤은 짐작했어야 한다.

그것을 알았는데도 준비 도와주고 모르는 척했다면 문 정부는 국민을 속인 것이다.

트럼프는 미국 대통령으로 판문점에서 독재자의 땅 북한으로 넘어갔다 온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르는 것 같다. 그것을 알 만한 정치적 식견과 내공이 있는지도 의심된다.
그저 옆집 땅 밟은 것 정도로만 아는 것 같다.
그래서 답례로 김을 워싱턴에 초대한다고 했다.

만일 김정은이 워싱턴에 간다면 이제까지의 '한반도 게임'은 완전히 성격이 달라진다.

판문점 쇼에서 대북 협상의 본질인 북핵 폐기는 온데간데없고
'세기적'이니 '역사적'이니 하는 정치적 수사(修辭)만 풍성했다.

그 회담에 걸린 것은 바로 대한민국의 안위다.
그런데 정작 우리는 그 밀실 게임에서 어떤 거래가 오고 갔는지 모른다.
트럼프에게 귀동냥을 할 뿐이다.
이것은 싱가포르 회담이나 하노이 회담과도 그 성격이 다르다.

대한민국 영토 안에서 대한민국 안위가 걸린 북핵 문제미·북이 거래하도록 했다는 것은
그것이 아무리 평화를 위한 것이었다고 해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용인(容認)할 일이 아니다.

더욱이 옆방으로 밀려나 구경꾼 신세가 된 것은 국민으로서도 창피한 일이다.
양자회담이 끝난 뒤 마무리 언론 쇼에는 모습을 드러내
자신이 대단한 일을 중재(?)해낸 듯 만면에 웃음을 띠고 있는 '우리 대통령'의 모습은 대단히 보기 민망했다.

북핵 문제는 결국 이렇게 귀결될 것 같다.
북한은 엊그제 최룡해의 입을 통해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한국의 문 대통령은 '영변 핵시설 폐기만으로도 비핵화의 돌이킬 수 없는 단계에 접어드는 것'이라고
한발 뒤로 뺐다.
미국트럼프아직은 '비핵화 없이 대북 제재 해제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결국 핵 완전 폐기까지는 못 가고 단계적·동시적을 명분으로 북핵을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핵 게임에서는 김정은이 이기는 쪽으로 갈 것이다.
그것이 한국의 불행이다.

다만 내년 선거에 한국에서 집권당이 패배하고 미국에 새 대통령이 들어선다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7/01/201907010321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