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총리, 과반 실패하자 의회 해산… 오는 9월 총선 재실시
'하레디' 병역 혜택 놓고 종교쪽 정당과 세속적인 민족 정당 이견
◇'하레디'인구, 전체의 12%로 급증
연원은 19세기 시오니즘으로 올라간다.
문제는 이들의 폭발적인 인구 증가로부터 불거졌다.
이번 국회 해산은 하레디의 병역 면제 혜택을 두고
결국 표와 의석수가 결정했다.
총선에서 35석을 얻어 보수 진영의 제1당을 차지한 리쿠드당의 뒤를 이은 2당과 3당은
각각 8석을 얻은 샤스당과 토라유대주의연합으로 둘 다 종교 정당이다. 당연히 하레디 편이다.
반면 5석의 이스라엘 베이테이누는 보수 진영 중 4당이었다.
네타냐후는 중재를 시도했지만 양측은 완강했다.
네타냐후는 종교 편을 들었다.
극우민족주의자들은 네타냐후가 시대착오적 종교인들의 볼모가 되어 나라를 망치고 있다며
연정 참여를 거부했다.
궁지에 몰린 네타냐후는 국회 해산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그는 여러 건의 부패 스캔들로 기소 위기에 처해 있다.
이대로 야권에 정권이 넘어가면 자신의 정치 생명도 끝이라고 믿었을 것이다.
그는 9월 선거에서 초강경 대외 정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안보 위기 상황이 도래하면 또 한 번 보수표 결집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도 당혹, 중동 정책 타격 우려
이번 사건이 당혹스러울 또 다른 인물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그가 네타냐후만큼 공들인 해외 정상은 없다.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 이란 핵 합의 파기, 골란 고원 이스라엘 주권 인정,
팔레스타인 난민기구 지원 삭감 등 일방적인 친이스라엘 정책을 쏟아냈다.
트럼프에게 네타냐후는 단순히 친밀한 우방국 정상의 의미를 넘어선다.
강경 보수의 상징인 네타냐후 지지는 미국 정치에서 보수 유대계의 지원과 표를 얻기에 유용하다.
동시에 유대인들과 종말론적 정체성을 공유한다고 믿는
미국 근본주의 성향의 복음주의 (크리스천 시오니스트) 유권자의 지지를 모을 수 있다.
네타냐후는 트럼프 행정부 중동 정책의 핵심 축이기도 하다.
함께 이란 압박에 나섬으로써 주변 아랍국을 끌어들였다.
이란 문제를 격화시켜 아랍과 이스라엘을 가깝게 하고 이를 통해 팔레스타인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소위 '아웃사이드-인 전략'의 파트너였다.
이에 맞춰 '세기의 거래'라 불리는 이·팔 평화협상안을 준비해왔다.
잘만 하면 트럼프는
중동에서 가장 골치 아픈 문제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타결할 수 있다고 기대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네타냐후가 정부 구성에 실패하면서 판이 뒤틀리게 됐다.
물론 트럼프는 다음 이스라엘 총선 때 다시 네타냐후 지원에 나설 것이다.
그러나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여전히 이스라엘 여론은 보수 진영 우세로 나타나지만
종교인의 편을 드는 네타냐후에 대한 일반 유권자들의 반발 역시 만만찮다.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
자칫 미국이 준비한 세기의 거래는 제대로 펼치지도 못하고 접힐지 모른다.
정치적 생존을 위해 국회를 해산해가며 안간힘을 쓰는 네타냐후를 보는 트럼프의 시선 역시
착잡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