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 세상]

독일과 일본의 미래 (김대식 교수, 조선일보)

colorprom 2019. 5. 29. 16:53

[김대식의 브레인 스토리] [343] 독일과 일본의 미래


조선일보
                             
  • 김대식 KAIST 교수·뇌과학
    •          
    입력 2019.05.29 03:12

    김대식 KAIST 교수·뇌과학
    김대식 KAIST 교수·뇌과학


    2차 세계 대전 동맹이자 전범국독일일본.

    수천만 명의 목숨을 빼앗은 전쟁과 학살을 저지른 그들은,

    전쟁에서는 패배했지만 경제 대국으로 부활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어디 그뿐일까? 오늘날 많은 세계인이 독일일본가장 본받을 만한 나라로 뽑고 있으니,

    역사는 잔인할 정도로 아이러니할 뿐이다.

    하지만 두 나라의 공통점은 여기까지인 듯했다.

    여전히 과거사에 대한 논쟁을 벌이는 일본과 달리

    독일인들만큼은 부끄러운 역사를 인정하고 교훈으로 삼고 있으니 말이다.


    다시 '이상한' 길로 이탈할 수 있는 일본과 달리, 독일의 미래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 의견이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평범하지 않다.

    2차 대전 이후 생겨난 정치, 경제, 사회적 믿음이 하나씩 무너져가는 오늘날,

    우리는 다시 질문해야 한다. 21세기에 독일과 일본의 역할은 과연 무엇일까?

    근대 유럽 역사독일이라는 신흥 국가의 정체성 문제에 대응한 일이라고 해석해볼 수 있다.

    영국·프랑스보다 늦게 통일된 독일은 강대국도, 그렇다고 소국도 아닌 어정쩡한 위치에 서 버렸으니 말이다.


    두 번 전쟁을 치르고도 풀리지 않았던 독일 정체성 문제

    '2차 세계 대전 이후 팍스 아메리카나와 유럽연합을 통해 (해결된 것이 아니라)

    단순히 잊혀 버린 것이 아닐까' 하고 미국 정치학자 로버트 케건은 최근 질문한다.


    그렇다면 만약 유럽연합이 해체되고 미국이 더 이상 룰 기반의 국제사회를 유지하지 않는다면?

    국가와 민족이 다시 자기들의 생존만을 위해 각자 '뛰기 시작한다면?'

    과거의 죄를 문책하고 반성을 요구하는 것은 물론 당연하다.

    하지만 과거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언제나 미래다.

    독일을 강력하게 견제하기 위해 유럽 사회가 역설적으로 포옹과 화해를 선택했던 것과 같이

    일본을 더 효율적으로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화해와 포옹 역시 우리가 사용해야 할 도구 중 하나여야 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5/28/201905280381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