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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100주년 맞은 5·4운동, 中 정부와 학계에 긴장이 감돈다는데…

colorprom 2019. 5. 6. 16:31



100주년 맞은 5·4운동, 정부와 학계에 긴장이 감돈다는데


조선일보
                             
  • 배경한 부산대 교수
    •          
    입력 2019.05.06 03:00 | 수정 2019.05.06 07:10

    '애국' 틀 안에 가두려는 정부 "5·4운동은 청년애국운동"
    개혁적 열망 주목하는 학자들 "민주주의 등 사회 변혁이 목표"

    /배경한 부산대 교수



    3·1운동 두 달 뒤에 발발한 5·4운동은 중국에서 현대사의 출발점으로 여길 만큼 중요한 사건이다. 1919년 5월 초, 1차 대전 패전국인 독일이 중국 내에서 가지고 있던 이권을 일본이 계승한다는 주장이 파리강화회의에서 나오자 이에 격분한 학생과 시민들이 전국에서 반일(反日) 시위를 벌였다. 이 시위는 베르사유 강화조약 조인 거부와 친일(親日) 관료 파면이라는 성과를 얻어냈다. 5·4운동은 현대 중국의 기반이 된 국가적 독립(반제·反帝)과 민주주의의 출발점이라는 의미를 가지게 됐다. 5·4운동에서 제기된 목표, 특히 민주주의는 100년이 지난 오늘날 얼마나 성취됐는가.

    시진핑 주석은 지난달 30일 5·4운동 100주년 공식 기념행사에서 망국 위기에 맞선 청년애국운동과 중국공산당 창당 배경으로서의 의미를 강조했다. 시 주석은 "청년의 마음으로 당에 봉사하여 신시대를 세우자(靑春心向黨, 建功新時代)"는 표어를 내걸었다. 역사학자들은 시진핑의 입장을 어떻게 볼까.

    지난 4일 중국 베이징대에서 열린 5·4운동 100주년 기념 콘서트. 100년 전 5·4운동이 내건 ‘민주’와 ‘과학’은 중국이 성취해야 할 목표로 제기되고 있다.
    지난 4일 중국 베이징대에서 열린 5·4운동 100주년 기념 콘서트. 100년 전 5·4운동이 내건 민주과학은 중국이 성취해야 할 목표로 제기되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4월 27일과 28일 중국사회과학원 근대사연구소 주최로 베이징에서 열린 5·4운동 100주년 국제학술회의는 중국 역사학계의 입장을 들여다볼 기회였다. 5·4운동 연구자를 포함한 90여 명의 중국 안팎의 학자가 참여한 이 회의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5·4운동에 대한 전통적 해석이 도전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 해석은 5·4운동을 항일 애국운동으로 보거나 노동운동을 비롯한 민중운동의 활성화와 연결해 중국공산당 창당 배경으로 설명해 왔다. 하지만 이번 회의에선 이런 공식 해석에서 벗어나 5·4운동을 사회, 문화적 변혁 등 다양한 시각으로 접근하는 발표가 나왔다.

    중국 정부는 이번 학술대회 개최를 곤혹스러워했다. 10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이지만 중앙정부 허가가 늦어져 불과 석 달 전에야 개최가 결정됐다. 그 배경에는 당국과 학계 사이의 이런 인식 차이가 놓여 있는 것 아닌가 싶다. 국가에 대한 인민의 헌신(애국)이라는 틀 안에 5·4운동을 가두려는 당국(국가)과 5·4운동을 민주주의를 포함한 광범위한 사회 개혁으로 보려는 학계(개인) 간의 긴장 관계가 이 회의에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5·4운동 주역은 대학생과 청년층이었다. 오늘날 소장(청년) 학자들의 자유분방한 연구는 '민주와 과학(이성)'이라는 5·4운동 슬로건이 역사적 유물이 아님을 보여준다. 중국학자들이 늘 하는 말이지만, '5·4'는 단순히 지나간 역사가 아니라 여전히 성취해야 할 목표라는 말이 실감 났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5/06/201905060006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