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314 목
양지 바른 곳에 앉아 병아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누구는 손주를 맡아 달라 한다는데 딸은 제게 병아리를 맡기고 외출을 했습니다.
병아리가 팔 개월은 지나야 알을 낳기 시작합니다.
물 주고 먹이 주고 온도 맞춰 주고 해야 할 일들이 하나둘이 아닙니다.
하루 된 병아리들이 삐약삐약 합니다.
저 쪽 닭장에서는 성계들이 우렁차게 외치고 있습니다.
저녁 밥 때가 되가고 있다는 겁니다.
오랜만에 맑고 푸른 하늘 아래 닭과 병아리 개 네 마리 그리고 접니다.
서로 말은 통하지 않지만 서로의 안녕을 바라며 함께합니다.
아내는 냉이를 캔다고 저 멀리에 있습니다.
해가 좋은 시간입니다.
개 네 마리가 조는 건지 자는 건지 널부러져 있습니다.
병아리 지키느라 졸지도 못하지만 나쁘지 않은 오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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