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 세상]

[미국]"뉴욕은 작은 교회 위 59층 지었는데…서울시 감수성이 없다" (한은화 기자, 중앙일보)

colorprom 2019. 1. 23. 13:51

"뉴욕은 작은 교회 위 59층 지었는데…서울시 감수성이 없다"

 
서울 중구 세운재정비촉진지구 3-4 구역 앞에 선 김용원 건축가. 장진영 기자

서울 중구 세운재정비촉진지구 3-4 구역 앞에 선 김용원 건축가. 장진영 기자


재미 건축가 김용원(67ㆍYK 건축사사무소 대표)씨는 을지로 재개발 현장의 목격자이자, 당사자다.
강남 테헤란로 포스코 센터를 설계한 그는 4년 전 귀국해,
현재 철거가 진행되고 있는 세운재정비촉진지구 3-4구역의 한 빌딩에 사무실을 차렸다.
가족 명의의 빌딩이었다.
그의 증조부는 1993년 건국 포장이 추서된 애국지사 김조현 선생이다.  
 

재미건축가 김용원이 겪은 을지로 재개발
애국지사 김조현의 증손자, 을지로가 고향
"작은 교회 부수지 않고 그 위로 59층 지어 미국 뉴욕의 명물된 시티 센터에서 배워라"


그는 “증조부의 뒤를 이어 그의 조부도 독립운동을 펼치다 하얼빈으로 피신했고 귀국해 을지로에 자리 잡고 간장 공장을 운영하셨다”며 “이 일대에 독립운동가의 집터가 꽤 많은데
나 역시 미국으로 가기 전 유년 시절을 가족의 보금자리인 을지로에서 보냈다”고 덧붙였다.  
 
최근 작고한 아버지를 대신해 빌딩을 관리하면서 그는 을지로 일대 재개발에 휘말렸다.
그는 “박원순 시장이 재생이라고 말해왔지만, 가족이 겪은 것은 분명 재개발이었고,
시행사 주도의 대규모 재개발에서는 을지로가 절대 보존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18일 오후 철거 가림막이 설치된 서울 중구 을지로 일대. 장진영 기자

18일 오후 철거 가림막이 설치된 서울 중구 을지로 일대. 장진영 기자


뭐가 문젠가.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 재개발 사업 자체가 문제다.

지주(地主)들이 75% 동의하면 이들의 땅을 넘겨받은 시행사가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사업 주체가 되면서

다른 목소리를 담을 수 없다.

보존은 사치다. 시행사는 ‘최대 이익’만 바라보며 달린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받아 추진하기 때문에 시간은 곧 돈이다.

재개발에 동의하지 않는 25%의 지주와 세입자 모두 강제 수용으로 쫓겨난다.

수용 과정에서의 편법과 불법, 놀랍게도 여전하다.

2019년 서울 을지로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어떻게 개발해야 했을까.  

“도시의 생애 주기상 다시 짓는 일은 꼭 필요하다.
하지만 세운상가 일대를 재생한다고 방향키를 잡았을 때, 제대로 된 조사부터 해야 했다.
을지로의 생태계와 매력을 살리면서 어떻게 개발할 것인지 연구하고 방법을 찾게 해야 했다.
밀고 네모반듯한 건물 짓는 게 제일 싸고 빠른 방법이다. 한국 재개발의 현주소다.”
 
미국 뉴욕 시티그룹 센터 지상부의 모습. 기존에 있던 교회를 부수지 않고, 10층 높이의 필로티를 띄워 초고층 건물을 지었다[위키피디아]

미국 뉴욕 시티그룹 센터 지상부의 모습. 기존에 있던 교회를 부수지 않고,

10층 높이의 필로티를 띄워 초고층 건물을 지었다[위키피디아]

개발하면서 보존하기, 어렵지 않나.  

“1977년 완공한 미국 뉴욕의 씨티 그룹 센터가 훌륭한 사례다.
59층짜리 고층 건물인데 10층 높이의 필로티를 세우고 그 위에 건물을 지었다.
기존에 있던 작은 교회를 허물지 않기 위해서다.
교회를 그대로 두고, 엄청난 높이의 네 기둥을 박고서 고층 건물이 들어섰다.
비용은 많이 들었지만, 빌딩 아래 뉴욕의 오밀조밀한 거리는 지켜졌다.
건물 아래에 교회와 카페와 공원이 있고, 햇살도 들어온다. 뉴욕의 명소가 됐다.
한국의 전통과 유산을 미래 자손에 남겨줘야 하는 책임이 한국인에게 있지 않나.
정치가든 공무원이든 사업가든 아무도 이런 고민을 하지 않는다.”
 
중국 장쑤(江蘇) 성 옌청(鹽城)시에서 도시 설계 자문을 맡고 있다고 했다.

옌청시는 한국의 자동차부품 기업을 유치해 발전하고 있는 도시다.
그곳에서 대규모 산업단지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데 자문을 맡고 있다.
중국 공무원들이 내게 아이디어를 달라길래 ‘당신들의 과거를 파헤쳐 발굴해보겠다’고 했다.
과거와 오늘과 내일을 잘 연결해야 도시의 자산이 된다.
옌청시 공무원들이 한국에 답사 왔을 때 인사동 골목길부터 봤다.
허허벌판에 짓는 산업단지조차도 과거와의 연결을 고민하는데,
건축적으로만 봐도 이렇게 자산이 많은 을지로를 무작정 밀고 네모반듯한 건물을 올린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박 시장이 전면 재검토를 하겠다고 했는데.


“재검토가 아니라, 일단 중지부터 해야 한다.

지금도 철거는 진행 중이다.

구청에 철거 신고만 하면 현장에 사람이 살든 살지 않든 확인 절차도 없이 철거된다.

을지 면옥 옆 구역까지 철거용 비계가 설치됐다.

을지로는 조선 시대 나라가 허용한 시장인 ‘육의전’의 배후 공장이기도 했다.

일대를 파기 시작하면 옛터와 유물이 쏟아질 텐데 서울시는 대책을 가졌는지,

지금 상황을 보면 대충 치울 것 같다.

옛 유산을 보호해야 경제효과를 거둘 수 있는 시대인데도 그런 문화적 감수성이 없어 안타깝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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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중앙일보] "뉴욕은 작은 교회 위 59층 지었는데…서울시 감수성이 없다"

  • kara**** 2019-01-23 13:04:39 신고하기

    뉴욕에 시티그룹 센터를 지을때 기존에 있던 교회 자리만 유지하며 1900년대 초반 부터 있던 교회를

    완전 철거하고 1977년에 빌딩공사와 함께 새로운 건물로 교회를 지었습니다.

    오래된 옛날교회를 보존하면서 지었다는것은 사실과 다릅니다.


            

  • jame**** 2019-01-23 12:10:59 신고하기

    원숭이가 뭐 아는게 있나요 철학이 있나요 그저 인기 좀 끌어볼까 이랬다 저랬다.

    지돈 아니라고 돈이나 펑펑쓰고 중국 떼넘들한데 알랑방구나 뀌고


            

  • join**** 2019-01-23 11:29:26 신고하기

    이 건축가 상당히 감성적으로 접근하구나. 미국의 오래된 작은교회라던가 일본의 노표와는 확연하게 다르다. 한국의 노표(???)는 단순 거죽때기 오래된 집이고 위생적으로나 보기에도 불결하다, 뭘 알고 이야기 하라 .일본 200년 이상 된 노표들 보라 들어가면 우선 정원부터 죽여준다/ 아까마츠(赤松)으로 지어져 있으면서 그 분위기는 완전 다르다 음식점이라기 보다 건물을 보면 하나의 문화재 유적처럼 보이는데... 한국은 어떤가 완전 입구에서 부터 완전 때국물이 줄줄 흐르는데 무슨 감성적 접근으로 도시재생사업을 고려 해야 한다는 말을 하는가? 몰라 전주 한옥마을이나 같이 되면 몰라도 그저 한개인이 오랫동안 해왔다는 맛집이유만으로 철거를 고려해야 한다(??) 참으로 어처구니 없구나. 완전 도시의 흉물에 불과 한 것을 ......


            

    • shad**** 2019-01-23 12:12:59 신고하기

      을지로에 있던 건물들은 아직도 있나? 내장 타일을 외벽에 붙였던 우스꽝스러운 건물들이었지.

       

    • join**** 2019-01-23 11:57:30   

      이 건축가 자신의 개인사에 대한 연고로, 말도 되지 않는 미국의 오래된 교회를 결부 시켜

      궤변을 늘어 놓고 있구나 ,

      일본의 노포와 을지로의 을지면옥과는 전혀 맞지도 않을 뿐더러 연관 시키지도 말라 .

      일본 노포(老鋪) 보지도 못했나?

      단순 오래된 맛집 한 두개 같고 도시재생 정책을 뒤집다니....

      글고 이 건축가 자신의 가정사로 연결해서 말 하는것 자체가 웃기는 일 아닌가?

       

    • shad**** 2019-01-23 11:49:42   

      누가 아니라오.

      아무 가치도 없고 혐오감을 불러 일으키는 다 쓰러져 가는 건물들은 늦기전에 때려 부셔야 한다.

       

    • tsle**** 2019-01-23 11:46:14   

      잘 읽고 갑니다

        

  • jsuh**** 2019-01-23 11:26:17 신고하기

    내 생각도 있고 당신 생각도 있고 그리고 그들 생각도 있는 거고...

    내 생각은 옳고 당신 생각이 틀리다는건 바꿔말해 내 생각이 틀리고 당신 생각이 옳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 ei**** 2019-01-23 11:22:25 신고하기

    이친구는 자기돈 들여서 을지면옥 위에 거대한 필로티 만들라고하면 할까?

    그리고 도시재생하고 독립운동가는 무슨연관이 있나? 별개로 존경받아야하는것아닌가?

    세운상가에 뭔과거를 보존해야할 역사가 있는지 궁금하다.

    그역사유물 잘보존하고 연구는 하는건가?

    건설은 시간이 돈인데 이제까지 뭐하다 이제와서 재검토니, 중단이니하는 말이 나오나?



  • [출처: 중앙일보] "뉴욕은 작은 교회 위 59층 지었는데…서울시 감수성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