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선목사님

담임 목회를 시작할 때

colorprom 2019. 1. 9. 17:17

<교회를 희망하다>


03. 목회는 필요한 내용을 나눠주는 것입니다.


Q: 담임 목회를 시작할 때 막막한 마음에 선배 목회자들을 찾아가 자문을 구한 적이 있습니다.

목사님은 목회의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어떤 지침을 주시는지요?


A: 선배는 먼저 간 사람입니다. 그러니까 후배는 선배에게 업혀 가면 됩니다.

선배가 가는 데까지, 말하자면 공짜로 가는 것이지요.

선배는 평생에 걸쳐서 간 것을 자기는 20년만에 가는 것입니다.

선배가 길을 닦아 놓아서 쉽게 가는 것입니다.

길을 만든 사람에게 업혀 가서 더 넘어가게 만드는 것이지요.


 선배들은 자신들이 이렇게 길을 닦고 후배들이 이 길을 쉽게 오고 건너가는 줄 모르고

자기가 봉사한 이야기만 할 수 있습니다. 보통은 그렇게만 이야기를 하지요.

 

요즘 KBS에 <뿌리 깊은 미래>라는 프로그램이 방영됩니다.

옛날에 있었던 이야기들을 다루는데, 경부고속도로를 깔았던 이야기, 파독 광부들 이야기 등 참 좋습니다.

예전 감동을 불러 일으켜 국민들에게 자긍심을 불어넣어주는 것 같습니다.


 "방향은 길을 가르쳐 주지 않는다"는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저기가 동쪽이다"하는 것은 가르쳐 주지만 동쪽으로 가려면 어떤 길로 가야 하는지 가르쳐 주지 않습니다.
 

이이야기가 언젠가 우리나라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나왔습니다.

바람이 제트기류를 몰고 반대로 불어 사하라 사막의 모래가 그 바람을 타고 중국에 와서 황하를 만듭니다.

이름이 '황하'인 이유는 누렇기 때문입니다.

사막에 있던 모래가 바람을 타고 와서 새 흙을 쌓아 땅을 비옥하게 해 줍니다.

"저기서 날아온다"와 거기까지 가는 것은 이야기가 다릅니다.


저는 방향을 이야기하는 사람들 속에서 자랐습니다.

"저기가 올바른 길이다"하고 걸어갔지요.

중간에 먹기 위해 쉬어야 하는 것도 알게 되었고, 잠을 자야 하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방향은 일직선인데 은 일직선으로 나지 않았습니다. 가려면 우회를 해야 했지요.

겨울이 되면 과동을 해야 했습니다.

그런 것들이 대동여지도같이 된 것이지요.

길을 그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모두가 가야 합니다.

길을 보존하는 일이 아니라 가야 하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