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

(45) 김남조(1927~) (김동길 교수, 조선일보)

colorprom 2018. 10. 20. 15:48


[Why] "한국문단 3대 여성 시인자연과 인간, 나라 사랑은 늘 간절했다"


조선일보
                             
  • 김동길 단국대 석좌교수·연세대 명예교수
    •          
    입력 2018.10.20 03:01

    [김동길 인물 에세이 100년의 사람들] (45) 김남조(1927~)

    김남조 일러스트
    일러스트=이철원
    한국 현대사에 등장한 여성 시인 세 사람을 고르라고 하면
    나는 서슴지 않고 모윤숙, 노천명, 김남조 세 시인을 거명하겠다.

    김남조는 틀도 크고 생각도 큰 특이한 시인이다.
    언어 구사에 남다른 재능을 타고난 것도 사실이지만
    자연과 인간에 대한 넘치는 사랑을 품고 있고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이 늘 간절하다.

    내가 시인 김남조의 이름을 처음 들은 것은
    아마도 그의 첫 시집 '목숨'이 햇빛을 보게 된 1953년이었을 것이다.

    김남조는 1927년 9월 대구에서 태어났다.
    그는 국민학교를 마치고 일본 후쿠오카 규슈여고에 입학하였다.
    학업을 마치고 일본에서 돌아온 그는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국문과에 입학하였고
    1950년에는 연합신문에 두 편의 시를 발표하여 문단에 올랐다.
    1951년 피란 중에 대학을 마치고 이화여고 교사를 거쳐 숙명여대 전임강사가 되고
    정년퇴임을 할 때까지 숙대에서 문학을 가르쳤다.

    1955년에 많은 여성들의 선망의 대상이던 조각가 김세중과 결혼하게 된다.
    김남조는 나이 90을 넘은 오늘도 여성으로서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젊은 시절 사진을 보면 그는 정말 매력적이었다.
    대구 여자답게 '굳세어라 금순아'의 금순이보다도 더 굳센 여성인 동시에
    감성이 또한 풍성하여 웃기도 잘하고 울기도 잘하는 특이한 품성을 지니고 있다.
    그가 우리말 구사에 천재적 소질을 지니고 태어났음은 주지의 사실이거니와
    그가 내쏟는 시어 한마디의 뜻에는 다년간 문학적 연수의 흔적이 깃들어 있다.

    그가 공부를 많이 하는 시인 중의 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도 개성이 강하여 김남조는 고립될 가능성이 많았지만,
    점차 아집의 경지를 벗어나 남과의 교감이 가능한 시인으로 변모하게 되었다.
    그의 시집 '나무와 바람'이 그런 역할을 하였다고 보는 평론가가 많고
    그 작품 때문에 자유문학가협회상을 받기도 했다.
    1960년 정양사가 펴낸 시집 '정념의 기'에서 그는 이렇게 읊었다.
    "보는 이 없는 시공에서/ 때로 울고 때로 기도드린다."

    김남조만큼 많은 문인과 사귀어온 시인도 드물 것 같다.
    근년에 낙상으로 다리를 다쳐서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지만,
    문인들의 모임에는 가능한 한 참석하는 성의를 보여 준다.

    이 시인의 나라를 사랑하는 정신은 특별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오래전 LA에 강연을 갔다가 만난 적이 있다.
    나에게서 시국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하여 아침 식사에 그를 초대하였다.
    김남조는 다른 여느 시인보다 국가에 대한 깊은 관심과 우려를 가지고 있었다.
    나의 해답은 "걱정하지 마라"는 그 한마디뿐이다.

    대한민국 제1의 국시는 자유민주주의를 사수하는 일이라고 이 시인은 믿고 있고
    그렇지 않은 인간들을 한심하다고 여기고 있다.

    나는 재무부 장관을 지낸 이용만과 3년 전에 '장수클럽'을 시작할 때
    김남조를 우리 모임의 회원으로 하고 싶어서 그와 합의를 보고 그를 회원으로 초빙하였다.
    한 달에 한 번씩 우리가 모이면 반드시 시국을 진단하게 되는데
    우국지사 김남조가 먼저 조국이 직면한 위기에 대해 언급하면
    반드시 회원 이인호가 이에 호응하여 노장들이 모두 말문이 막혀 침묵이 흐르는 때가 있다.
    그럴 때는 90이 넘은 신촌의 김 노인이 한마디 할 수밖에 없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신약성서에는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
    내일 일은 내일 염려할 것이요 한 날의 괴로움은 그날로 족하다'는 말씀도 있다.
    '구약성서 예언자들의 사명이 무엇이었는가? 내 백성을 위로하라, 바로 그것이었다'라고 내가 한마디 하면
    내 말에 찬성하는 회원들도 있어 시인 김남조의 근심과 걱정이 다소 누그러지는 것 같다.

    2005년 발간된 '김남조시전집'은 평론과 연보를 합치면 1170쪽이나 되는데
    하루에 한 편씩만 읽어도 1년은 더 걸릴 것 같다.
    첫 시 '남은 말'로부터 마지막 시 '시에게 잘못함'에 이르기까지
    '아름다운 영혼의 고백'이라고 나는 말하고 싶다.

    김남조는 1986년 사랑하는 남편을 잃고
    밀어닥친 고독과 끊임없는 에로스의 욕망으로 흔들리고 방황하는 날도 있었겠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그는 자기의 종교적 신념에 집착하여 구원의 길을 모색하였을 것으로 나는 믿는다.
    그는 예수라고 하는 그리스도를 위해 어제도 살았고 오늘도 살고 있다.
    아마도 내일도 그리스도를 위해 살고 있을 것이다.
    아니, 생명의 영원함을 믿는다면 시인 김남조는 영원히 그리스도의 품에서 살아 있을 것이다.

    결점이 없는 인간은 이 지구상에 단 한 사람도 없다.
    나이 90을 넘고 보니 이 시대를 함께 살아온 이들의 단점은 보이지 않고 내 눈에는 장점만 보인다.
    그의 얼굴에는 언제나 속세를 떠난 깨끗한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세월의 파도에 씻겨도 변하지 않는 여성만의 아름다움이 있다는 사실을 그의 모습에서 느끼게 된다.

    "사람의 영혼은/ 너무 오래/ 기쁨에 굶주리면 안 된다고/
    암암한 절망에/ 위안의 꿀을 섞으시는/ 능하신 그 어른이/
    옷소매 잠시 스치신 일로/ 여기 지금/ 애처로이 장한/ 한란 벙그는구나."

    이제는 김남조 자신이 애처로이 장한 한란 한 그루가 아닐까.
    그 은은한 향기가 늘 방 안에 가득하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0/19/2018101902147.html


    김대웅(hjk****)2018.10.2013:09:30신고
    시한수 잠자는 ..호랑이를 깨운다 구름과 용을 부를것이다
    박수경(joooojoo****)모바일에서 작성2018.10.2013:04:12신고
    일본서 공부했다고 좌파들이 친일파로 몰지 않을까?
    안현진(rnfma****)2018.10.2012:50:30신고
    이분들도 훌륭하지만 박 대통령이 3대 세습독재를 종식 민족의 염원인 통일을 이뤄
    대한민국의 기적을 이루고자 대북강경책으로 일관하자
    지령을 받은 주사파가 조직적 반란으로 박 대통령을 불법감금 헌법을 위반 정권을 강탈 당함에 분노 
    태극기달기운동 등 결연한 의지로 자유대한민국을 수호하려다 감금된 신연희 전 강남구청장 역시
    역사에 길이 빛날 듯.....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0/19/201810190214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