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억 인구 대국 중국 외교관을,
인구 1만명 남짓한 남태평양 소국(小國) 나우루의 대통령이 "오만하다"며 공개 비난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지난 4일(현지 시각) 나우루에서
남태평양 섬나라 정상들이 참여하는 '태평양도서국포럼 정상회의'가 열렸다.
바론 와카 대통령을 포함해 18개국 정상과 외교관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중국 고위 외교관 두치원(杜起文·66)은 갑자기 나서서
기후변화에 관한 연설을 하기 위해 발언권을 요청했다.
좌장을 맡아 회의를 이끌던 와카 대통령은 두치원의 말을 끊고 발언 기회를 주지 않았다.
그러자 두치원을 비롯한 중국 대표단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회의장을 빠져나가 버렸다.
두치원은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회의장 주변을 성큼성큼 걷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노한 와카 대통령은 회의가 끝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단지 관리에 불과한 그가 국가 지도자들의 회의를 방해했다"며
"그는 고집을 부렸고 매우 무례했으며, 큰 소동을 일으켰다"고 했다.
와카 대통령은 "두치원은 큰 나라 출신이라는 이유로 우리를 협박하려 했다"며
"그는 우선 경청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나우루는 적도 바로 아래 위치한 인구 1만1000명, 국토 면적 21㎢의 소국이다.
나우루는 중국 측의 온갖 회유에도 대만과 외교관계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