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8.08.14 11:23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쟁이 고조된 상황에서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미국을 방문하자
중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 수호를 강조하며 강력 반발했다.
중국 관영 영자 매체 차이나데일리는 14일 사설을 통해
중국 관영 영자 매체 차이나데일리는 14일 사설을 통해
“차이(총통)는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사실을 지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차이 총통이 전날 중남미 수교국 순방길에 오르기 앞서
“그 누구도 대만의 존재를 지울 수 없도록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한 데 따른 비판으로 풀이된다.
차이 총통은 지난 12일(미국 시각) 대만 수교국인 파라과이와 벨리즈로 향하기 전
경유지인 미 로스앤젤레스(LA)를 방문했다.
대만 언론은 이날 차이 총통이 LA에서 큰 환대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타이완타임스는 “500여 명의 지지자들이 차이 총통이 머무는 인터콘티넨탈호텔 앞에서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는 문구가 적힌 푯말과 대만 국기를 흔들며 차이 총통을 응원했다”고 전했다.
차이 총통의 방미는
올해 3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미국과 대만의 ‘모든 레벨’ 공무원들이 교류할 수 있도록 하는
‘대만여행법’을 통과시킨 이후 처음이다.
미국과 대만 고위 공직자의 상호 방문은 1979년 미국이 중국과 수교하고 대만과 단교한 이후 중단됐지만,
대만여행법 통과로 다시 가능해졌다.
차이 총통은 이날 대만 국가원수 자격으로 미국 주재 대만 정부 기관인 대만 교포교육센터에서
차이 총통은 이날 대만 국가원수 자격으로 미국 주재 대만 정부 기관인 대만 교포교육센터에서
대만 교포 1200여 명과 만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공화당 소속 에드 로이스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과
중국계 미국인인 민주당 소속 주디 추 하원 의원도 함께 했다.
차이 총통은 13일 에드 로이드 미 하원 외교위원장 등 미 정계 인사들과 조찬 모임을 갖고,
LA에 있는 로널드 레이건 도서관을 찾아 연설한다.
차이 총통은 14~15일 파라과이, 16~17일 벨리즈를 방문하고,
18일 다시 미국 휴스턴으로 향한 후 20일 대만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중국은 차이 총통의 방미에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엄중히 지켜야 한다고 항의했다.
그러면서 그는 차이 총통의 미국 방문이 대만 독립 지지자들에 잘못된 신호가 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은 지난 10일부터 서해해서 대규모 해상 군사훈련을 벌이고 있다.
아울러 중국은 지난 10일부터 서해해서 대규모 해상 군사훈련을 벌이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번 훈련이
미·중 무역 전쟁이 격화되고 대만과 관계도 악화된 상황에서 이뤄졌다며,
중국 정부가 차이 총통의 방미를 계기로
미국과 대만 양국에 무력 과시를 통해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중국 정부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매체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중국 정부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매체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차이나데일리는 이날 사설에서 차이 총통의 임기가 시작된 첫날부터 그는
대만이 독립 국가가 아닌 중국의 일부라는 사실을 감추려는 노력을 지속했다고 비판했다.
매체는 차이 총통이 방문하는 파라과이와 벨리즈는 역사 상 잘못된 편에 서 있는 몇 안되는 국가라며,
차이 총통이 11월 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만 독립에 관한 미국의 지지를 강화하기 위해 미국에 방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차이나데일리는 중국과 별도의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자극하기 위해 ‘대만 카드’를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그러나 차이 총통이 아무런 결과도 얻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차이는 ‘독립’이 중국 정부가 그려 놓은 ‘레드 라인’이고, 그것을 넘어서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며 “실제로 그는 그것(독립)에 더 가까이 다가가려고 할 수록 더 깊은 곤경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과 대만은 1949년 각각 중화인민공화국과 중화민국으로 분리된 이후
중국과 대만은 1949년 각각 중화인민공화국과 중화민국으로 분리된 이후
중국 정부가 주장한 하나의 중국 문제로 갈등을 벌여왔다.
특히 2016년 대만의 독립을 강력
지지하는 차이 총통이 당선되면서 중국과 대만 양국 관계는 악화됐다.
미국은 중국과 수교를 맺으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남중국해, 북핵, 무역 문제 등에서 미·중 양국 간 갈등이 심화됐다.
결국 미국은 대만과 외교 관계를 재정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며 중국 견제에 나섰고,
이후 3국 간 관계는 복잡한 양상을 띠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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