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 세상]

[일본]한국 자영업에 '천하제일'은 얼마나 되나 (선우정 부장, 조선일보)

colorprom 2018. 7. 25. 15:57



[선우정 칼럼] 한국 자영업에 '천하제일'은 얼마나 되나

조선일보
                             
             
입력 2018.07.25 03:17

예전 세대는 일본에서 소니 전자제품을 샀다
요즘 세대는 일본 자영업이 만드는 작은 '천하제일'을 산다… 본질은 실력이다

선우정 사회부장
선우정 사회부장



2007년 일본에서 특별한 언론 보도를 접했다. 도쿄 이케부쿠로에 있는 한 라면집 이야기다.

46년 동안 라면을 만들던 주인의 다릿병이 악화됐다. 더는 주방에 서 있을 수 없게 되자 폐업을 결정했다.

문을 닫는 날 전국에서 라면 팬이 몰렸다. 수백 명이 가게 앞에 긴 줄을 이뤘다.

저녁이 되기 전에 400그릇이 동났다. 주인이 문을 닫으러 나왔다.

일본에선 폐업하는 것을 '노렌(暖簾·입구에 깃발처럼 치는 포렴)을 내린다'고 한다.

팬 수백 명이 이 광경을 보기 위해 가게 앞을 떠나지 않았다.

주인이 포렴을 내리고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팬들이 소리쳤다. "아리가토(감사합니다)!"


일본에서 본 두 가지 언론 보도가 가슴에 남아있다.

하나는 2011년 동(東)일본 대지진 보도다.

1만8000명이 숨지고 원전이 파괴되는 대참사에 언론은 냉정했다.

세월호 사건 때 한국 언론처럼 했다면 일본은 그때 무너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하나가 라면집 폐업 보도다.

주인은 라면 한 그릇을 '세계 최고'로 만드는 데 일생을 바쳤다.

그러다 건강이 무너져 은퇴하는 그를 향해 언론은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신문은 사회면 톱기사로 다뤘다. 방송은 헬기를 띄워 가게 앞 행렬을 생중계로 전했다.

주인은 100명이 넘는 제자를 길렀다.

말이 제자이지 경제적 위치는 최저임금을 받는 주방 보조 아르바이트만도 못했다.

그럼에도 그들은 독립을 꿈꾸면서 스승의 노하우를 배웠다.

일본에선 이 과정을 '노동'이 아니라 '수업(修業)'이라고 한다.

주인은 독립하는 제자들에게 '노렌와케(포렴을 나눈다는 뜻)'를 허락했다.

독립해 분점을 만들 때 스승의 상호를 무상으로 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는 3년 전 세상을 떴다. 하지만 그가 남긴 상호 '大勝軒(대승헌·다이쇼켄)' 석 자는

제자들의 수많은 '노렌' 위에서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자영업일본에서 진화하는 방식이다.

10년 전 일본 특파원 후반기에 도쿄 서부의 작은 동네에서 살았다.

대형 상권에 끼여 출퇴근 시간대 급행 전철은 건너뛰는 곳이다.

이런 곳에 강한 가게가 많았다. 특히 빵집이 대단했다.


70년 넘은 빵집이 있었고 천연효모를 만들어 전국에 이름을 날린 빵집도 있었다.

어떤 곳은 홀로 구워낸 빵을 양만큼 팔고 문을 닫았다. 입간판을 치우면 살림집으로 돌아갔다.

기업형 빵집 체인점보다 비싼 빵을 팔았다. 독창적이라 가능했다.


주민들은 그 독창성에 제값을 지불했다.

20년 전 살던 도쿄 오타구(區)엔 로켓의 상단 부분을 만드는 작은 공장이 있었다.

사장에 종업원 십여 명인 동네 공장이었다.

대기를 뚫고 우주로 돌진하는 로켓 상단의 미묘한 곡면이 공장 사장의 손기술로 완성됐다.

사장이 커다란 봉을 들고 곡면을 다듬는 끝손질 작업은 원시적이었기 때문에 인상적이었다.

그 원시성에 표준화할 수 없는 기술의 미묘함이 숨어 있다.


식당이나 제조업이나 자영업의 생명은 대자본이 돈으로 따라 할 수 없는 독창성이다.

정유재란 때 일본으로 끌려간 유학자 강항이 당시 일본에 대해 쓴 책 '간양록'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일본은 어떤 재주, 어떤 물건이라도 반드시 천하제일을 내세운다.

벽을 칠한다, 지붕을 인다, 도장을 찍는다는 따위에 천하제일 명패가 붙으면

금이나 은을 30~40정쯤 내던지는 것은 예사다.'


일본 자영업은 400년 이상 이런 토양에서 성장했다.

이런 나라의 자영업조차 인구 감소와 고령화, 신세대의 가치관 변화에 밀려 축소되고 있다고 한다.

우리 자영업일본에 비해 뿌리가 깊지 못하다. 그럴수록 알아주고 응원해야 하는데 반대로 간다.

소비자는 대자본의 독식(獨食)을 비난하면서도 어떤 분야든 이들의 상품을 선호한다.

수도권 가게 임대료는 일본 수준을 넘어섰고 임금도 일본 수준에 다가섰다.

자본, 지주(地主), 정부가 동시에 자영업을 공격한다.


이런 정부가 자영업 담당 청와대 비서관을 새로 둔다고 한다.

자리 하나 더 만들어 대기업, 건물주에게 화살을 돌리지 말고 최저임금부터 한국 수준에 맞췄으면 한다.

그래도 본질은 실력이다.

식당에 가면 상당수 주인이 주방이 아니라 계산대에 있다.

이른바 '뜨는 동네'엔 인테리어만 그럴듯한 패션 식당이 넘쳐난다.

동네 공장은 독창성보다 싼 임금에 사활을 건다.

한국 자영업엔 장인은 적고 경영자만 많다.


싸잡아 비난하는 건 아니다.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것이다.

예전 세대는 일본에 가면 소니 전자제품을 샀다.

요즘 세대가 일본에 가서 사고 먹고 감동하는 것은 일본 자영업이 만들어낸 작은 '천하제일'이다.


환경이 아무리 열악해도 본질을 외면해선 안 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7/24/2018072403147.html



이용재(nin****)2018.07.2513:59:02신고
난 친일파다. 나라 팔아먹는 친일파가 아니라 일본이 아직도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 많고, 민도가 높아 본받아야 되는 점이 많다고 생각하는 그런 친일파.
그리고 국제 정세상으로도 일본은 우리가 반드시 협력해서 중공에 맞서야 되는 파트너다
이를 어떻게 양국 국민의 정서적으로도 승화시킬지 정치권이 고민해야 되는데
아직도 무슨 이완용 같은 소리나 하고 있으니 답답하기가 그지없다.
김영대(se****)모바일에서 작성2018.07.2513:42:25신고
ㅎㅎ 이런 기사에는 당연 좌파애들이 친일이니 뭐니 하면서 웃기는 100자평 달만 한데 끽소리도 없네.. 아래 어떤분이 현대노조는 왜 토요타보다 생산성을 못 높이냐고 하셨는데..
생산성은 못 높였어도 임금은 토요타보다 높였습니다. ㅋㅋ
박규신(ggstone****)2018.07.2511:47:33신고
고군분투하십니다. 텅텅빈 머릿속에 겉멋 든 민주주의와 얼치기 인권이 국민을 행복하게 한다는
단순 무식한 문재인 일당이 선우기자님의 돌려차기 어법을 알고나 있을지 모르지만,
아무튼 나라꼴이 형편없이 무너졌습니다.
마음같아서는 나라 완전히 거덜났으면 하는 억하심정도 있지만,
그래도 내나라 내겨레인데 우매한 백성탓으로 돌리기에는 아픈 상처가 있는 민족입니다.
막연한 기대와 희망이 이 나라를 이꼴로 만들었는데 지금이 아니라 미래가 참으로 걱정입니다.
계란으로 바위치기 이겠지만 문재인 정권이 제정신으로 돌아올때까지 매를 들어주세요.
항상 고맙습니다.
최원혁(altkdlft****)2018.07.2511:17:30신고
문화 자체가 다르다.사소한 실수에 목숨을 받쳐야하는 문화.
폐를 끼침로서 자기 일족이 죽어야하는 문화를 가진게 일본이다.
일본언론이 냉정한게 아니라 거짓말해서 폐를 끼치면 책임지고 할복해야하는 문화다...
손석희,송주필이나 이진동처럼 국민에게 폐를 끼치는 언론인들이 존재할 수 없다.
부끄러운일이다.삼류 찌라시 언론들 ,삼류 정치인들이 국민에게 폐를 끼치고 있다.
김 도현(thec****)2018.07.2511:06:03신고
친일 이든 반일이든 우리 한테 유익하면 좋은 것이다.
미국이 한국에 대한 제철산업지원을 거부했을때 박정희의 명령을 받은 박태준이
일본 자본과 기술로 시작한게 지금의 포항제철이다.
삼성은 산요, LG는 히타치의 기술지원으로 시작했다.
현대차는 포드의 기술지원은 별 효과가 없었으나 미쓰비시의 지원을 발판으로 성장했다.
그리고 오히려 일본기업을 앞지른 기업도 생겨났다.
우리는 한국인이란 것을 잊지 않으면 된다.
일본이 문제가 아니라 전세계 누구든 우리보다 앞선나라의 기술과 제도는 받아들여서
우리가 더 앞서면 된다.
일본의 전후 배상금을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들은 정치인들 뱃속에 들어갔지만
박정희는 그 돈으로 북한보다 못사는 대한민국을 건설 하는데 투입하였다.
아직도 박정희가 친일파라고 욕하는 무리들 한테 묻고 싶다?
그 당시 서양 나라는 한국을 지금의 아프리카 빈국보다도 못한 취급을 했다.
선택의 여지가 있나? 왜 현대노조는 도요타 노조보다도 생산성을 못 높이나?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7/24/201807240314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