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경화씨가 일부러 발 걸은 거야???"

colorprom 2017. 12. 15. 20:50

2017년 12월 15일, 금요일


지난 2일 토요일, 교회에서 김장을 한다고 하여 부지런히 나갔다.

작년의 경험으로 잔심부름만 조금 해도 제법 묵직한 김치 몇 쪽을 얻을 수 있을 것을 알았으니까.  ㅎ~


교인 13명의 아줌씨들과 2명의 남자분들, 모두 15명의 교인들이 으쌰으쌰 시끌법적 일을 끝냈다.

500포기라고 했던가?  아뭏든 넓직한 비닐판을 놓고 빙 둘러서서 신나게 속을 넣었다.


나는 저 멀리 떨어져서 다 끝난 후에 나눠줄 김치포기들을 비닐에 담았다.

우리 일당으로 15개, 할머니권사님들께 드릴 15개, 서너포기를 넣은 비닐주머니 30개를 만들었다.


으흠...당근 나도 신나게 김치봉지를 들고 자랑스럽게 퇴근했다!  *^^*


다음 날, 일요일, 교회 출근(?)해서 늘 하듯이 지하 식당에 내려갔더니,

교회 식당일을 봐주시는 분이 혼자 앉아계시다가 나를 보자 기다렸다는 듯이 불렀다.

(언니뻘인 그분과는 꽤 편히 지내는 사이다! 그분과 봉사부장, 조수격인 나는 교회식당 3총사다!  *^^*)


이야기인즉슨...사람들에게 속 많이 넣지 말라고 주의주는데, 내가 뭔가 언잖은지 중얼거리더란다.

무엇이 언잖은가??? 하던 중에...마침 자기가 지나가는데 내가 발을 걸었더란다.

그래서 왜, 무슨 일인가...싶어 밤새 잠을 한숨도 못 잤더라나.


그러고 보니 내가 시큰~비틀~했던 때가 생각났다. (오랫만에 겨울맞이 허리협착증 증상이 나왔던듯~*^^*)

마침 그때 아줌마가 지나가다가 "야야~니 네 넘어지라고 일부러 발 걸었니?"했던 게 생각났다.

당연 농담으로 알고 웃고 지나갔었다.  나원참...


그럴리가요~내가 무슨 말을 했었는지도 기억 안 나구요...에이~내가 왜 그랬겠어요???  *^^*


그렇게 지나갔는데...으흠...스멀스멀 피어나는 생각...으흠...거 참, 어이가 없네...!!!

'그러니까요...내가 환갑도 훨씬 넘은 아줌마 넘어지라고 발을 걸 사람으로 보였구만요...!!!!'


예전에~ 예전에~ 20년도 넘은 전에도 그런 일이 있었다.

내가 폭행할까봐 무섭다고, 다른 회사 (6촌오빠 회사였다!) 남자직원을 데리고 나온 후배가 있었다.

나중에 그 남자분에게 물었다.  - 제가 때릴까봐 같이 내려오셨다구요?

그렇잖아도 그는 내가 '두얼굴의 사나이'인가...했단다.


20년의 간격을 두고...ㅋㅋㅋ~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아이고.....

며칠이 지나면서 뭉글뭉글 피어나는 생각들... 

내가 정말 그렇게 보이나???

그리고, 그렇게 생각했다는 그 아줌마를 앞으로 웃으며 볼 수 있을까???


(몇년이나 되었을까, 그분이랑 같이 식당에 있은게...같이 청소하고, 같이 설겆이하고...병문안에, 문상에...!)


그 와중에 남편 친구, 김의영씨의 글이 생각났다~!!!


피카소의 그림을 좋아하시지 않는다고요?
우리가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든 상관없이 피카소의 그림은 비쌉니다.
어마어마하게 비쌉니다.
피카소가 그렸기 때문입니다.


내가 봐도 내가 형편없는 사람이라고요?
우리가 보는 것, 내가 생각하는 것과 상관없이 우리는 존귀한 자입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만드셨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작품입니다.
그러니 존귀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은 실수하지 않으시는 분입니다.


우리 앞에서 우리를 분노하게 하고 실망하게 하는 는 어떻습니까?
그도 하나님의 작품입니다.
그도 존귀한 자입니다.

존귀한 자를 존귀한 자로 볼 수 있게 하여 주시옵소서.


([김의영 칼럼 - 20171121, 화요일)


내가 좋아하지 않는, 그래서 눈도 마주치지 못하는 사람들이 몇 있다.

거기에 또 한 사람 추가되려하는 지금이다.  환갑도 넘은 이 나이에!!! (부끄~)


아이고...아이고....교육진도는 계속 나가고 있다는 생각이다.

아...이 과정을 잘 넘겨야 하는데...그래야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을텐데...!!!


(물론, 선악의 문제는 아닙니다.  어리석음이지요.  개인적인...에휴~)

(아...역시나 나는 아직도 권사가 되기는 먼~듯 합니다!!! ㅠㅠ~)


내일모레, 교회에 가면...식당에 가면...으흠...내가 어찌하는지 보겠습니다!!!  ㅎ~*^^*



얼마 전에 고등학교 선생인 내 막내동생이 도둑누명을 썼었다.  금방 벗겨지기는 했지만.

아버지 간병인 아줌마가 친구에게 보내려고 사놓은 2만원 브라우스가 없어졌다며 막내동생을 의심했다.

그때 동생 마음이 이랬을 것이다.  ㅎㅎㅎ~


(제 남편 보기는 또 얼마나 기가 막혔을가...ㅋㅋㅋ~

지금도 아줌마와 같이 사는 동생, 그 마음이 편치는 않으리라...쯧~ 미안하고 고맙다, 동생아!  *^^*)


아~참 사는게 코미디 같다...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