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22 토
노랑 빨강 까망.
딸의 논이 그야말로 황금빛이다.
무르익은 벼가 만들어 내는 찬란한 색이다.
물론 벼만 있는 게 아니라 피도 많다.
자연 농법으로 키워서 이번 태풍 때에도 다른 논의 벼보다 쓰러지지 않고 잘 버텼단다.
그 노랑 사이로 까망 닛시가 달린다.
목줄이 풀린 모양이다.
빨강 조끼를 입은 딸이 닛시를 부르며 이리 뛰고 저리 뛴다.
딸이 힘에 겨운지 엄마를 부른다.
엄마까지 뛰고 달린다.
그럴수록 닛시는 더 신이 나는 모양이다.
노란 벼 사이로 없어졌다가는 돌고래가 솟구쳐 오르는 것처럼 까만 닛시가 뛰어 오른다.
그렇게 30여 분이나 지나서야 닛시에게 겨우 목줄을 거나 보다.
개를 무서워하는 나는 멀리 차안에서 지켜보며 저러면서까지 개를 키워야 하나 한다.
진주에 가서 닭장 짓느라 지칠대로 지친 몸으로 의령 닭장에 와서
저렇게 30분 넘게 뛰고 달리는 모녀를 바라보는 가장의 마음이 착잡하다.
딸은 통제가 되지 않아도, 순종하지 않아도 닛시를 사랑한다.
닛시도 딸이 자기를 사랑하는 걸 안다고 한다.
노오란 벼 사이를 냅다 뛰어다니는 까만 닛시가 나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하나님께서는 빨간 조끼를 입으셨을까도 생각해 보며 웃는다.
[colorprom 이경화] [오전 10:01] (씨익)빨간 조끼 하나님이요?ㅎㅎㅎ~저도 웃습니다! ^*^
[colorprom 이경화] [오전 10:07] 정말 황금들판입니다! ^*^
[김의영] [오전 10:09] 확대해서 보시면 까만 게 닛시 빨간 게 아영인데 보이시나요.
[colorprom 이경화] [오전 10:15] 잘 안 보이지만 그럴거라 생각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