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8월 29일, 월요일
할머니가 젊은 아가씨에게 화장품을 보여주며 좀 읽어달라고 했더니
의아...하게 보더란다. 한글을 모르는 사람인 줄 알고.
살짝 나온 배...임신부를 보고 일어나 자리양보하는 사람은 여지없는 아줌마들이다!!!
내 부모가 아직 젊은 시절에는...노인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었다. 그저 나이가 많은 '사람'인 줄 알았다.
내 부모가 노인이 되고, 나 역시 노년에 발을 넣고서야 알았다. 노인은 그냥 나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오늘 와이프 없이 혼자 자다가 밤에 다리에 쥐가 내려 혼났다는 의영씨 글을 읽으며,
혼자...라는 말에 마음이 걸렸다.
이와 똑같은 상황을 엄마가 나에게 말씀하셨었다.
나도 이같은 상황을 겪었었다. 그러나 내 곁에는 깨울 수 있는, 내 소리에 깨어나는 남편이 있었다.
어쩌면 엄마는 그 밤이 두려워 '빨리 가고 싶다...'하셨었는지도 모른다...
'너 늙어 봤니? 나는 젊어 봤다.'
겪어보지 못한 일들을 머리로는 알 수 있을지 모르나 느낄 수는 없다.
' 다 몰라서 그런다... 이해해라....'
새삼스레 엄마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문득문득 창피하다. 혼자 얼굴이 붉어질 정도로.
왜 갑자기, 느닷없이 생각지도 못한 옛일들이 생각나는 것인지.
정말 몰라서 그랬다! 그러고보면, 정말 몰랐었다. 내가 모른다는 것 조차도 몰랐었다.
몰랐다는 것을 알고...얼마나 부끄러운지...
정말 예전의 나를 아는 사람들을 내가 잊기를, 그들이 나를 잊어주기를 바랄 정도다.
베드로도, 제자들도 예수님을 몰랐었다.
그래서 그들이 예수님을 모르는 세상을 용서하고 끝없이 사랑을 전할 수 있었던 것이라 했다. 으흠...
어떻게 모를 수가 있지요???
문득문득 떠오르는 기억들...그런데, 정말 나도 믿어지지 않는데...내가 정말 몰랐더라구요...(아, 부끄!)
뭔가 마음이 스르륵 녹는 것을 느낍니다.
내가 늙긴 늙었나봅니다!!! ㅎ~
기운 빠짐...그것도 참 좋은 것이라 느껴집니다!!!
겪어서 안다는 것, 그만큼 힘들었다는 것인데...
그게 재산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참~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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