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의영묵상일기

비 오는 운동장에서

colorprom 2016. 6. 18. 14:45

20160615 수

 

오늘 아침 운동장은 사람이 없어 휑하다.
비로 가득한 운동장에는 맨발에 우산을 쓰고 걷고 있는 한 사람이 있을 뿐이다.
이른 출근을 하는 사람이 그를 한 번 보고 또 쳐다 보고 그의 길을 간다.
그의  뒷 모습을 보고 출근으로부터 벗어난 그 사람은 그를 보고 또 본다.
출근길의 그 사람과 맨발에 우산을 쓰고 걷는 사람은 다 학교에 있다.
이른 출근길이지만 그 사람은 그려지는 그림이고,
맨발에 우산을 쓰고 걷는 그 사람은 잘 그려지지 않는 그림이다.
상식, 비상식이 어디 있나?
옳고 그름이 어디 있나?
다름이다.
그는 이른 출근을 해야 하고.
그는 좋아서 비 오는 날 우산을 쓰고 맨발로 걷고 있을 거다.
있을 수 있는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다.
지난 밤을 새운 길 건너편 교회 십자가의 불빛이 아직 남아 있다.

 

 


[colorprom 이경화] [오전 9:04] (씨익)촉촉한 그림이 그려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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