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11일, 금요일
어제...남편이 수영장에 가면서 핸드폰을 놓고 갔다.
(허리가 아파 시작한 수영이 3년을 넘은 그는 수영장에 갈 때마다 핸드폰을 놓고 간다.)
남편 카톡으로 전화가 울려 받아보니 남편의 동창이다.
- 네, 허용씨가 외출 중인데요...3시 반에는 돌아올텐데 전화 하라고 할까요?
- 아, 아니요. 전화기를 놓고 간 것을 보니 어디 가까운 데 갔나 보지요?
그냥 허사장 목소리 좀 들어보고 싶어서 했어요...
전화기를 닫으며 보니 카톡 내용이 보였다.
- J씨라고 아시나? 연락해보고 오랫만에 회포를 푸시길...
아, 그러고 보니 그 위에 친구분이 복사해 붙여준 메시지가 있었다.
- 친구분 중에 허용씨가 있지 않나요? 제가 찾던 옛날 친구입니다....
제 연락처를 남기니 허용씨에게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나중에 남편과 통화가 된 그 친구분은 무척 걱정하더란다. 자기가 실수한 것 아니냐고. ㅎ~
아뭏든 페이스북으로 연결이 된 그날 이후로 카톡도 되고, 직접 전화통화도 되었다.
결혼 이후로만 쳐도 30년이 넘은 친구사이...
중고등부 학생회 친구들이 환갑이 넘어 이번 4월 말에 드디어 서울에서 만나게 되었다. ㅎ~
점심을 먹고 있는데 미국의 그 친구 전화가 왔다.
- 아저씨, 걱정 말고 나가서 받으셔~
볼그레한 얼굴로(?) 전화기를 들고 일어나 나가는 남편을 보며 문득 귀엽고, 한편 애처로웠다.
희끗성성한 머리가 마음쓰이지 않을까? (내가 가발 하자고 할 때 좀 하지...)
한달 정도 얼굴에 살 좀 붙게 해야하지 않을까? (수영하고 부터 살이 빠져 더 늙어보이는 듯하다!)
20살도 안되던 때의 친구를 이제사 보게되는 그 친구분은 또 섭섭하지나 않을까???
아, 세월이 정말 흘렀구나...하면서!!! *^^*
4월 말에 온다는 그 남편의 여자친구...공연히 나도 가슴이 따뜻해집니다!!! ㅎ~
- 아저씨, 당분간 살좀 찌웁시다!!! 알았지요?! *^^*
에이~내 남자친구들은 왜 아무 연락이 없는겨...!!!
사실은 만나고 싶지 않습니다.
문득문득 떠오르는 나의 철없던 모습이 무척이나무척이나 부끄럽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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