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15일, 일요일
무척 화가 났다. 그것도 교회에서.
어느 날부턴가 나는 K권사님의 집사, 비서, 연락책, 메신저가 되어있었다.
- 응, 누구 엄마야?! 오늘 차 있어? 그럼 아무 때나 우리 집에 좀 들러줘요.
- 응, 교회갈 때 조금 일찍 우리 집에 좀 와줘.
- 오늘 이거 K 권사님 댁에 좀 갖다 줘요....
얼마 전에 M씨가 뜨개질로 모자를 하나 만들어 또 내게 부탁했다.
- 이거, 내가 모자를 하나 떴는데 K 권사님한테 갖다 드려요...
그래서 내가 묘안을 짜냈다.
- 교회 사무실에서 주보를 보내고 있느니 그편에 넣어 보내면 될 겁니다.
우편물로 그 모자를 받으신 K권사님, 이쁘다시며 당신 며느님과 손주에게도 하나씩 떠달라고 하셨단다.
그러면서 실과 바늘을 나를 통해 보내겠다고 하셨더란다.
어제 전화를 받았다. '내일 교회가는 길에 좀 들르라고'
잘 되었지, 뭐. 어차피 설 선물을 갖다드리려했으니까....
오늘 들렀더니 '월정헌금 봉투'와 함께 쇼핑백을 주셨다. 실과 바늘이 담긴.
그런데 참 이상하지?! 솔직히 '실과 바늘이 담긴 쇼핑백을 들고 나오면서', 오늘은 좀 화가 났다...
정말 이상한 일이다...사실은 무지무지 화가 났다!!! 이게 왜일까???
실과 바늘 쇼핑백을 받으면서 언잖은 기색을 살핀 M씨가 말했다. '이경화집사가 예전같지 않아. 좀 변했어.'
얼른 말이 튀어나갔다. - 나도 늙어서 그래요!
얼레? 엉뚱한 답이 튀어나왔다. - 내 앞에서 '늙었다'고 말하지 말아! (서너살 위이시다, 나보다.)
100살 할머니가 90 할머니를 젊다고 부려먹는다더니...
오늘...10년 공부 도로아미타불~된 것 같습니다!!! 이힝~
그런데, 오늘 하필 설교 제목이 '인내'였다.
인내 = 오래 참음 + 기다림
감정과 사람과 상황을 (불평, 낙심, 좌절, 체념, 원망)으로 오래 참는 것이 인내가 아니다.
소망가운데 참으며 기다리는 그 믿음을 말하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사건이 [십자가] 사건이다.
예수님은 부끄러움과 멸시와 죄인들의 거역 조차도 개의치 않고 참으셨다!!!
아~오늘 설교 제목이 왜 하필 [인내]였을까?!
나는 겨우 이런 일로 분노를 분출시키고야 말았는데...아우~ㅠㅠ~
정말 지켜보고 계심이 확실합니다!!! 이이잉~~~~~
심지어 [CBS오늘의 양식] 조차도 '엄마 에이미씨가 기도하며 기다리는 모습이 나옵니다. 아이고...
아...부끄럽습니다. 특히나 사순절을 코앞에 둔...부끄러운 일요일, 주일입니다. ㅠㅠ~
내 속을 달래며(?) 청계천을 걸어 출근하다가 떠오른 생각, 노인을 위한 교회 택배 써비스!
노인들 집을 주 1회, 정해놓고 돌며 심부름 택배 서비스를 하는 것. 이거 어떨까?
봉사활동 거리 찾으시는 교회 성도여러분...이거 어때요??? ㅎ~이거 너무 속이 보이나요??? 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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