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0월 5일, 일요일
우리 모두 기저귀를 차고 엄마젖을 먹으며 말도 못하던 시절이 있었다.
돌이켜 보면 행복한 시절이었다.
년식이 좀 되고 보니 앞에 있는 사람의 이름이 떠오르지 않고,
뭘 잘 둔다고 잘 두면 끝내 찾지 못하는 일이 일상이 되어 버린 지금이다.
바쁘게 힘써서 달려는 왔는데 이제 남은 길은 어찌 가려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다.
계단을 오를 때 숨이 차는 게 당연하다.
주름도 그렇고 흰머리도 그렇다.
방금 전에 넘긴 책 내용이 아득한 것도 그렇다.
마음에는 원이로되 육신이 약하도다.
겉사람이 후패하여 지는 것을 안타까워 하지 말고, 속사람이 날로날로 새로워질 수 있음에 감사해야 한다.
몸도 마음도 다 약해져도 된다.
그때도 우리는 우리를 붙드시는 그분의 사랑과 은혜 안에 있기 때문이다.
어떠하든지 지금이 행복한 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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