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9월 11일, 목요일
수다방 글 목록을 보니 '우리 엄마아버지, [한 지붕 아래 부부]가 되십니다~곧. *^^* ' 이 있다.
아이쿠~이 글 후편을 안썼네~!
엄마는 '두 지붕 아래, 이산가족'을 선택하셨다.
엄마가 아버지 병원으로 안 가겠다고 하셨다는 것을 알고...기분이 묘~했다.
뭐라할까...약간의 배신감 같은 것?!
- 아저씨, 내 기분이 이상해...왜 이렇지?
- 그 전에는 엄마가 약자셨고, 그래서 엄마한테 마음이 갔는데, 지금은 엄마가 강자가 되신거야. 그래서 그래.
- 그런가???
정말 기분이 묘했다.
남편 말처럼 엄마가 강자가 되고, 아버지가 약자가 되어 그런가?
아니면 내가 두 군데 병원 다니기 힘들어서 한 군데로 합치고 싶었는데 그게 안되어서 그런가?!
마침 엄마에게 일도 보태졌다.
매 끼니마다의 인슐린 주사에, 비뇨기과 문제로 소변줄을 꽂는 일이 보태지게 되었다.
병원을 옮기면 새로운 간호사들에게서 소변줄을 꽂게 될테니 그것도 싫으셨을 것이다.
그새 정도 들고 익숙해진 이곳에 그냥 있겠다...는 확실한 이유가 생겼다!
가문의 장남으로, 한 가정의 남편으로 열심히, 열심히 사신 아버지는 그야말로 엄부였고, 엄마는 자모였다.
그러나 아버지는 포근한 단맛을 너무나도 꼭꼭 숨긴 날카롭게 맵기만 한 고추같았고,
엄마는 자모였으나 기가 푹~죽은, 자포자기한 모습의 '새장 속의 새' 같았다.
눈 감고, 귀 막고, 평생을 아버지 그늘에서 엄마 표현대로 '종'으로 살았는데,
그 왕은 자기 몸도 못 추스리는 노인이 되었고,
그 왕의 동생들은 80이 넘은 형을 완력으로 제압한 무뢰한이었다는 것에 스스로 화가 나셨다.
- 나는 인생 헛 살았다. 내가 바보지...내가 내 몸을 너무 학대했어. 내가 바보다...
- 흥, 내 딸, 사위들이 친정에 하는 것 보면 부끄럽지도 않은가?! 미안하지도 않은가...
늘 혼자말처럼, 중얼거리듯 툭툭 내놓던 말들...이제는 병원침대에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쌓이고 있다.
새장 안의 새는 새장 밖에 내놔도 날지 못한다던가...엄마는 아버지 안계신 집에서도 안절부절하셨고,
막상 우리들과 아버지 방문을 갈 때는 늘 몸이 힘들다며 사실 썩 내켜하지 않는 듯 하시더니,
병원생활을 하게 된 이제는 같은 병원, 같은 지붕 아래 있는 것도 부담스러워하셨다.
그래도 늘 우리를 생각해주시는 분이니 못이기는 척 같은 병원에 들어가시려니...했는데,
왠걸~겨우 병실을 해결했더니 '소변줄'을 핑계로 '별거'를 결심, 통고하셨다.
아....이거, 이거 배신이다!!!!! ㅠㅠ ...
그래, 엄마가 편한 게 먼저니까, 엄마 하고 싶으신대로 해야지...하면서도 좀 서운한 마음이 든다. 묘~하다.
요즘 우리끼리 농담처럼 주고받는 말...'조심해야 혀, 잘 해야 혀~낭중에 요양원에 같이 들어가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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