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9월 3일, 수요일, 가을비
아침부터 [가을비 우산속에] 를 벌써 들었다.
그런데 그게 최헌씨의 허스키한 목소리가 아니라 리메이크된 젊은 여자의 목소리였다.
누굴까...빌딩 계단을 올라오며 나도 모르게 흥얼거렸다. '가을 비 우산 속에...'
어제...우와...마음이 왼종일 시끌시끌했다.
아침에 부지런히 유부초밥 도시락 만들고, 고구마 찌고...아버지 도구(!)챙기고, 내 수저챙겨서
삼성병원으로 향한게 오전 11시 경~병원을 돌고돌아 집에 오니 8시가 넘었다.
암이 재발해서 통원 항암치료하러 암센타 2층에 누워있는 친구에게 도시락 배달,
항암이 힘드셔서 보름이 넘게 입원중인 H장로님께는 인사만 하고,
마침 장로님 누님께서 오셨기에 도시락은 놔두고 사모님과 외출해서 외식~수다, 약 1시간 반.
그리고 2시 좀 넘어 동생과 엄마를 만나 비뇨기과 진료와 검사...(이것도 2시간이 넘게 걸렸다.)
그리고 퇴근하려는 원장님을 잡아 의사소견서 받는다고 한의원에서 또 1시간. (침, 부항도...감사!)
그리고 아버지 병원으로 가서 거의 식사 끝나신 아버지 식탁에서 대충 저녁먹고, 집에 오니 8시가 넘었다.
으흠...집에 오는 길에, 집에 와서도 계속 죽음을 생각했다.
아니, 죽음이라기보다 지금의 삶을 생각했다.
친구에게, 사모님에게 한 말들을 거듭거듭 생각했다...
- 기독교인으로서 죽음은 무엇인가.
- 기독교인으로서 병은 또 무엇인가.
- 환자라는 신분으로 [살아있는 지금] , 어찌 살아야 할까...
오늘까지도 계속 머릿속이 바쁘다....
- 기독교인으로서 죽음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
- 기독교인으로서의 병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교통수단. 각자에게 허락된 방법 중의 하나.
- 환자로서 지금은 어찌해야 할까? 열심히 참고, 겪는다. 나름 즐거울 방법을 찾는다....
환자에게, 보호자에게 하고 싶은 말 -> 구원은 병이 나음만이 아닙니다. 병은 형벌이 아닙니다.
그러니 자책하지 마세요. 스스로 뭘 잘못했나...하지 마세요.
마침 멋진 글이 (행복한 경영이야기)에서 도착했다.
패자는 과거에 살아갑니다.
하지만 승자는 과거로부터 배우고 미래를 바라보며 현재에 일하는 것을 즐깁니다. - 데니스 웨이들리
자책함은 과거에 사는 것이다.
과거는 이미 지나갔다. 잊으라는 것이 아니다. 바뀔 수 없음을 인정하라는 것이다.
현재 상황을 인정하고 다시 오늘을 살아야 한다.
미래는...언젠가 죽는다는 것은 확실하다. 그게 언제인지, 어떻게 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현재는 환자이다. 환자는 살아있는 사람이다. (모든 사람은 노화라는 병을 가진 환자이다!)
언제 죽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가깝다는 느낌뿐. (인생 후반부...누구나 죽음이 가깝다!)
그럴수록 지금 잘 살 생각을 해야한다...할 일, 할 말을 해야한다. 그게 현재의 일이다.
현재에 최선을 다하면...죽음을 이기는 것이 아닐까. 그것이 승리이다.
헥헥거리며 뿅~하고 천국문을 들어설 때, 아이구...수고했다, 잘 했다~땀 닦아주시지 않을까.
지금 죽든, 가까운 미래에 죽든, 그것은 이미 예정된 일이다.
열심히 산다 = 열심히 죽는다!!!
징징거리며 살든, 담담하게 살든 다 죽는다. 열심히 죽는게 낫다. 천번만번 낫다.
나는 웃으며 가고 싶다~아하~나는 이렇게 갈 예정이었구나~~~~하고 웃으며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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