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친정] 쓰리쿠숀 효도법

colorprom 2014. 5. 9. 14:00

2014년 5월 9일, 금요일 

 

멀리 친구로부터 온 카톡 글, [어버이 날을 맞이하여]에서 [내가 참 잘한 일]을 찾았다!  ㅎ~

 

부모들이 한 순간이나마 행복하게 웃을 수 있는 것은
자식들로부터, 손자들로부터 전화를 받았을 때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부모님들은 자신이 느끼는 행복으로 자식들의 삶을 감싸 안는 것을 가장 좋아합니다....

 

솔직히 어느 날인가부터 시댁에 전화하기가 싫어졌다.

그때부터 매일 애들 옆구리를 찔러 전화를 시켰었다.

지금은, 다 큰 애들이 알아서 할머니, 할아버지를 챙긴다.

- 할머니 뵌 지가 좀 되었다 싶어서 오늘 할머니 댁에 들러 밥 얻어먹고 왔어요~

하며 얻어 온 과일을 꺼내놓기도 한다.

 

친정아버지께 무뚝뚝하게 대한다고 나를 늘 야단치는 것도 애들이다. 

특히 작은 애는 나를 '불효녀'라고 부른다.  에이그...

그러면서 아예 작정하고 애교를 부린다. 

'할아버지~'하면서 배에 얼굴을 부비고, 내 손을 끌어 아버지 귓볼을 만져보게도 하고...

(으~닭살~그러나 내 부모, 내 시어머니께 나 대신 어리광부려주는 애들이 고맙다, 사실! *^^*)

 

얼마 전부터는 아예 작은 애와  병원에서 만난다.

나는 오전 일을 보고 병원으로 가고, 휴학 중인 작은 애는 집에서 병원으로 가고.

그때부터 아버지 옆에는 작은 애가 붙고, 나는 그저 식사나 챙기면 끝~

거의 간병인들로부터 아버지 이야기를 듣고, 룸메이트 다른 환자들과 인사하고 노는 게 내 일이 되었다.

 

7 손자들 중, 규칙적으로 병원에 들러 아버지와 같이 시간을 보내는 애는 우리 작은 애 뿐이다.

저마다 역할이 있지만, 가장 실질적인 효자는 바로 [나]라고 생각한다~우하하하~

다 큰 자식을 꼬박꼬박 친정아버지 병원에 데리고 갈 수 있는 어미, 이거 쉬운 일 아니다!!!, 아무렴~!!!

 

작은 애야, 고맙다.  네 덕에 내가 효도할 수 있게 해 주어 고맙다!

큰 애도 고맙다.  한 밤중에, 잠깐이라도 남편과 병원에 들러 아버지께 외손주사위를 보여드려 고맙다!

얼마나 의젓하게 반기시고 고마와 하셨는지 모른다. 

(우리 애가 개혼이라 사위는 우리 사위 하나 뿐이다.)

 

결혼하여 애 낳아 이렇게 아버지께 애들을 보여드림이 제일의 효도라는 것은 아버지 웃음으로 알 수 있다.

작은 애를 보자마자 부터 아버지 얼굴은 환~해지신다.

식사 때도 입맛이 있네없네 하시면서도 작은 애와 마주 앉으셔서 종알종알 어느새 다~ 드신다.

그리고 헤어질 때는 그럴 수 없을 만큼 환히 웃으시며 배웅해주신다.

 

요즘은 일단 인사가 '너 혼자 왔니?'이시다.  작은 애를 기다리심이 분명하다.

(미국에 2주간 휴가갔을 때도, 나보다는 작은 애가 갑자기 안 보여 더 상심하셨을 것이다.)

 

내가 직접은 안해도, 아버지가 좋아하는 손녀딸을 '빌어서라도' 데려오는 일, 그게 내가 제일 잘한 일 같다!!!

빌지 않아도 스스로 와 주는 작은 애에게, 참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다.  소리 않나게, 여기에서...ㅎ~

우리 애가 이 블로그에 들어오는 일은 없을 테니, 이 글을 읽지는 못하겠지만, 우리 애에게 정말 고맙다.

그렇다고 손녀딸이 병원에 계신 할아버지께 찾아가는 일을 또 그렇게 칭찬하는 것도 우습지 않은가???

그러나, 고맙다. 사실은, '정말' 고맙다~

 

- 얘야, 고맙다!!! 우리 아버지와 친하게 지내주어, 고맙다!!! *^^*

 

 

가끔은 사실 욕심이 생깁니다.  아예 작은 애만 병원에 가라고 하고, 나는 일하면 어떨까?...

그러나 얼른 고개를 흔듭니다.  쉬이이...아니지, 이러면 안되지....

친정아버지 일은 어디까지나 '내 일'임을 잊으면 안되지!!!  그럼, 그럼~!!!

 

하나와 둘은 엄청 다릅니다.

작은 애가 지치지 않게...작은 애는 할아버지와 함께하게 하고,

그 둘러리는 내가 해야지요, 그럼요, 그럼요!!!

그 애가 지쳐서 못 간다고 하면, 그야말로 나 혼자 가야하는데~제가 그애 역할을 할 수 있겠어요???

이럴 때 잘해야 합니다.  욕심내지 말고...ㅎㅎㅎ~

작은 애가 계속 병원에 다닐 수 있게...고마운 마음 잊지 말고...ㅋㅋㅋ~

아버지께 작은 애와 정붙이고 익숙하게 했으니 (취직하거나, 학교가기 전까지는) 계속 오게 해야지요~!!!

 

나는 정말 똑똑한 아줌씨입니다!!!  ㅎ~

 

서로 잘 하는 일,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게 하고, 또 나머지 일을 도와주어야 합니다.

잘 하는 사람에게 다 몰아버리면, 그 사람이 두손 두발 들어버리면...그게 콩가루 만드는 첩경입니다!!!

 

교회도, 다른 모임에도 사실 이런 일이 많지 싶습니다. 

좋은 아이디어를 내면, '그래, 그거 네가 해라~'하는 식이 되니까 아예 입을 다물어 버립니다.

발 노릇, 손 노릇, 입 노릇...각자 잘 하는 일을 하고, 그것을 인정해주고, 고마와하면 참 좋을 텐데말이지요.

 

사실은, 우리 작은애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 시작했는데, 삼천포로 빠졌습니다.  ㅎㅎㅎ~

 

읽어주신 분들께도 감사합니다~ㅎ~오늘 수다, 끝~오늘 자랑, 끝~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