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친정] h) 오늘, 엄마, 아버지,노인요양병원 한 지붕 '견우직녀'되셨습니다~

colorprom 2013. 8. 13. 17:23

2013년 8월 13일, 화요일

 

 

드디어 두 분이 노인병원 7층 하늘정원에서 같이 식판식사를 하시게 되었다. 

자식들이 방문을 해야 그나마 함께 외출, 외식 (?!) 하실 수 있다. 

이나마도 얼마나 감사한지...마음은 하와이 특급호텔 외식~!!! ㅋ~ *^^*

 

 

지난 8월 3일, 토요일에 삼성병원에 응급실로 들어가신 친정엄마,

6일, 화요일에 인공고관절 넣는 수술을 하시고,

오늘, 13일, 화요일에 퇴원, 재활치료 목적으로 아버지 계신 노인요양병원으로 이송~

드디어 고참환자 아버지는 4층에, 신참환자 엄마는 3층에.

 

오전 내내 이 병원, 저 병원, 심지어는 엠블런스 아저씨까지 연락이 와서 마음은 부산했지만,

그래도 막내동생과  올케가 행동대원으로 병원일을 봐줘서 덕분에  나는 하루를 벌었다. 감사~

 

이제 엄마는 자그마치 네분 의사선생님을 번갈아 만나게 되었다.  신장, 심장, 무릎, 고관절~

당장 26일, 월요일.  9시에 혈액검사, 그리고  X 레이 사진찍고, 심장선생님 만나고, 무릎선생님 만나고.

또 9월 5일, 목요일, 9시에 혈액검사, 그리고  X 레이 사진찍고, 신장선생님 만나고, 고관절선생님 만나고.

9시까지 삼성병원에 가려면, 우리는 8시까지는 노인병원으로 엄마를 모시러 가야한다.

나는...6시 반에는 집을 나서야 한다.

 

자식이 여럿이면 길거리에서 객사한다...는 말이 있다.

그럴 수 있겠다 싶다.

나 혼자면, 이것 저것 생각도 없을 것이다.

엄마 가까이 올케가 있다는 생각에 무지 화가 날 때가 있다....에이그...찌질하다!!!  ㅎ~

남을 보지말고, 나를 봐라...내 부모, 내가 지킨다.  그러는게 당연한 일이다...하면서도 화가 난다.

'남동생, 너, 장인장모 어쩌고 하면 내 가만 안있을껴...' 혼자 중얼거리다가 스스로 어이없어 할 때도 있다.

사람의 모자람은 이런 때에 확연히 드러난다!  ㅎ~

나도 맏며느리요, 우리 큰애도 곧 맏며느리로 결혼할 것인데...

부모 일이면 자연스럽게 '며느리는?'하는 권사님들에게 어이없어하는 신식아줌마인데, 나도...

주위에 관계없이 '내 일은 내가 해야한다'는  쿨~한 사람인데...!!!

 

다행이다.  우리 올케가 이제 일을 한단다.  다행이다. 

혹시나~기대할 일, 섭섭할 일  없겠네...ㅎ~

어험!  이제 우리집에는 일이 없는 사람은 단 하나도 없다.  ㅎ~

 

도리도리...쉬...주위사람을 보지 말라.

내 일이다 싶으면 내가 하는겨!!!  못하면 말고...

내 부모 내가 챙기며 징징거리면...워쩌라고???  ㅎ~

그래, 일단 8월 26일 월요일, 병원나들이 맡아주어 고맙다, 올케.

'뭘요...당연한 일이지요.'라고 할 사람도 아니지만, 하지도 말게나.

시부모가 '며느리 남편을 내 아들이라 믿으면 바보'라는 세상인데,

시누이가 '우리 부모님을 올케 부모님이라 봐달라'하면 씨알이 멕히겠는가? 

공평해야지, 그럼...두 마음을 품는 사람은 정말 나쁜 사람인겨~'고마워~' *^^*

 

나는 며느리노릇 안하고 싶고, 올케는 며느리노릇 하라고 하는 여자는 나쁜 여자인겨~

내 딸은 며느리 아닌 인간이다~하면서, 며느리는 조선여자다~ 하는 시어머니도 나쁜 여자고!

나는 며느리노릇 안하고  싶고, 며느리는 '당연 사람노릇' 하기를 바라는 여자도 나쁜 여자, 맞지?!  ㅎ~

 

하기사... '며느리 노릇'이 뭔가요?  하는 세상인지도 모르겠다, 이미.

해맑은 얼굴로 '내가 뭘요?' 하는 ~

나도 누군가에게 이런 사람이었을겨...분명!  에이그...부끄... *^^*

 

최소한 '걸을 때는 운전자를 , 운전할 때는 걷는 사람을' 째려보는 사람...이 되지는 말자!!!  ㅎ~

사위이야기할 때와 아들이야기 할 때가 다른 것을 스스로 '인간적'이라 말하는 '뻔뻔이'는 되지 말 일이다.

적어도 교회를 다니는 사람으로, 이럴 때와 저럴 때의 두개의 자를 가지면 '아니, 아니, 아니되지요~!' *^^*

네...명심하겄습니다!!!

 

공동간병인은 개인적인 일에는 도움을 주지 않는다.

엄마와 아버지는 우리가 방문을 해야 옥상이든 1층이든 가실 수가 있다.

부부상봉은 가족방문 없이는 1층 사이라도 불가능하다.

......요즘 살살 잘 걸으시는 아버지가 아랫층으로 슬그머니 가실까 걱정이다.

엄마를 같은 요양병원으로 모시는게 아니었나...싶어 마음이 좀 무겁다.

'내 몸을 내 마음대로 못 움직일 때가 있을 수가 있구나...' 를 깨닫는다.

 

아들이 전부인 세상을 사셨는데, 당신이 노인이 되니 세상이 바뀌었다. 

그러나 80넘은 당신들이 바뀌시겠는가, 젊은 사람들이 '뒤로 돌아!' 하겠는가...ㅎ~

 

요즘 나의 관심은, 노인의 일상생활을 도울 수 있는 '간단 평범 노인아파트'이다.

병원같은 침대방 말고, 개인생활 가능한 '검소 공동생활 실버 타운'.

부자노인만 가득한, 거만하고 우아한 그런 실버타운 말고...

아파서 병원에 들어가기 전의 노인 아파트 한동 정도.

아, 돈!!!  ㅎ~~~

 

엄마 아버지 두분이 한 지붕 아래에 계시게 되니, 눈으로 보지 못한 대신 마음이 붕붕~떠다닙니다.

빨리 두분 모시고 7층 옥상에서 같이 식사하시게 하고 싶습니다.

허리는 굽으셨어도 휭휭~잘 다니시는 시어머니께 감사~

내 부모를 보니, 시어머니가 달리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어머니, 우리 친정부모님들 덕분에 제가 철이 좀 드는 것같지 않으십니까?  ㅎㅎㅎ~

꼭 겪어야 철이 나니...힘들어도 싸지요?  ㅎ~

어르신들...살아계셔 우리를 교육시키시는 것이니 감사합니다. 

무더위를 무사히 잘 지내시기를 바랍니다!  꾸벅~히유~(한숨) *^^*

(제가 시어머니께 잘했으면 올케에게 소리질렀을지도 모릅니다!  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