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친정] 참으로 요상했던 지난 토요일~(-><-)

colorprom 2013. 8. 5. 18:35

2013년 8월 5일, 월요일

정말 요상했던 지난 토요일을 고발합니다!

 

일을 좀 할까~하는데, 막내전화가 왔다.

- 언니, 지금 119 기다리며 전화하는건데, 엄마 대퇴부가 골절이 되었어. 

  지금 119 오는대로 삼성의료원 응급실로 갈거니까, 언니도 응급실로 와.

 

부랴부랴 응급실로 가니, 막내동생과 하나뿐인 올케가 번호표 들고 접수대에 서있다가 맞았다.

응급실에 누워계신 엄마는 시커먼 발바닥에, 너무 아픈 나머지 공포로 숨도 크게 못쉬고 계셨고.

 

늘 여름이면 기운을 못 차리시는 엄마는,

일요일이면 아버지 병원을 거쳐 엄마에게 가는 우리부부를 생각하며,

미리 영양제라도 맞고 기운을 차려 큰딸부부를 맞자고 생각하셨던가보았다.

늘 바빠하는 막내딸를 부르자니 미안하고, 그냥 가자니 조금 겁이 나셨는지, 막내에게 전화를 하셨더란다.

- 별일 없지? ... 나는 상가 병원에 영양제나 하나 맞으러 가려고...아냐, 벌써 나왔다...걱정마라.

그날따라 모처럼 여유부리던 동생은 얼른 따라나서겠다는 말이 안나와 '나중에 나랑 같이 가지...'하다가,

그냥 못 이기는 척 주저앉고말았는데, 아무래도 마음이 불편하여 '모시러나 가자' 하고 병원에 연락해보니,

하필, 휴가철이라 사람이 없어 일찌감치 영양제를 끝내신 엄마는 벌써  떠나셨다고 하더란다.

그제서야 부랴부랴 핸드폰을 하며 집을 나서니 세상에...한참이나 지나 기운이 다 빠진 목소리로 전화를 받으시더란다.  그리고 나서 드디어 동생과 만난 엄마는 길가에 비에 젖은 채로 털썩 주저앉아계시더라나.

빵은 비닐 밖으로 나와있고, 고구마는 뒹굴고...지팡이는 저기 있고.

택시를 타려다 단에 발이 걸려 대퇴부 골절이 되었단다.

 

불행 중 다행이라면 8월 3일, 휴가철의 토요일이라 단박에 6인실에 입원할 수 있었던 것?

불행 중 불행이라면 휴가철의 토요일이라서 당일로 수술을 못하고, 결국 화요일인 내일에나 하게된 것? ㅎ~

토, 일, 월...3박3일을 그렇게나 아파하며 진통제로 진통제로 지내면서.

 

이상한 것은...요즘 계속 꿈에 캐나다에 계신 이모를 만났는데, 

특히나 금요일 밤의 이모는 커다란 침대를 사서 가져간다시기에 왜, 어째 그러시나 궁금해하다 깼었고,

게다가 꿈속의 나는 짧은 머리카락이 여기저기 쑹덩쑹덩  빠져 잠이 깨고 나서도 기분이 꾸무리~했었다.

뿐인가, 카톡으로 연락된 둘째동생은 새삼스레 미국 아파트 주차장에서 하필 벤츠를 박았다 하고,

조카애는 수영장을 가려다가 보니 전날에도 입었던 수영팬티가 좌악~찢어져 있어 수영팬티를 사러갔다가

주차장 턱에 차 밑바닥이 좌악~ 긁혔다나. 그리고는 수영팬티 고르던 중에 외할머니 병원 호출을 받았단다.

남동생은 하필 토요일에 지방출장건이 잡혀, 잠깐 시간을 내서 혼자 아버지를 만나고 내려갔다고.

그 출장건만 아니었으면 엄마를 병원에 모시고 갔다가, 같이 아버지 병원으로 갔을거라고.

막내는 내내 엄마를 병원에 모시고  안 간 것을 마음에 걸려하고...평소같으면 그렇게 빨리 안끝났을거라고.

또, 걸음도 시원찮은 사람이 왜 궂이 길을 건너 택시를 타려하셨는가고 중얼중얼..(당근, 차비아끼시려고~!)

 

그래...일은 그렇게 나는겨...삼박자가 완벽하게 맞춰져서 그렇게 일어나는겨...

그래도 얼마나 다행인가, 엉덩이 아닌 것이, 꼬리뼈 아닌 것이..고관절 아닌 것이...

 

꼭 2년 전, 8월 2일에 무릎 인공관절 수술때, 마취에서 못 깨어나 섬망증을 2-3일간 앓아 놀랐었다.

2년 후, 팔순노인으로 또다시 전신마취할 일이 걱정되지만, '좋은 결과 상상하기, 수술 성공 상상하기'!!!

 

많이 공부하신 의사 선생님들의 최선과 우리의 확신과 하나님의 능력이 함께 하셔서, 

무사히 수술이 끝나고,

엄마와 아버지의 요양병원 상봉을 간절히 바란다.

 

엄마 수술 후, 아버지가 계신 요양병원으로 퇴원케 할 계획이다.

24시간 함께할 자식이 있지도 않거니와,

두 분 노인네만의 적막하고 힘겨운 생활보다는,

요양병원에서의 그나마 안전하고, 평안한 보호 하의 생활이 낫지 싶어서 이다.

 

잠자리는 다르더라도 24시간 의료진의 관리가 있고, 소박한 하루 3끼가 보장이 되고,

눈 앞에 오가는 사람들이 보이는 요양원, 요양병원이 낫지 싶어서 이다.

 

우리는, 우리 세대는 정말 이런 형태의 새로운 '대가족 생활'이 보편화 되리라 믿는다.

고아들의 고아원이 아닌, 놀이방이나 유치원이 일반화 되었듯이,

혼자된 노인들의 양로원이 아닌, 실버타운, 노인 아파트, 요양원,  요양병원이 일반화 되리라 믿는다.

 

엄마 병원에서 나와 아버지 병원으로 갔다.

우리를 보자마자 아버지는 기다리고 계셨다는 듯, 손을 위로하시며 , (옥상으로) '갈거지?' 하셨다.

가족이 와야 1층 로비든, 7층 옥상이든, 외출할 수 있는 호사가 가능해진다. 

요즘 아버지는 병원의 7층 옥상, 하늘정원에서의 식판 저녁식사가 최고의 외식이 되셨다.

 

제발...무사히 수술이 끝나, (노인의 골절 문제는 젊은이의 그것과 비교가 안되는 문제이다!)

아버지와 같은 요양병원의 7층 옥상, 하늘정원에서 함께 식판식사를 할 수있기를 바란다.

그것이 지금 이 맏딸이 바라는 최고의 소원이다.

 

자...월요일의 명동근무(!)가 끝났으니...이제, 엄마 병원으로 출발~~~!!!  *^^*

(내일 아침 9시 수술 확정.  잘 끝나기를...!

그리고 모레, 형님의 수술도 잘 끝나기를...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