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28일, 일요일.
내가 아버지 병원에 도착하고 조금 있다가 병원의 여자목사님과 함께 흰옷의 두 여자분이 병실에 오셨다.
- 이*주 할아버지, 오늘 교회 예배 참석, 감사합니다! 우리 귀하신 이*주 할아버지, 찬송불러드릴게요~
찬송가 2곡을 세분이서 불러주시더니 같이 또 기도하셨다.
- 이*주 할아버지, 아~멘~해보세요. 아~멘~!
- 아멘. (옴마나~!!! 아버지의 생애 첫 '아멘!'!!!)
그분들이 나가실 때 따라 나가서 인사드리고 싶었는데 아버지가 앉아계시니 나갈 수가 없었다.
아직도 조심스러워 눈을 못 마주치고 있는 중이다....
얼마 전, 엄마의 간병인아줌마가 아버지를 만났더니,
'누구더라, 누구더라...얼굴이 낯이 익는데...'하시더란다. 그래서,
'전에 같이 살았었잖아요?!'했더니, '아, 맞어!'하시더라고.
그러고는 '내가 머리가 이상해...'하시더니 '식구들은 다 죽었다고' 하시더란다.
당신 이름도 모르시더니, '어르신, 이*주, 이*주가 누구예요?'하니까 그제야 '나야, 나'하시더란다.
'다음에 올때는 애들 이름을 다 적어다 달라'고 하시며 손흔들고 '빠이빠이' 하시더란다.
그리고는 계속 문에 신경을 쓰고 계신단다. 올텐데, 온다고 했는데...하시며.
아버지가 우리가 살아있음을 아시고 집에 가겠다고 하실까 걱정이고,
우리가 살아있으면서 집에 안 모시고 가면 얼마나 상처받으실까가 또 걱정이고,
집에 모시고 가지 않는다고 흥분하셔서 또 낙상하거나 뇌에 이상이 생길까 걱정이고 해서,
아직도 얼굴을 마주치지 못하고 있다...아버지는 당신이 쓰러지실 때, 우리도 다 죽은 것으로 알고 계신다.
다른 분들 가족들이 들락거릴 때마다 얼마나 외로우실까...
다음 달 쯤에는 사위부터 얼굴을 보여드리자~하고 있다.
엄마는 아버지가 상태가 좋아지실 수록 더 걱정이 태산이다.
당신이 감당할 자신은 없고, 병원에 저렇게 혼자 계시게 하는 것도 죄스럽고, 우리에게 부탁도 못하고...
집에 멈마를 도와 같이 있어줄 젊은 사람이 없다는 것이 죄송하고 속이 상한다고 하니, 남편이 말로 도왔다.
- 우리가 번갈아 가 있을 생각을 하고 한번 부딪혀보지, 뭐.
아뭏든 내가 가 있을 때 아버지가 '아멘~'하시는 것을 보니 정말로 신기했다.
쓰러지지 않으셨다면 절대 일어날 수 없을 일이 일어난 것이다.
2013년 4월 28일, 토끼띠 우리 아버지 87년 평생에 처음 교회 출석하시고, 당신 입으로 '아~멘'하신 날이다.
기념으로 갖고계시라고 병원교회 주보를 엄마에게 갖다 드렸다...!
***아버지가 그렇게 좋아하시는 간병인 부부가 5년 중국비자가 끝이 나 일단 중국으로 돌아가신단다.
5월 1일부터 1주일간 새로 오시는 간병인과 함께 근무해주시다가 7일에는 완전히 그만두신다는데,
아버지가 섭섭해하실까 무척 속이 상한다.
많이 좋아지셔서 말이라도 통하는 상태이니 잘 넘기시기를 바랄 뿐.
이참에 당신이 병원에 계신다는 것을 이해하시고 우리와 만날 수 있으면 좋겠는데...
아직도 당신이 뇌를 다쳤다는 것을, 그래서 병원에 계신다는 것을 모르시니 문제이다.
5월...새로 아저씨 오시고, 아버지도 새로 가족을 만날 수 있으시기를 간절히 바란다!!!
병원 여자목사님, 우리 남편 친구 ***부부, 감사합니다~ 꾸벅~
참, 간병인아저씨, 아줌마~ 중국가시기 전에, 명동나오시면 꼭 연락주세요~~~! (정말 고마우신 분들!!!)
*** 움직이는 안내소 첫날 의 흥분과 아버지 글을 쓰고나니 벌써 오후도 한참 지난 5시다. 아이고~
일은 언제하고, 소는 언제 먹이나?! ㅎ~~이제 부지런히 일 할께요!!! 화,수,목, 금요일 빼고, 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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