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살 남편과 78살 아내...그리고 55세 맏딸의 저녁밥상.
늘 조용한 노부부사이에 영계(?) 딸이 함께여서인지
아버지는 가끔 술 한잔 반주로 즐기시기도 한다.
너도 한잔 할래? 하시면서.
어제는 총각무 한조각이 남아서인지 밥한술 더 먹어야겠다, 하시며 일어나시는데,
휠체어에 앉아 식사하시던 엄마...아주 작은 목소리로, 힐끗 아버지를 보시며 나에게 한마디,
-참, 오래살고 볼 일이다....
그리고는 아버지를 향해 덧붙이는 또 한마디,
-밥솥 열 줄 알아요?
뜨아.....!!!
아닌게아니라 이렇게저렇게 뚜껑여시는 폼이 영 편치않으시다. 세상에나...
오늘 아침식사자리에서 아버지이야기에 남편의 반응은, -아!! 남들은 그렇게 사는구나!!
나, 참...그 시절 이야기지!!! 첩이 있어도 능력이라던 그런 시절... "완죤" 남자들 세상이던 시절!!!
예전에는 그랬다치고...지금은 엄마가 휠체어에 의지하고 지내는 때인데,
지금도 아버지가 밥솥에 쌀 한번 안쳐보지 않으셨다는게 그게 말이되는가 싶다.
-내가 바보라서 그렇다...
자조섞인 엄마의 푸념.
...정말 이 세상에는 정말정말 다양한 프로그램이 입력된 사람들이 모여 살고있다.
그러니 어찌할 것인가.
-어린 자식을 키우는 어미의 마음....(밖에서 미움받지않게 키워야한다!!!)
-연로한 부모님을 돌보아야하는 자식들의 마음...(혼자서도 잘 지내시게 가르쳐드려야한다!!!)
...완전히 같은 내용 아닌가!!!
늘 같이 따라다니고싶어도 그럴 수 없으니 독립적으로 잘 지내도록 가르쳐야한다는 내용은
어린 자식이든 연로한 부모님이든 마찬가지 아닌가 싶다.
-10월에 (심장시술을) 했으니 어차피 내년에는 (무릎인공관절)수술을 해야하는데,
도대체 어쩌려고 저러시는가 걱정이다...
장기입원하게될까 걱정인 엄마는 그저 아버지 걱정에 땅이 꺼진다.
아....대가족으로 어울려 살던 그 시절도 아니고... 여자의 희생이 당연한 시절도 아니고,
어머니가 밥하기 싫어서 집을 나가는 상황도 아니고...아버지, 아버지...
-아이, 요새 밥물을 누가 손등으로 맞춰, 엄마~
컵으로 쌀 꺼내고~솥안에 금 그어져 있잖어~ 여기 이 금에 맞추면 되지~
우리 애들 초등학교 3학년부터 밥 했는데~
일부러 소리소리 내며 쌀을 안치는 것이 내가 아버지 교육시키는 법이다.
가끔은 공연히 큰소리로 당신 큰사위 흉을 보기도 한다.
아버지나 나나 우리는 모두 직접적으로 말하는 게 참 어색한 세대이다.
엄마에게 말하면서 아버지가 들으시기를 바라고,
아버지에게 바라는 바를 내 남편 흉을 보면서 들어주시기를 바라고.
이런 간접화법을 요즘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다고, 비겁하다고, 복잡하다고 한다.
나보다 더 옛날 분이신 우리 아버지...누가 좀 가르쳐주셔요~ 요즘남자 사는 법을...
옛날여자인 우리 엄마없이 잘살아내실 방법을...
---엄마, 엄마도 사실은 좋은 마누라는 아닌 것 아시지요?
남편이 마누라없이도 잘 살 수 있도록 가르쳤어야지요...
늘 조용한 노부부사이에 영계(?) 딸이 함께여서인지
아버지는 가끔 술 한잔 반주로 즐기시기도 한다.
너도 한잔 할래? 하시면서.
어제는 총각무 한조각이 남아서인지 밥한술 더 먹어야겠다, 하시며 일어나시는데,
휠체어에 앉아 식사하시던 엄마...아주 작은 목소리로, 힐끗 아버지를 보시며 나에게 한마디,
-참, 오래살고 볼 일이다....
그리고는 아버지를 향해 덧붙이는 또 한마디,
-밥솥 열 줄 알아요?
뜨아.....!!!
아닌게아니라 이렇게저렇게 뚜껑여시는 폼이 영 편치않으시다. 세상에나...
오늘 아침식사자리에서 아버지이야기에 남편의 반응은, -아!! 남들은 그렇게 사는구나!!
나, 참...그 시절 이야기지!!! 첩이 있어도 능력이라던 그런 시절... "완죤" 남자들 세상이던 시절!!!
예전에는 그랬다치고...지금은 엄마가 휠체어에 의지하고 지내는 때인데,
지금도 아버지가 밥솥에 쌀 한번 안쳐보지 않으셨다는게 그게 말이되는가 싶다.
-내가 바보라서 그렇다...
자조섞인 엄마의 푸념.
...정말 이 세상에는 정말정말 다양한 프로그램이 입력된 사람들이 모여 살고있다.
그러니 어찌할 것인가.
-어린 자식을 키우는 어미의 마음....(밖에서 미움받지않게 키워야한다!!!)
-연로한 부모님을 돌보아야하는 자식들의 마음...(혼자서도 잘 지내시게 가르쳐드려야한다!!!)
...완전히 같은 내용 아닌가!!!
늘 같이 따라다니고싶어도 그럴 수 없으니 독립적으로 잘 지내도록 가르쳐야한다는 내용은
어린 자식이든 연로한 부모님이든 마찬가지 아닌가 싶다.
-10월에 (심장시술을) 했으니 어차피 내년에는 (무릎인공관절)수술을 해야하는데,
도대체 어쩌려고 저러시는가 걱정이다...
장기입원하게될까 걱정인 엄마는 그저 아버지 걱정에 땅이 꺼진다.
아....대가족으로 어울려 살던 그 시절도 아니고... 여자의 희생이 당연한 시절도 아니고,
어머니가 밥하기 싫어서 집을 나가는 상황도 아니고...아버지, 아버지...
-아이, 요새 밥물을 누가 손등으로 맞춰, 엄마~
컵으로 쌀 꺼내고~솥안에 금 그어져 있잖어~ 여기 이 금에 맞추면 되지~
우리 애들 초등학교 3학년부터 밥 했는데~
일부러 소리소리 내며 쌀을 안치는 것이 내가 아버지 교육시키는 법이다.
가끔은 공연히 큰소리로 당신 큰사위 흉을 보기도 한다.
아버지나 나나 우리는 모두 직접적으로 말하는 게 참 어색한 세대이다.
엄마에게 말하면서 아버지가 들으시기를 바라고,
아버지에게 바라는 바를 내 남편 흉을 보면서 들어주시기를 바라고.
이런 간접화법을 요즘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다고, 비겁하다고, 복잡하다고 한다.
나보다 더 옛날 분이신 우리 아버지...누가 좀 가르쳐주셔요~ 요즘남자 사는 법을...
옛날여자인 우리 엄마없이 잘살아내실 방법을...
---엄마, 엄마도 사실은 좋은 마누라는 아닌 것 아시지요?
남편이 마누라없이도 잘 살 수 있도록 가르쳤어야지요...
자식들이 가까이 할 수 있는 아버지로 슬금슬금 가르쳤어야지요...
그러니 잘 견디어주셔요, 아버지 옆에서!!!
---그리고 이봐요, 남편!!! 장인 어른 부러워마셔요!!! 나는 엄마가 아닝께~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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