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생활에 대하여

colorprom 2011. 6. 21. 12:00

 

2011년 6월 21일 오후 12:00

 
컵에 물을 붓다가...얼마 안되는 마지막 한 방울로 물이 넘치듯,
참다 참다 마침내 별것 아닌 듯한 어떤 한 사건으로 일이 터질 때...

쉽게 여기저기서 한 마디 씩 거듣는다.
-아니, 여태 잘 참다가 왜 이제 와서 그래?
터뜨릴 거면 좀 일찍 하던가, 아니면 그냥 더 참으시지...

사실혼이든 법적인 결혼이든, 별거이든 이혼이든...
누구에게인들 이별을 결심하는 것이 쉽겠는가?
어느 누구의 인생목표가 상처주고 상처받고 별거하고 이혼하기 이겠는가.

-냉면땜시 이혼하면 누가 살겠나?
-남편 삼시세끼 밥상차려주는 거이 그거이 힘들면 누가 결혼해 살겠는가?
-남편이 돈 안준다고 이혼하면 누가 살겠는가?
-배우자가 아프다고 이혼하면 누가 살겠는가?
-.......
-.......

어차피 같은 사람이 없는 것.
어차피 각기 다른 사람이 만나 사는 것.
그래서 결혼은 정말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둘의 만남이고 새로운 가정의 탄생이다!
결혼 이후에는 각각의 사람이 새사람이 되어 새가정이라는 새로운 생명이 자라나야하는 것이다.

'결혼식'은 이제 새로이 태어난 새가정을 잘 키우겠습니다~하는 언약식이 아닐까.
그리고 스스로 새사람이 되어야겠다는 결심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어느 한 쪽이든 헌 사람으로, 옛사람으로 그냥 멈추어서는 안되는 것이 아닐까.
-두 손이 마주쳐 큰 소리든, 작은 소리든 소리를 내는 것이 결혼이 아닐까.
-꼭 둘이 함께...

-나만, 나 하나만 참으면 온 집안이 평안할 터인데...
사실은...나도 엄마 혼자 참아내시길 바랬었음을 고백한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고,
친정에서 나오면서는 마음 불편하다가도 또 돌아오면 내 생활에 빠져 지내고...
그러다보니 그분들은 이미 노인네가 되셨다...그리고,
어쩔 수 없이 자식들의 도움을 마다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한끼한끼, 매일매일을 힘들어 "끙~'하며 지내신다.

나도 남이면 뒤에서 흉보고,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하며 얼굴 돌릴 수 있다.
생활, 매일매일, 매 순간 반복되는 생활은 정말 '무섭고...위대하다'!!!

언젠가 읽은 글.
사하라사막인가 어딘가를 걸어서 건넌 사람에게 '무엇이 가장 힘들었습니까?'하고 물었다.
-매 순간 신발 속에 모래가 들어와 그게 제일 힘들었습니다....가 답이었다.
...전갈도 아니고, 바람도 아니고, 추위도 아니고...
모래였다.
신발이 없는 것도 아닌데, 신발도 있는데...신발 속에 들어오는 모래였다.

그것이 생활이다!!!
생활의 끔찍함, 생활의 위대함!!!...몰아서 해치울 수도, 잊었다 나중에 할 수도 없는.

살다가 어려운 일이 생길 수도 있다.
어려운 일이 생기는 것도 다 살아있슴을 확인하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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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배님 말씀...'작은 주먹 많이 맞아도 골병드는거야~'

신발이 없어서 불행할 수도 있지만,
신발이 있다고 행복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A가 있어야 행복한 사람과 B가 있어야 행복한 사람이 함께 부부로 태어났다면,
A를 좋아하는 사람끼리의 부부로, B를 좋아하는 사람끼리의 부부로,
혹은 C를 좋아하는 사람끼리의 부부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그것이 성공한 결혼이고 결혼의 의미일 것이다!)

그리고 그 성장은 구체적인 '생활'과 실제의 시간이 필요하다.
물주고 거름주고 햇빛보고 비바람을 맞는 것은 이론이 아니고 생각이 아니다.
진심이면 통한다...가 아니라
진심이면 행동이 변하여 통하게 된다...이다.

사랑은 어쩔 수 없이 눈빛으로, 행동으로 나타나게 되어있고,
생활에서 말과 행동으로 나타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행함없는 믿음은 아니다...는 말처럼.
(그 행함에 말도 포함되므로 이런 말이 생겼으리라. 말 한마디고 천냥 빚을 갚는다...ㅎ~)
(그 행함에는 눈빛도 포함된다...'꼭 말로 해야 아나?' 맞다. 말로 안해도 안다!!!)

강펀치 한방으로 깨지기도 하고,
작은 펀치 콩콩콩으로 골병들어 죽기도하는 것이 결혼/ 생활아닐까 싶다.

31년차 아줌마가 57년차 부부를 보며 위대한(?) 일상생활을 생각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