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일언] 孝란 무엇인가 조선일보 이혜숙 '쓰지 않으면 죽을 거 같아서' 저자 입력 2020.06.03 03:00 이혜숙 '쓰지 않으면 죽을 거 같아서' 저자 숙이가 시어머니를 모셔왔다. 가끔 찾아가 고기근이나 사다주고 용돈을 쥐여주어 효자 흉내를 내었더니, 다니러 온 자식에게 어머니가 응석을 부린 모양이다. 얼마가 지나 숙이는 말했다. "입맛 없다더니 다 잘 먹고 이가 없는 양반이 채소 반찬을 질기다 하고 더 질긴 고기는 잘 먹는다"는 것이다. 철없는 우리는 친구 편이었다. 시어머니 까다로움을 들으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시간이 지나 숙이가 이를 뽑고 임플란트까지 기다리게 되었다. 채소가 들어가면 잇몸에 부딪혔다. 콩나물이나 시금치는 씹히지 않고 고기는 살과 살의 만남이라 충격이 덜했다. 늙음을 이해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