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법 폐지 되면…” 헌재 앞 시위 나선 국정원 퇴직자들의 한탄
‘양지회(陽地會)’, 국가보안법 폐지 반대 1인 릴레이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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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8시 20분 서울 헌법재판소 청사 앞.
비 속에서 정장을 입은 중년 남성 2명이 피켓을 꺼냈다.
피켓에는 ‘국가보안법 없으면 헌재도 없다!’,
‘간첩잡는 국보법 폐지하면 온 나라가 간첩세상’이 적혀 있었다.
이들은 전직 국가정보원(전신인 중앙정보부, 국가안전기획부 포함) 퇴직자들 모임인
‘양지회(陽地會)’ 장종한(71) 회장과
전직 대공수사단장이자 한국통합전략연구원장인 황윤덕 원장이다.
장 회장은 1979년 중앙정보부에 입사해 2008년 퇴직했고,
황 원장은 1983년 국가안전기획부에 입사해 2011년 퇴직했다.
이들이 활동하고 있는 ‘양지회’는 중앙정보부의 ‘원훈’이었던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에서 착안한 것이다.
양지회 회원들이 헌재 앞에서 1인 시위에 나선 이유는
‘국가보안법 폐지’를 막기 위해서였다.
현재까지 국가보안법을 두고
9건의 헌법소원과 3건의 위헌법률심판청구건이 올라와 있는 상태다.
위헌 심판의 대상은
국가보안법 제2조(반국가단체의 정의)와
제7조(반국가단체를 향한 찬양·고무)다.
작년 9월 15일에는 헌법재판소에서 국가보안법 위헌 심판을 두고
공개 변론도 열렸다.
현재 퇴직자 신분이지만 행여 정치적 중립성 위반 시비가 나올까 싶어
1인 시위를 자제해왔다고 한다.
하지만 향후 헌법재판소에서 국가보안법이 ‘위헌’ 판결을 받아 폐지될 우려에
1인 시위를 시작했다는 것이 양지회 입장이다.
이들은 앞으로 매주 화요일, 수요일 오전 8시30부터 9시30분까지
시위를 펼칠 계획이다.
이 시간대에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이 출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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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1시간 가량 이어진 1인 시위가 끝난 뒤 장 회장, 황 원장을 만났다.
장 회장은 “많은 사람들이 이전에 비해 북한의 위협이 적어졌다고 하지만,
(김정은과 김여정 같은) 북한 수뇌부들은
언제든 대한민국을 향해 불장난을 할 수 있는 무리”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인 2021년에 열렸던 조선로동당 제8차 당대회 당시에도
김정은이 조선반도 전체의 공산주의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국가보안법 폐지는 말도 안되는 궤변”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장 회장은 최근 드러난
제주 간첩단 ‘ㅎㄱㅎ’ 사건, 민노총 간첩 연루 의혹 사건도
국가보안법이 폐지될 경우 수사 자체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가보안법이 폐지되면 이들을 처벌할 법 조항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형법 제98조에 ‘적국을 위하여 간첩하거나 적국의 간첩을 방조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는 조항이 있지만,
북한은 헌법 제3조에 따라 적국(敵國)이 아닌 반국가단체다.
따라서 국가보안법이 폐지되면 이들을 처벌할 방법이 없다는 게
장 회장 주장이다.
황 원장은 “통일 전 서독도 형법을 비롯해 대(對)동독을 목적으로 하는
6개의 국가보안 관련 법률이 있었다”고 했다.
이들은 국가보안법과 헌법을 같이 움직이는 공동체라고 규정했다.
국가보안법 제1조에는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반국가활동을 규제함으로써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존 및 자유를 확보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데,
이는 대한민국 헌법 정신과도 일치한다는 것이다.
황 원장은 “헌법에
자유민주적 기본질서가 2번, 민주가 7번, 자유가 19번 언급돼있다”면서,
“국가보안법은 헌법이 명시한 자유, 민주는 물론,
국가를 구성하는 국민, 영토, 주권을 지켜내는 법률”이라고 했다.
헌법재판소에서 국가보안법을 위헌이라고 결정한다면,
이는 ‘자기 목에 칼을 대는 격’이라는 취지의 주장이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양지회는 정파적 입장을 떠나
오로지 국가의 보안을 위해서 국가보안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양지회 회원들은 헌법재판소가 국가보안법 합헌 결정을 내릴 때까지
1인 시위를 지속하겠다는 계획이다.
장 회장은
“이전에도 7번이나 헌법재판소가 국가보안법 합헌 결정을 내렸기에
헌법재판관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리겠다”고 했다.
황 원장은 인터뷰 말미에서
“국가보안법은 국민들의 사생활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오로지 반국가단체인 북한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법”
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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