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대 원격의료, 대표는 25살 의대생 [쫌아는기자들]
“OECD 국가 중에서 원격 진료가 가능한 나라는 몇 곳일까요?”
닥터나우 장지호 창업가가 되레 기자에게 질문했습니다.
뜻밖의 질문에 멈칫하자,
“38개 OECD 국가 중에서 몇 곳이나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고 있을까요?”라고
재차 묻습니다.
“한 절반쯤이지 않을까요? 20곳?”이란 기자의 답변에
장 창업가는 “많이들 그렇게 생각을 하시는데요.
사실은 OECD 38개 국가 중에 37개 국가가 허용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 빼고 다 하고 있죠.
일본도 예전엔 재진(두번째 진료)부터 원격 진료 허용했다가 이번 코로나때부터 풀었죠.
G7 국가는 모두 초진(첫 진료)부터 원격 진료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1997년생인데다 한양대학교 의학과를 휴학한 장 대표는
흔히 말하는 ‘젊은 패기의 창업’만은 아니었습니다.
치밀한 계산과 계획, 그리고 꽤 오랜 시간과 시행착오를 견딘 창업이었다는걸
90분간의 인터뷰로 깨달았습니다.
◇ 2000억원 기업가치 회사 만든 25살 창업가, 닥터나우 장지호
닥터나우는 2022년 6월, 투자의 빙하기에 4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올해 25세인 장지호 창업가는
2022 포브스 선정, 30세 이하 아시아 리더 30인이기도 합니다.
닥터나우는 스마트폰앱에서 의사의 진료를 받고, 집에서 약을 배달받는 서비스입니다.
병원과 약국을 안 가도, 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 스타트업입니다.
한국은 원격 진료가 불법이지만,
현재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예외적으로 허용한 상황입니다.
◇OECD 38국 가운데 비대면 진료 허용국은 37곳... 비허용 한곳이 한국
2022년 2분기 기준으로,
닥터나우 누적 이용자수는 600만명, 누적 다운로드수는 300만건입니다.
제휴의료기관수는 1500곳.
닥터나우에선 내과·이비인후과·소아청소년과·피부과 등
20개의 진료 과목을 서비스합니다.
장 대표는 “한국이 원격 진료에선 늦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표정에선 실망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늦은만큼, 미국이나 일본의 원격진료보다 더 좋은 원격진료앱을 만든다는 겁니다.
예컨대 미국은 진료부터 약배달까지 각각 다른 앱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는 여러 앱을 전전하면서 원격 의료를 받습니다.
닥터나우에선 한번에 이뤄집니다.
“창업한 이유요? 쫌 길어도 돼요?
2019년 9월에 법인을 세웠습니다. (@당시 장 대표는 한양대 의대를 휴학한 22살 청년이었다.)
할아버지 영향이랄까요? 할아버지께서 마라톤 국대 상비군 출신인데다
특수부대 약간 그런 곳을 나오셔서, 집 분위기가 사회감이라고 해야하나, 그게 좀 강했어요.
초등학교생 때는 원래 전 국민이 매주 토요일엔 봉사를 하는 줄 알았어요.”
“당시 대전 살았는데 고등학교 1학년 때 대전역 근처에 노숙인 의료봉사 센터에 봉사갔거든요.
의사·약사 선생님들이 노숙인 건강을 봐주는데, 고등학생 봉사자는 잔심부름했죠.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분들을 대신해서 약도 타다 드리고요.
이런 장면이 있었어요.
예컨대 의사 선생님의 부인이 와서 일을 돕다가, 남편에게 전화해서
이런 분이 계신데, 괜찮은건가, 라고 물어요.
당일 봉사 못오신 의사 선생님은 전화로 거동이 불편한 분들에게 전화로
오늘은 못갔는데 저번과 비교해 몸은 어떠시냐고 물어요.
봉사하는 의사 선생님도, 약사 선생님도, 환자도 모두 좋았습니다.
원격 진료를 간접 체험했습니다. 그때 정했습니다.
원격의료, 나는 의사가 되서, 이걸 해야겠다.
물론 그때는 창업까지 해야하는지는 몰랐지만요.
공부 열심히 해서 의사만 되면 되는줄요.”
◇당시 불법이었던 원격 의료를 목표로 의대 진학을 꿈꾼 고등학교 1학생
고등학교 1학년의 정의감은 대개는 한달짜리일테지만, 장 대표는 의대에 입학했습니다.
입학도 쉽지는 않았답니다.
“의대만 6곳을 지원했어요. 면접가면 거의 정해진 질문이 있는데,
‘자네는 왜 의사가 되려고 하나. 무슨 과를 하고 싶나’였어요.
당연히 저는 원격진료를 할 겁니다라고 했죠.
그러면 분위기가 이상해요. 몰랐습니다.
의사 사회는 여러 이유로, 원격진료를 반대한다는 사실을요.
다 떨어지고 한양대 의대 붙었습니다.
한양대 의대는 특이하게도 면접이 없었습니다.
나중에 부모님이 ‘한양대에 감사한 줄 알아야한다’고 말씀하시더라구요.
하지만 저는 원격진료하려고 의대를 들어가려던거, 그게 사실이었으니까요.
입학하고도 줄곧 주변 동기들에게 그런 얘기를 했구요.”
“우리 집에서 제가 첫 의대생인데, 본래 집안에 의사 한명 있으면 좋다잖아요?
그걸 알겠더라구요. 너무 좋은거예요.
공부하다가 눈에 빨개지고 뭐가 들어간 것 같으면,
눈 사진 찍어서 카톡으로 안과 선배한테 보내면 바로 연락와요.
축구하다가 접지르면 바로 지인이 달려와서 조치해주고.
사실 의사들끼리는 원격 진료를 하고 있는 셈이죠.
의사가 없었던 집안에서 태어나면 의사 한번 보기도 이렇게 힘들었는데
의대에 들어오고 나니까 의사들을 편하게 만날 수 있어요.
모든 사람이 그랬으면 좋겠다 했죠.”
“대학교 1학년 때 미국의 텔라닥이라는 원격 진료 회사에 가봤습니다.
원격 진료 회사를 직접 가보고 싶었어요.
미국 하버드 의대, 스탠퍼드 병원에서는 원격 진료 어떻게 하는지 궁금했고요.
4년전엔 일본에도 갔어요. 일본의 원격 진료 스타트업에 가서, 뭐가 힘든지 물었어요.
그때가 일본이 재진부터 원격 진료 허용한 시점이었습니다.”
쫌아는기자들 시즌6의 열번째 인터뷰는 닥터나우의 장지호 창업가입니다.
그는 “목표요? 유니콘 아니라, 데카콘입니다”고 합니다.
데카콘은 기업 가치 10조원의 비상장 기업을 뜻합니다.
◇한국 원격의료의 씨앗은 2019년 12월...의대생, 디자이너, 엔지니어, 휴학생 4명 창업팀
-창업한 2019년, 그때까지만 해도 원격진료는 불법이란 인식이 강했던 시점입니다.
코로나 탓에 일부 규제 완화됐지만요.
“OECD 를 따라 한국도 원격진료 풀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국민 총의료비가 오르고있고, 따라서 건강보험료도 상승하는데
정부로선 병이 퍼져서 수술하고 큰 돈이 나가는 것보다
어떻게든 예방으로 막는게 목표가 될 것 아니겠어요?
G7도 모두 초진부터 원격 진료 하고 있고, 이제는 OECD도 다 하고 있으니까.
한국도 3~4년 내로는 그렇게 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2019년 9월에 회사를 설립했었습니다.
의대를 다니면서 팀을 짰고요. 진짜 시작한건 2019년 12월입니다.
창업팀은 그때 4명이었습니다.”
-본인은 그렇다치더라도, 당시 불법인 원격진료로 창업하자고,
다른 창업팀 3명을 어떻게 설득했어요?
“아무것도 아닌 의대생이잖아요. 누가 같이 창업을 하려고 해요?
의대 수업은 가끔씩 좀 많이 빼먹고 공대나 디자인 청감 같은 걸 많이 들었거든요.
디자인 청강하다가 디자이너 교수님께서
세계 3대 디자이너 어워드라는 게 있는데
그 상을 받으면 LG나 삼성 같은 데에 바로 들어갈 수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꿈을 꿨죠. ‘내가 세계 3대 디자이너 어워드를 받고 시상식에 가면
내 옆에는 LG와 삼성 디자이너들이 있지 않을까.
그들을 통하면 창업팀 디자인 멤버를 소개받을 수 있지 않을까?’”
“꼬박 하루밤 새면서 의료기기 같은 디바이스의 디자인을 했어요.
대략 컨셉트 스케치를 하고, 디자인과 다니는 친구한테 10만 원 주고 수정 부탁하고요.
굉장히 운이 좋아서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중에 하나인 IDEA 본상을 받았어요.
2019년 창업하기 전의 일입니다.
제 기억으론 의사로서는 세계 최초로 알고 있는데, 아, 저 아직 의사 아니죠. 하하.
근데 학교 시험이 겹쳐서 시상식은 못갔어요.
수상자 모임 같은 곳을 통해 창업팀 디자이너를 소개받았습니다.”
“제가 개발을 거의 못하잖아요. 개발 동아리에 들어갔어요.
옆에 앉아 있는 사람이 개발 신동이래요. 하하. 대학교의 모든 건물에다가,
‘우리 원격 진료와 약배달할 건데 같이 할 사람’ 공고를 붙였어요.
네이버 인턴하던 친구가 공고를 보고 찾아왔어요. 설득했죠.
네이버에는 너 한 명 있나 마나 티도 안 나지만,이거는 정말로 시대를 바꿀 수 있다.
그렇게 4명의 휴학생이 창업했죠. 의대생과 엔지니어 2명, 디자이너 한 명.”
◇이용자수 600만명과 제휴 의료기관 1500곳, 단 18개월만에 한국 최대 원격 의료 서비스로
-창업한 다음해인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이 왔죠?
“2019년 12월에 창업팀 셋팅했는데 3개월 뒤에 코로나라는 게 터졌고
복지부가 비대면 진료를 명시적으로 허용했어요. 약 배달도요.
(@닥터나우는 초창기엔 코로나 확진자가 앱에서 진료받고,
코로나 관련 약을 처방받고, 해당약을 집으로 보내주는 서비스를 했다.)
이용자 많이 늘었죠.
당시에 너무 작았던 때여서, 그 트래픽 견디기도 사실 힘들었어요.
서버도 막 터지고 난리가 아니었습니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이제는 그때랑 비교도 안 되게 체력도 많이 올라갔습니다.
닥터나우에서 진료봐주시는 의사 선생님도 굉장히 많이 늘었습니다.
올해가 2022년이니까 3년이네요.”
“닥터나우는 딱 한마디로 설명을 드리면 원격 진료와 약 배달 서비스합니다.
이를 기반으로 의료 소비자들을 모아서
아플 때 떠오르는, 의료 슈퍼 앱이 되는 게 목표이고요.
법인은 설립한지 3년됐고, 닥터나우라는 서비스가 나온지는 1년반이 조금 넘었습니다.
직원은 75명 정도입니다.”
“비대면으로 전화나 화상으로 의사와 만나는 원격 진료를 받을 수 있고,
그다음에 약도 1시간 내로 배달받을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모든 질병을 모두 대상으로 합니다.
마약류 같은 처방을 제외하고요.
요즘에는 의료 소비자께
본인의 10년 치 건강검진 데이터를 앱에서 보는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10년 치 병원 방문 내역과 약국에서 어떤 약을 며칠치 처방받았는지도
닥터나우 앱에서 보여줍니다.
실시간 건강 상담 서비스도 합니다. "
“이럴때 있지 않나요?
진료까지 받고 싶지는 않은데, 돈 내고 싶지는 않은데, 약간 좀 애매한 것들요.
예를 들면 술 마시고 지금 머리가 아파서 약 먹어야 되는데 약국서 뭘 사야할지 궁금할 때.
저희가 직접 파트너 의사 선생님, 간호사 선생님 몇 분을 고용해서
이런 질문에 5분내에 실시간으로 답변해줍니다.
무료입니다.
쉽게 얘기하면 의료 관련 지식인하고 똑같죠.
지식인은 맨날 병원 광고밖에 없는데다 오늘 질문하면 4~5일 뒤에 답변이 오지만,
닥터나우는 24시간 서비스라서, 언제라도 5분내 답변해줍니다.
유학생들도 굉장히 많이 이용하더라구요, 이 서비스를.
말하자면 의료 관련한, 무료 원격 상담이죠.”
[오늘의 무료 콘텐츠는 여기까지이고, 전문은 유료 구독자에게 공개합니다. 유료 구독자는 2021년 3월 이후에 발행한 모든 콘텐츠를 볼 수 있습니다. 아래는 전문에 나온, 부제와 사진, 그래픽입니다. 유료 가입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58656 입니다.]
◇코로나 확진자 대응에서 시작해... 내과, 이비인후과, 소아청소년과, 피부과 등
20개 과목 진료
-내과만 되는줄 알았어요. 닥터나우 앱에서 산부인과 같은 것도 가능한가요?
-현재 이런 모든 서비스가 무료잖아요? 수익 모델은요?
◇한국인은 연간 17회 병원 가.. OECD 평균의 3배. 하지만 의사수는 OECD 최하위
-의료 분야에서 아직 데카콘이 안 나온 이유가 있죠.
프리퀀시(frequency, 이용주기)가 낮다는.
-다운로드로 보면 목표는 누적 1000만명 정도?
◇창업 3년째지만 아직 매출은 제로
-매출이 현재 제로? 언제 첫 매출이 나올까요?
-닥터나우가 원격의료 독식? 경쟁자는요?
◇“처음엔 약국 1000곳 직접 가서, 제휴 요청했지만, 100곳 가면 한곳 될까말까 였다”
-힘들었던 때는 없나요?
-의사와 약사들은 닥터나우의 등장이 싫었던게 아닐까요? 밥그릇 뺏어간다고?
◇“한국서 데카콘 나올 분야는 이제 의료 분야 정도가 남았습니다.”
-닥터나우의 미션은 ‘우리는 오늘도 사람을 살린다’라고 들었습니다.
◇동네 병원과 약국은 결국 부동산 게임이자, 인테리어 경쟁.. 진짜 진료 경쟁으로 바꿔야
-해외 진출은 계획하나요?
-규제로만 보면 아직은 원격 진료나 약배달이 항구적으로 허용된 상황은 아닙니다.
-아까 이승건 토스 창업가를 멘토라고 말씀하셨죠. 그러고보니 이승건 대표는 치대를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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