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공부

핵 발사 시스템

colorprom 2022. 9. 28. 18:46

[만물상] 핵의 절차

 

입력 2022.09.28 03:18
 

영화 ‘크림슨 타이드’에서 미국러시아 군부의 핵 위협을 받는다.

그런데 미 잠수함에 온 대통령 지시문이 통신 장애로 중간에 끊긴다.

함장은 핵미사일을 쏘자 하고 부함장은 반대한다.

함장·부함장이 모두 동의해야 핵을 발사할 수 있다.

 

두 사람의 극한 갈등 와중에 러시아 군부 반란이 진압돼 발사 명령이 취소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다.

 

영화 ‘울프 콜’에선 프랑스 정부가 테러 단체의 위장 핵 공격에 속아

자국 잠수함에 핵 보복 발사 명령을 내린다.

뒤늦게 속은 걸 알고 취소하지만

잠수함장이 핵 명령 취소가 적의 기만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핵전쟁을 막으려면 주변 아군 잠수함이 이 잠수함을 격침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 미국의 핵 발사 시스템은 영화보다 복잡하다.

대통령이 국방부, 국립군사지휘센터, 전략사령부 등과 회의한다.

결론이 나면 대통령이 핵 가방(nuclear football)의 보안 카드로 발사 지시를 내린다.

국방부 전시상황실은 잠수함과 미사일 기지 등에 암호문을 보낸다.

잠수함에선 선장과 담당 장교·실무진이 복수의 인증을 하고 암호를 넣어야 한다.

지상 기지도 복수 팀이 암호를 맞춰야 발사가 가능하다.

 

결정부터 발사까지 5~15분이 걸린다.

일단 발사되면 되돌릴 수 없고 자폭 기능도 없다.

 

러시아는 대통령이 국방장관, 총참모장을 통해 핵 발사 명령을 내린다.

대통령이 결정권을 갖지만 실행은 총참모장이 한다.

직할 핵미사일 부대에는 직접 명령한다.

잠수함이나 지역 기지엔 인증 코드를 보낸다.

 

러시아는 핵 공격을 받을 때뿐 아니라

국가 안보가 위태로울 만큼 전세가 불리해도 핵을 쓸 수 있다.

 

프랑스는 대통령이 핵 가방에 보안 코드와 생체 정보를 입력해 명령을 내린다.

파키스탄도 비슷하다.

인도는 핵집행위원회에서 승인받아야 한다.

중국북한최고 지도자에게 권한이 집중돼 있다.

 

특히 북한김정은이 모든 결정권을 갖도록 법제화했다.

김정은이 비화기나 컴퓨터로 암호를 내려보낸다고 한다.

김정은이 없어지면 어떻게 되는지는 불확실하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대(對)우크라이나 전세가 불리해지자

노골적으로 핵 위협을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중남부 평원이나 흑해 등지가 타깃이 될 수 있다는 가설도 나온다.

 

미국 등 선진국에선 국방장관이나 전략사령관이 위법·부당한 핵 사용 명령을 거부할 수 있다.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지만 만에 하나 푸틴이 진짜 미쳐서 핵 명령을 내리면

러시아 군이 항명해야 한다.

그럴 수 있는지에 인류의 미래가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