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中 서열 3위 해외순방의 의미
중국 공산당 서열 3위인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이
7일부터 10일간 러시아, 몽골, 네팔, 한국 순방을 시작했다.
마지막 순방지인 한국엔 15일 도착 예정이다.
올해 72세인 리 위원장의 장기 출장은 향후 중국이 어디로 갈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이번 출장은 2020년 1월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가 확인된 이후
중국 최고지도부의 첫 해외 방문이다.
중국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코로나 방역 정책을 펴고 있고,
중국인들은 공무나 유학이 아니면 여권이 있어도 해외로 나가기 어렵다.
하지만 리 위원장이 해외로 나간다는 것은
앞으로 중국의 방역 정책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2년 8개월째 불안감 속에 봉쇄와 재봉쇄를 경험한 평범한 중국인들도
리 위원장처럼 해외로 나가고 싶지 않겠나.
리 위원장의 방문국 리스트를 보면
다음 달 열리는 중공 20차 당대회 이후 중국의 대외 정책도 가늠해 볼 수 있다.
한국을 제외한 3국은 모두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진찬룽 중국 인민대 교수는 최근 통화에서
“미·중 관계 악화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고
그럴수록 중국은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 외교를 더 중시할 것”이라고 했다.
시진핑 3기의 주된 도전은 경제 등 국내 문제에 집중될 것이기 때문에
주변국과의 관계 안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리 위원장의 첫 방문지인 러시아와 중국의 관계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9년 만에 중국을 떠나는 러시아 대사에 대한 중국 측의 극진한 환대가 화제가 됐다.
리잔수 위원장, 샤바오룽 정협 부주석, 션하이슝 중국중앙방송총국장 등
시진핑 주석의 최측근들이 앞다퉈 만나 중·러 관계 발전을 강조했다.
유럽과 척을 지더라도 러시아와의 에너지·군사·과학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시 주석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리 위원장의 한국 방문은 사드 사태로 중단됐던 고위급 교류 재개라는 의미도 있다.
2018년 평창올림픽 때 한정 부총리가 방한한 것을 제외하면
시 주석을 비롯해 중공 최고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7명)이 한국을 찾은 것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 이후 무려 7년 만이다.
다만 리 위원장의 방한은 문재인 정부 내내
“코로나 상황이 안정돼 여건이 갖추어지는 대로 조기 방한을 추진한다”던 시진핑 주석의 방한이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중국은 최고 지도부끼리 연달아 한 국가를 방문하지 않게 일정을 조정하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중공 지도부 교체와 3기 정부 출범 등의 국내 정치 행사가 이어지기 때문에
시 주석 역시 내년 상반기 국내 문제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리 위원장의 이번 방한에 대해
고위급 교류라는 생색은 내되 ‘선물’은 주지 않겠다는 뜻이라는 해석도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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