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 세상]

[중국] 中 서열 3위 해외순방의 의미

colorprom 2022. 9. 19. 14:29

[특파원 리포트] 中 서열 3위 해외순방의 의미

 

입력 2022.09.09 03:00
 
9월 8일 리잔수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장이 블라디보스톡 러스키섬 극동연방대학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 개막식에 참석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악수하고있다./TASS 연합뉴스

 

중국 공산당 서열 3위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이

7일부터 10일간 러시아, 몽골, 네팔, 한국 순방을 시작했다.

마지막 순방지인 한국엔 15일 도착 예정이다.

 

올해 72세인 위원장의 장기 출장은 향후 중국이 어디로 갈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이번 출장은 2020년 1월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가 확인된 이후

중국 최고지도부의 첫 해외 방문이다.

중국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코로나 방역 정책을 펴고 있고,

중국인들은 공무나 유학이 아니면 여권이 있어도 해외로 나가기 어렵다.

 

하지만 위원장이 해외로 나간다는 것은

앞으로 중국의 방역 정책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2년 8개월째 불안감 속에 봉쇄와 재봉쇄를 경험한 평범한 중국인들도

리 위원장처럼 해외로 나가고 싶지 않겠나.

 

위원장의 방문국 리스트를 보면

다음 달 열리는 중공 20차 당대회 이후 중국의 대외 정책도 가늠해 볼 수 있다.

 

한국을 제외한 3국은 모두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진찬룽 중국 인민대 교수는 최근 통화에서

“미·중 관계 악화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고

그럴수록 중국은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 외교를 더 중시할 것”이라고 했다.

시진핑 3기의 주된 도전은 경제 등 국내 문제에 집중될 것이기 때문에

주변국과의 관계 안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위원장의 첫 방문지인 러시아와 중국의 관계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9년 만에 중국을 떠나는 러시아 대사에 대한 중국 측의 극진한 환대가 화제가 됐다.

리잔수 위원장, 샤바오룽 정협 부주석, 션하이슝 중국중앙방송총국장 등

시진핑 주석의 최측근들이 앞다퉈 만나 중·러 관계 발전을 강조했다.

유럽과 척을 지더라도 러시아와의 에너지·군사·과학 협력을 강화하겠다

주석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위원장의 한국 방문은 사드 사태로 중단됐던 고위급 교류 재개라는 의미도 있다.

2018년 평창올림픽 때 한정 부총리가 방한한 것을 제외하면

시 주석을 비롯해 중공 최고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7명)이 한국을 찾은 것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 이후 무려 7년 만이다.

 

다만 위원장의 방한은 문재인 정부 내내

“코로나 상황이 안정돼 여건이 갖추어지는 대로 조기 방한을 추진한다”던 시진핑 주석의 방한이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중국은 최고 지도부끼리 연달아 한 국가를 방문하지 않게 일정을 조정하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중공 지도부 교체와 3기 정부 출범 등의 국내 정치 행사가 이어지기 때문에

주석 역시 내년 상반기 국내 문제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위원장의 이번 방한에 대해

고위급 교류라는 생색은 내되 ‘선물’은 주지 않겠다는 뜻이라는 해석도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