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주말] 비오는 날, 청와대를 걸으며
[아무튼, 줌마]
![](https://blog.kakaocdn.net/dn/b2aenf/btrMmifkcW0/mdytvk8WvI2YeismKpSnmk/img.webp)
비오는 날 서오릉 여름숲을 걸어보려 했더니,
태풍 오기 전날 비 내리는 청와대 숲길을 먼저 걷게 되었습니다.
어렵게 예약한 데다 시어머님이 꼭 가보고 싶다고 하셔서 우산을 쓰고 강행군 한 것인데,
추석 연휴 전 가보길 참 잘했습니다.
청와대는 생각보다 광활하고 웅장했습니다.
비에 젖어 푸른빛이 더욱 선명해진 청기와와 초록 잔디가 어우러져
“와~” 하는 탄성이 절로 나오더군요.
청와대 본관에 들어설 때는 잠시 ‘국빈’이 된 듯한 착각에 빠졌습니다.
수많은 권력이 명멸하는 가운데 이곳을 드나들었을 전 세계 VIP들이 스쳐 지나가더군요.
대통령 집무실, 접견실, 만찬장 등이 자리한 본관 내부는
한국식과 서양식이 어정쩡하게 섞여 좀 올드한 분위기였는데,
이곳을 늘 TV를 통해서만 보아온 탓인지 드라마 세트장처럼 비현실적이란 느낌도 들었지요.
어머님이 가장 흥미를 보인 곳은 역시 관저입니다.
청와대 가장 깊숙하고도 높은 곳에 자리해 오르막길을 걷느라 숨이 찼지만
‘ㄱ자’로 우아하게 서 있는 관저의 풍경에 눈을 빛내셨지요.
아쉽게도 내부를 구경할 순 없었지만,
영부인들이 곶감을 말리던 앞마당과 뒤뜰의 채마밭이 정겹더군요.
이제 주인 없는 집에서 저 혼자 주렁주렁 매달린 아기 사과를 보니 한편 측은하고요.
문득 어머님이 혼잣말을 하십니다.
“산 아래 이 커다란 집에서 박 대통령은 혼자 어찌 살았을고. 무섭기도 하고 외롭기도 했겠지.”
저는 본관이나 관저보다도 울창한 숲과 나무들, 청량한 공기가 좋았습니다.
그중에서도 150년 수령의 반송(盤松)이 압도적이더군요.
청와대 영욕의 세월을 낱낱이 지켜본 산증인이지만
말없이 비를 맞으며 서있는 거목 앞에서 마음이 숙연해졌습니다.
그나저나 ‘청와대 효도’ 덕인지 지난 추석 명절 노동이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성균관 덕분인지, 물가 탓인지 어머님이 동태전을 생략하신 바람에
아주 가뿐하게 차례 준비를 마쳤답니다.
지난 3일 자 커버스토리로 소개한 배우 이정재씨는
결국 ‘에미상 받을 관상’이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 뉴스레터에는 이정재보다 앞서 할리우드 철벽을 뚫고
한국 배우로 첫 오스카 트로피를 거머쥐었던 윤여정의 ‘Why?’ 인터뷰를 배달합니다.
이정재 인터뷰 뒷이야기도 있으니 즐겁게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아래 QR코드에 스마트폰 카메라를 갖다 대거나, 인터넷 주소창에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45743을 넣으면 뉴스레터 구독 창이 열립니다.
'세상 공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교과서]‘건국·자유민주주의·남침’ 빠진 교과서 (0) | 2022.09.19 |
---|---|
‘최순실 명예훼손 혐의’ (0) | 2022.09.17 |
[백영옥] [269] 일인분의 삶 (0) | 2022.09.17 |
전현희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 (0) | 2022.09.17 |
[세월호]‘세월호 7시간’ 무죄 확정 (0) | 2022.09.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