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일은 덜 하고 월급은 더 달라”는 ‘연봉 1억’ 은행원들 파업
은행 노조들이 속한 금융노조가 임금 6.1% 인상, 주 36시간 근무,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며
16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많은 국민이 고금리 부담에 허덕이고 있는데, 금리 상승 덕에 고임금을 누리는 은행원들이
‘일은 덜 하고 월급은 더 받겠다’며 파업을 하겠다는 것이다.
은행들은 정부의 코로나 거리 두기 정책에 동참한다며
작년 7월 이후 영업시간을 1시간 단축해왔다.
지난 4월 거리 두기가 해제됐지만 노조는 업무 시간을 원상 복구하지 말고
근로 시간을 주 4시간 줄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월급은 6%나 더 올리라고 한다.
은행원 평균 연봉은 1억550만원으로, 모든 업종을 망라해 최고 수준이다.
이것도 적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은행원들은 낮은 국제 경쟁력을 지녔음에도,
호봉제 임금 덕에 1인당 GDP와 비교할 때 금융 선진국인 미국, 영국보다 더 높은
고임금을 누리고 있다.
은행의 고연봉은 은행원들이 일을 잘했기 때문이 아니다.
‘미친 집값’에다 금리 인상에 편승해 땅 짚고 헤엄치기식 이자 장사로 돈을 번 덕이다.
4대 은행이 올 상반기에 거둔 이자 이익만 15조원을 넘는다.
그만큼 금융 소비자의 이자 부담이 늘어난 것이다.
1800조원의 부채를 짊어진 가계는 가파르게 오르는 금리 때문에 허리가 휠 지경이다.
금융 취약계층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정부의 ‘대출 전환’ 프로그램의 신청 절차가
15일부터 각 은행 창구에서 시작되는데 은행원들은 일손을 놓고 파업을 하겠다고 한다.
국민 눈에 어떻게 비치겠나.
은행들은 1998년 외환위기 때 공적자금 투입 덕에 기사회생하면서
국민과 국가에 큰 신세를 졌다.
이번엔 은행들이 취약계층의 채무 조정을 도우며 신세를 갚아야 할 때다.
파업은 힘없고 가난한 근로자들이 택할 수 있는 마지막 항의 수단인데
은행원들은 ‘황금 철밥통’을 더 키우겠다고 파업을 한다.
염치가 없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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