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속 방치됐던 ‘MB표석’, 3년 반 만에 제자리 돌아온다
文정부 때 관장이 치우라고 지시… 흙으로 오염된 채 하역장에 놓여
문재인 정부 때인 2019년 2월 철거됐던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표석(標石)이
3년 반 만에 제자리로 돌아온다.
이 박물관은 6일 “박물관의 역사를 대변하는 표석이기 때문에
7일 특별전 ‘다시, 연결’의 개막과 함께 원래 자리로 돌려놓는다”고 밝혔다.
폭 90㎝, 높이 50㎝ 규모의 이 표석은
2012년 12월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광화문 앞 옛 문화부 청사 자리에서 개관할 때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글씨를 새겨 만들고 건물 중앙 입구에 세웠던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은 2008년 8·15 경축사에서
“대한민국 기적의 역사를 기록할 수 있도록 역사박물관을 짓겠다”고 말하고
이 박물관의 건립을 지시했다.
그러나 3·1운동 100주년 특별전 직전인 2019년 2월 20일 이 표석은 돌연 철거됐다.
“과거 청산의 일환 아니냐”는 지적이 일자 박물관은
“관람객이 늘어나 민원이 생겼고 안전상의 문제로 본관 6층 수장고로 옮겼다”고 밝힌 뒤
지금까지 돌려놓지 않았다.
박물관 주변 복수의 관계자는
“주진오 당시 관장이 보기 싫다는 이유로 ‘표석을 치우라’는 지시를 내렸던 것”이라고
본지에 밝혔다.
상명대 교수를 지낸 주진오 전 관장은
과거 좌편향 비판을 받았던 천재교육 고교 한국사 교과서의 필자였고,
관장 재직 당시인 2018년 친여 매체인 ‘미디어몽구’의 영상을 박물관이 구입할 것을 지시했다가
내부 반발로 실패한 일도 있었다.
관계자들은 “관람객 민원 때문에 표석을 옮겼다는 당시 해명은 핑계였을 뿐”이라고 했다.
민원 자체가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표석을 수장고에 보관했다’는 것도 거짓말이었다.
원래 자리에서 뽑힌 표석은 지게차에 의해 하역장으로 옮겨졌다는 것이다.
밑바닥이 흙으로 오염된 채 한 달 넘게 천에 싸여 쓰레기들과 함께 하역장에 방치돼 있었다.
“쓰레기차가 잘 모르고 표석을 싣고 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2019년 3월 27일 언론 취재가 시작되자 박물관 측은 “수장고에 있다”고 둘러댔고,
다음 날인 28일 보도가 나온 직후 관장이 회의를 소집해
곧바로 표석을 수장고로 옮겼다는 것이다.
그러나 수장고는 유물을 보관하는 곳인데도 2년 넘게 근거 없이 방치하고 있다가
2021년 4월에야 이명박 전 대통령의 원래 글씨가 담긴 액자와 함께
공공물기록법상 ‘행정박물’(공공기관이 업무 수행과 관련해 생산·접수·취득한 형상기록물 중
가치가 높아 관리 대상으로 선정한 기록물)로 등록해
국가기록원으로 넘길 수 있는 길을 열어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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