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현의 마음속 세상 풍경] [112] 건강에도 악영향 끼치는 확증 편향
마음과 몸의 건강에 중요한 키워드를 하나 꼽아 본다면 ‘균형’이다.
스트레스라 하면 나쁜 느낌이 있지만,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을 달리 표현한다면 ‘적응’이다.
태어나서 삶을 마감하는 그 순간까지 생존을 위한 적응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스트레스가 마음과 몸이 견딜 수 있는 균형을 넘어서면
오히려 부적응 상태에 빠져 삶과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신념과 가치관을 뚜렷이 갖고 사는 것은 필요하기도 하고 멋진 것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여기서도 균형이 필요하다.
올해 인기를 모은 번역서 중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라는 책이 있다.
이처럼 ‘내가 믿는 신념이 틀릴 수도 있다’는 학습 프레임이 필요한데,
이것이 결여된 신념은 확증 편향과 어우러져 팩트와는 거리가 멀어진 편견이 될 수 있다.
균형 잡힌 사고와 갈등 해결에 있어 학습 프레임이 중요한 것으로 이야기된다.
내 신념은 고정 변수로 둔 채 ‘그래 너의 이야기도 한번 들어보자’는 식으로
새로운 정보나 한번 가볍게 들어보자는 마음의 태도로는
좋은 분위기에서 길게 소통해도 합의점을 찾기 어렵고,
한쪽으로 치우친 내 생각에 변화를 주기 어렵다.
내 생각이 틀릴 수도 있다는 학습 프레임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적절한 약물을 잘 선택하여 처방하면 실력 있는 의사이다.
거기에 위약(僞藥) 효과도 극대화할 수 있다면 명의라 할 수 있다.
같은 약물을 처방해도 의사에게 신뢰와 심리적 안정을 느낀다면
치료 효과가 더 좋아질 수 있다.
반대로 의사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상황이라면 위약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예를 들면
확증 편향으로 의사에 대한 편견이 생기면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한 해외 연구를 보면
젠더와 피부 색깔에 대한 편견이 위약 효과를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 참가자인 백인을 대상으로
의사가 일반 로션을 항알레르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이야기하고
알레르기 테스트를 시행했는데,
‘여성이나 흑인’ 의사에 비해
‘백인이나 아시아 남자’ 의사가 치료한 경우에 위약 효과가 컸다는 연구다.
젠더와 피부색에 대한 편견이
건강과 연관된 생물학적 시스템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균형’이란 단어가 편안하게 느껴지지만 그건 결과이고,
균형의 도달에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균형을 위해서는 반대되는 두 생각을 동시에 유지해야 하는 에너지 소모가 있다.
또 내 신념이 틀릴 수도 있다거나,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수정이 조금 필요할 수 있다는 자기 인식도 존재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편견을 팩트로 믿는 사람들과 더불어 ‘우리만 옳다’고 사는 게 편할 수 있다.
그러나 결국은 사회와 내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세상 공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윤덕] 너무 늦은 때란 없다 (0) | 2022.07.09 |
---|---|
문화평론가 김갑수 “형제 분쟁은 박수홍 탓…동정심 안 간다” (0) | 2022.07.05 |
[김대중] 윤석열 정권은 ‘민생’과 ‘경제’에 집중하라 (0) | 2022.07.05 |
연애도 정치화 (0) | 2022.07.01 |
[윤희영] “그건 그래서 그런 거래요” (0) | 2022.07.01 |